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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은?] 내 마음은 어떤 상태?…바쁜 일상 속 내 감정 돌보기

2023년 07월 04일 오전 09:00
■ 이혜진 / 상담심리사

[앵커]
우리는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나쁘다, 혹은, 좋다, 이렇게 단순화하여 넘겨버리는 일이 종종 있죠. 바쁘게 살다 보니 내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살피고 돌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 상황인데요. 오늘 '한 길 사람 속은?' 에서는 내 감정 돌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심리학 용어 '긍정적 중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혜진 상담심리사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너무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내 감정이 어떤지 들여다보거나 표현하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일상에서 내 감정을 돌보는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인터뷰]
네, 그런 이야기를 많이들 하지요. "항상 머리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혹은 느껴야 하는지 헷갈린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모르겠는데 또 월요일이 와버렸다." 어제도 "회사 가기 싫어"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월요병을 견뎌내신 분들이 참 많을 텐데요. 이런 마음은 현실의 육아로 힘든 부모들부터 갓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 그리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여 일에 익숙해지거나, 정년을 앞둔 부장님들까지 우리 삶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힘겹게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존재하는데요.

많은 경우 기분 좋다, 혹은 나쁘다로 느끼고 넘어갑니다. 그래서 나쁘다는 감정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내 안에 쌓이게 되고요. 그런데 우리의 감정은 스펙트럼으로 존재합니다.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넘어서서 세밀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개념이라는 의미이고요.

[앵커]
들어보니까 내가 정말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 것 같은데요. 만약 감정을 세밀하게 관찰하면 힘겨운 일상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힘겨운 일상 속에서도 잘 살아간다는 의미는, 내가 부정정서를 느끼는 순간에도 긍정 정서를 찾아서 "함께"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긍정심리학에서도 부정 정서와 긍정 정서의 공존에 대해 중요하게 연구하고 있고요. 이는 곧 정신건강이 높다는 의미로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이 높다는 의미는 "부정정서를 느끼지 않는다" 가 아니라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능력" 을 가졌다고 볼 수 있어요. 즉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세밀하게 관찰해서, 자신에게 긍정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갈 줄 아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누구나 연습을 통해 그렇게 될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부정정서를 느끼는 순간에도 긍정정서를 찾아서 함께 느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감정이라는 게 내 감정이잖아요. 왜 내 감정을 살피는 일이 혼자서는 잘 안되는 걸까요?

[인터뷰]
우선 감정관리에 대해 오해가 있어서 그렇다고 보는데요. 많은 분이 부정정서가 느껴지면 없애야 한다!"라고 생각을 해요. 상담실에 찾아오는 분들도 많은 경우 이렇게 말씀하세요. "제가 불안을 자주 느껴서 힘든데 이 불안을 없애고 싶어요." "우울한 감정을 안 느끼고 싶어요." 그러면 저는 말씀드려요. 불안이나 우울을 안 느낄 순 없을 거라고요.

