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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올해 치명적 전염병 확산 우려…6월 다섯 째주 과학이슈

2023년 06월 30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HOT 5'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이죠. 다누리의 수명이 2년 연장됐습니다. 다누리의 당초 임무수명은 1년인데, 지난해 8월 발사돼 올 초부터 임무를 시작했으니까 올해 말이면 수명이 다할 예정이었거든요. 그런데 내후년 12월까지 달 탐사 임무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다누리가 군더더기 없는 비행을 해내면서 연료를 예상보다 적게 써서 연료가 많이 남았기 때문인데요,

다누리는 지구를 떠날 때 하이드라진 연료를 259㎏ 싣고 갔습니다. 이후 방향을 틀 때나, 달 궤도에 진입할 때 연료를 쓰고 보니 남은 연료가 86㎏이 남은 겁니다. 예상했던 57㎏보다 29㎏ 많이 남은 겁니다. 다누리가 달 탐사 과정에서 연료를 일 년에 26∼30kg 정도 쓰는 걸 고려하면요, 남은 86㎏으로는 2025년까지 운영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 이른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누리가 연장된 임무 기간에 뭘 하나요?

[기자]
다누리는 임무 기간이 연장되면서 달 착륙 후보지 촬영 지역을 기존보다 10여 곳 더 늘려 50곳 이상 촬영하게 됩니다. 달 중위도 지역뿐 아니라 고위도 지역까지 편광 영상 촬영도 시도할 예정입니다. 또 다누리에 실린 NASA 섀도우캠도 고위도 지역의 영구음영지역만을 선택해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위도 75도 이상의 전 지역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다누리의 태양전지판과 배터리가 당초 수명이던 1년 사용을 기준으로 설계됐거든요. 그래서 연장된 임무 기간쯤엔 부품 노후화가 예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무 3년 차인 2025년에는 하루 24시간이 아닌, 16시간만 운영될 예정입니다.

[기자]
다누리가 앞으로 더 활약할 수 있다니까 참 잘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4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를 일으킬 수 있는 HIV에 감염된 사람이 지난해 국내에 1,066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 신규 감염인이 975명이었는데, 이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또 지난해 신규 내국인 에이즈 환자는 14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자와는 다른데요. HIV 감염인 가운데 면역체계가 손상된 후에 암 등 질병이 나타난 경우 에이즈 환자가 분류됩니다.

HIV 감염자는 감염 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5년에서 10년 안에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신규 HIV 감염인 수는 2019년 1,200여 명 발생해 기록 이래 가장 많았고 2년간 감소하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한 겁니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이후 보건소 검사가 줄면서 신고 건수가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검사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HIV나 에이즈에 대해서 사실 여러 가지 편견이 존재하지만, 충분히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래도 애초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좋을 텐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기자]
일단 내국인 HIV 감염인 조사를 보면요. 감염경로가 성접촉인 경우 99.1%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60.3%는 동성 간 성 접촉이었습니다. HIV 감염인에서 바이러스가 있는 곳은 정액과 질 분비액, 혈액 등입니다. 이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성관계를 하거나 감염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예상되는 경우엔 이 같은 체액 접촉을 피해야겠습니다. 성관계 시에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되겠는데요, 콘돔의 실패율이 14%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는 만큼 과신하는 건 금물입니다.

또 조사에 따르면 감염인들이 자발적 검사로 감염을 발견하는 경우가 27%였지만, 질병 원인 검사로 발견하는 경우가 25%, 수술이나 입원 시 검사로 발견한 경우도 22%로 적지 않습니다. HIV 감염이 에이즈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는 감염이 의심될 땐 신속하게 검사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참고로 HIV 검사는 병·의원과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고, 보건소에서는 무료 익명 검사가 가능합니다.

[앵커]
네, 이제 HIV도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는 건데요. 증상이 있으시다면 꼭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반도체는 실리콘을 이용해 만든 건데요, 실리콘 반도체는 원자 두께 수준으로 얇게 제작할수록 정밀한 공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를 찾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이황화 몰리브덴입니다. 이황화 몰리브덴은 1㎚ 수준으로 얇고 평평하게 제작해도 안정적으로 반도체 기능을 할 수 있어서 주목받습니다.

하지만 이황화 몰리브덴은 넓은 면적을 균일하게 형성하기가 어려워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기계연구원과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이 이황화 몰리브덴 반도체를 넓은 면적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판에 금속 성분을 깔고 플라스마로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이후에 다시 플라스마를 이용해 원하는 부분만 깎아내는 방식으로 이황화 몰리브덴을 나노미터 두께로 대면적 수준인 4인치로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 대면적 기술은 세계 최초입니다. 연구팀은 개발된 반도체가 실리콘 반도체보다 성능이 천 배 이상 뛰어나다며 차세대 반도체를 양산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반도체 표면에 불순물이 생기지도 않기 때문에 기존 반도체처럼 복잡한 세척 공정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차세대 반도체에 꼭 필요한 것을 우리나라가 계발했다고 하니까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2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동물을 길러서 얻는 고기가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 '배양육'에 대한 소식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배양육은 일반적으로 실험실 가축의 줄기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대량으로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요, 배양육 지지자들은 배양육 소비가 가축을 키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생명 도축을 막을 수 있다면서 식탁 위 혁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미 농무부가 배양육 스타트업 2곳에서 만든 배양 닭고기를 처음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배양육 판매를 승인하는 두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온실가스를 줄이고 동물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이 배양육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배양육 생산에 일반고기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수 있는 데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더 많을 수 있다면서 이는 배양육의 재료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배양육을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한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것이 많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통 음식을 보호하고자 배양육을 금지하는 곳도 있는데요.

이탈리아는 지난달 배양육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우리 돈으로 약 8,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제조 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표됐습니다. 당국은 이탈리아의 전통 음식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배양육에 비교적 열려있다고 보이는데요, 정부는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제조·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농·축·수산물 등으로 한정된 식품원료 인정 대상을 세포 배양 식품 등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제도화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주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1위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올 하반기 엘니뇨가 나타나면서 지구 기온이 상승할 뿐 아니라 열대성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해수면이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는 현상인데요, 그동안 엘니뇨가 나타날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홍수, 가뭄,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습니다.지난 4년간은 엘니뇨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엘니뇨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엘니뇨와 관련해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치쿤구니야와 같은 질병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질병들이 모두 모기로 전파되는데, 모기는 기온이 높아지면 더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가 모기 번식을 부채질하고 있고, 최근 수십 년 동안 미 대륙에서 뎅기열이 급증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과학자들이 이 같은 이상 기온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지목하는데요, 이럼에도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이 오히려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 가운데 화석연료 비중이 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7.5%를 차지하는 데 그쳤습니다.미국 에너지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전년 대비 1%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특히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은 중국과 인도 수요가 계속되는 탓에 소비량이 0.6%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부문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물질 배출량은 0.8% 증가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진은 각국 정부가 에너지 전환에 시급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수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네 이미 바뀌어버린 날씨에 잘 적응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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