대신에, 불안이나 우울을 느끼면서도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로 나아가자고 얘기해요. 저는 그것이 현실적인 마음관리라고 생각해요. 우리 삶에서 부정정서를 안 느낄 순 없고, 부정정서를 느낄만한 상황들은 수시로 찾아오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 부정정서를 관리할 줄 알면 되는 것이고요. 거기에 내가 좀 안도할 수 있는 긍정 정서까지 추가된다면 더 삶이 괜찮아질 수 있죠. 다시 말해 부정 정서와 함께 살아가는 내가 되면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정정서랑 함께 살아가려면 어떤 힘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인터뷰]
네, 오늘 말씀드릴 핵심은 일상에서 긍정 정서를 활용하는 법입니다. 우리가 보통 이런 얘길 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해!" 그런데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자칫 잘못하면 "행복 회로"를 돌릴 수 있다고 보거든요. "행복 회로"란 이미 존재하는 불행은 보지 않고 행복한 측면 "만" 보는 건데요. 이럴 경우, 불행에 대한 원인 분석이 없어져요. 회피하거나 억압 혹은 외면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내 삶의 문제가 반복돼요. 해결이 필요한 문제도 있는데 보지 않고 내버려두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불행을 만든 원인도 제대로 볼 필요가 있어요. 그때 우리에겐 부정정서를 직면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힘이 필요해요. 긍정 정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성적이 잘 안 나온 학생의 예를 들면 '생각보다 성적이 너무 안 나왔네', '이 성적으론 제대로 취업할 수 있을까?', '나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을까?'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은 다음의 부정정서로 이어져요. "나는 정말 한심해", "나는 답이 없어","우울해" 이때 우울한 정서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긍정 정서를 만들어주는 쪽으로 전환이 필요해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거죠. "내가 지금 우울하구나!" 감정을 짚어주고, "우울한 이유가 있지. 성적이 생각만큼 안 나왔어." 이런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런데 더 우울해진 이유는 취업을 못 할까 봐 걱정돼서야!" 감정을 증폭시키는 원인을 짚어보고요. "나는 미래가 걱정되니까 우울하고 불안하기까지 해" 이때, 메타 감정, 감정에 대한 감정 읽어줍니다. "나는 취업을 잘하고 싶구나!" 나의 욕구를 발견하고요. "그래서 우울할 만하겠네!" 감정을 타당 화해줍니다. "그럼 이제 뭘 해보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긍정 정서로 나아가고, "일단 좀 씻고 생각해 보자!" 긍정 정서로 나아가는 행동하기로 나를 데려가 주는 거예요

[앵커]
지금 말씀해주신 단계를 저도 따라가면서 생각을 해 보았는데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불안한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슬기로운 방법을 알아보자는 게 핵심인 것 같은데, 마지막에 긍정적인 행동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잖아요. 이거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인터뷰]
우리는 결국 행동할 때 감정도 생각도 영향을 받는 인간이기에 내 마음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행동으로 나를 이끌어줘야 해요.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이런 개념이 있습니다. “긍정적 중독”이라는 개념인데요. 현실치료의 창시자 '윌리엄 글래써'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긍정적 중독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치료장면에서는 부정적 중독 행동을 감소시키는 한 가지 방법으로 긍정적 중독을 제안했는데요. 우리의 일상에서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수단이 긍정적 중독이 되게끔 만들 수 있다는 접근이에요.

[앵커]
긍정적 중독. 이것에 사례에 대해 더 설명해주세요.

[인터뷰]
네, 우리 일상에서 “긍정적 중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행동기준이 있어요.

첫째, 자신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로서 하루에 한 시간을 전념할 수 있으면서도 경쟁적이지 않은 것,

둘째,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너무 많은 심리적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것,

셋째, 혼자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더라도 그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것,

넷째, 자신에게 신체적, 심리적 가치가 있는 것,

다섯째, 지속해서 할 경우 자신을 향상할 수 있는 것,

여섯째, 스스로를 비판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것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기준은 ‘나’ 자신의 돌봄을 위해서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겁니다. 누군가와 경쟁하거나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위해 긍정 정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행동을 찾아내는 과정에 집중하는 거에요.

[앵커]
그러니까 나 스스로 만족을 느끼면서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저는 우선 본인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으실 수 있도록 질문을 드려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꼭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데요. 이게 저의 몸과 마음을 깨우는 루틴이자 좋아하는 습관이에요. 당신에게는 어떤 아침 루틴이 있나요?” 사람마다 좋아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행동은 다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은 자기 전에 차분히 앉아서 일기를 쓰는 시간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이 만들어지기도 해요. 어떤 사람은 요가나 명상을 통해 이완하는 것을 행복해하는 사람도 있고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떨 때 긍정적인 정서가 만들어지는가? 를 알고 그것을 매일 일상 속에서 시도해 보는 거예요.

[앵커]
그런데 이런 긍정적 중독을 얼마나 실천하는 이유가 내가 변하기 위해서잖아요. 얼마나 실천해야 변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긍정적 중독은 6개월 이상의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해요. 앞서 설명해 드린 6가지 기준을 점검해보시면서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즐거워지는 행위가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에게 가치 있는 행동이 그 무엇보다도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어줄 거로 생각합니다.

[앵커]
감정이라고 해서 느껴지는 대로 놔두기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관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혜진 상담심리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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