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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어두운 현실을 예술로…중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2023년 07월 07일 오전 09:00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지난주 일본 현대미술의 작가와 네오-팝에 대해서 알아보았었는데요.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아이웨이웨이와 위에민준, 이 두 작가를 만나보겠습니다.

어두운 중국 체제를 해학과 풍자로 비판한 작가들인데, 이들의 화풍이라고 할 수 있는 '냉소적 사실주의'에 대해서도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에는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를 알아봤잖아요? 오늘은 중국 작가들이라고요?

[인터뷰]
네, 오늘은 중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두 작가를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바로 아이웨이웨이와 위에민준 입니다. 모두 국내에서도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인데요. 아이웨이웨이와 위에민준의 작품들이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라는 대륙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소통과 활동, 그리고 체제를 비판하는 성찰의 성격을 가진 작업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로 중국 내부의 검열이 있다가도, 너무 높아진 인지도와 해외 팬들의 작가를 해방 시키기 위한 움직임 등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작가의 작업을 통해서 각 나라의 환경이나 문화 등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앵커]
사실 중국 작가들은 저희가 익숙하지 않아서 굉장히 흥미로워지는데요. 먼저 아이웨이웨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아이웨이웨이는 2011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큰 인물 100인에 포함됐고요. 미술계에서도 영향력 1순위로 수차례 손꼽힐 만큼 동시대 현대미술에서 꼭 알아야 하는 작가이자 세계적인 아티스트입니다. 1957년에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아이웨이웨이는 베이징 영화 대학에 입학해서 유명 감독들에게 가르침을 받는데요. 1981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행위예술과 개념미술을 공부하게 됩니다. 이후 중국의 중앙 집권 체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작업을 주로 하게 되는데요.

이런 작품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우리나라 등 여러 국가에서 전시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당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2년 ‘퍼스트 광저우 트리니얼’ 등에도 참여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는데요. 작품을 통해 가감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아이웨이웨이는 건축가이자 큐레이터, 예술 총감독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됩니다.

[앵커]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조금 전에 말씀해주신 것처럼 검열을 하기도 했었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의 체제와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성격의 작업을 주로 하는데요. 이런 작품들이 크게 주목받기도 하면서 중국 정부에 아이웨이웨이는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는데요. 당시 중국이 정치적으로 숨기고자 했던 사실들을 아이웨이웨이가 파고들었거든요.

작품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에 중국은 아이웨이웨이를 반정부 주의자로 구분하고 여권을 압수합니다. 나아가 공항에서 긴급 체포해서 강제로 구금을 하거나 자택에 CCTV를 설치하기도 했는데요. 아이웨이웨이는 굴하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으로 CCTV 형태의 대리석 조각을 제작해 전시하는 등 맞받아칩니다. 이처럼 중국 정부와 아이웨이웨이 간의 치열한 공방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앵커]
예술가다운 대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아이웨이웨이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요?

[인터뷰]
네, 아이웨이웨이가 갑자기 체포되고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해외에서는 이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이웨이웨이를 해방시켜 달라는 운동을 하는데요. 특히 아이웨이웨이는 평소 SNS를 통해서 자주 포스팅을 올렸는데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소통이 끊기면서 이를 지켜보던 해외의 많은 팬이 온라인을 통해 아이웨이웨이의 행방을 찾기 시작합니다. 해시태그를 통해서 아이웨이웨이를 해방하라는 운동을 하기 시작하고요. 이 움직임이 커지자 전 세계 미디어에서는 이를 보도하고 중국 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결국, 중국은 아이웨이웨이를 해방하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해외 팬들이 굉장한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그런데 우리나라 광주비엔날레에서도 아이웨이웨이의 해방을 요청하기도 했다고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아이웨이웨이가 2011년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으로 위촉되었었는데요.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기간에 아이웨이웨이가 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다가 긴급 체포되고 연락 두절이 된 거거든요. 광주비엔날레에서는 공동감독인 아이웨이웨이의 신변과 앞으로 진행될 행사에 대한 염려 때문에 당시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안전 보장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아이웨이웨이의 대표작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네,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중에서 2008년 쓰촨 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의 작업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작업으로 인해서 중국에서 크게 낙인이 찍히게 된 건데요. 쓰촨 성 지진 당시, 국가의 재난 대처와 불투명한 정보 공개 방식을 비판하는 작품입니다. 아이웨이웨이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장소로 찾아가서, 잔해 속에 묻힌 철근들을 모아 작업했는데요. 라는 작품입니다. 수많은 철근이 켜켜이 쌓여있고, 양옆에는 지진 당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있는데요. 아이웨이웨이는 중국 정부가 희생자의 수를 그대로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직접 리스트를 만들어 함께 설치했습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를 돌면서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잔해 속에 묻힌 철근과 희생자 리스트로 만들었다고 하니까 보기만 해도 엄숙해지는 느낌인데요. 이번엔 위에민준이라는 두 번째 작가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고요.

[인터뷰]
네, 위에민준 역시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데요. 위에민준의 작품 속 활짝 웃는 얼굴들이 아마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특히 위에민준의 작품을 걸어두면 돈을 부른다, "복을 가져온다." 같은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인데요. 위에민준 역시 중국의 체제를 비판하는 성격의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1962년에 중국에서 태어난 위에민준은 허베이 사범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는데요. 졸업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이후 베니스 비엔날레와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립니다. 위에민준은 작품 속에 사회에 대한 비판과 세상을 향한 냉소적인 웃음을 담는데요, 특히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인물이 과장되게 웃는 모습을 담고요. 이게 위에민준 작품의 시그니처가 됩니다. 이 부담스러운 웃음과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자세, 옷차림은 중국 사회에 대한 반항과 분노, 답답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셨는데, 냉소적 사실주의는 뭘 뜻하는 걸까요?

[인터뷰]
냉소적 사실주의는 1990년대부터 중국에서 성행한 화풍입니다. 중국의 예술가들이 천안문 사태 등을 겪으면서 자유 의식과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위에민준의 작업 속에서 보여지는 과장된 웃음이나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은 마치 블랙코미디처럼 중국 사회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인 겁니다.

[앵커]
사회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화풍이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저도 조금 전에 보여주신 위에민준의 웃는 얼굴이 아주 익숙하거든요. 그럼 대표작이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네, 지금 보시는 작품은 1995년에 그려진 작품, 'Excution'입니다. 옷을 벗고 서 있는 4명의 인물과 반대편에 총구를 겨누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요. 실제 총을 들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폭력적인 분위기와 심각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 속에 그려진 모든 인물이 과장되게 웃고 있는 그로테스크한 상황인데요. 이 작품을 통해서 위에민준은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검열에 대해 익숙해진 사람들, 웃음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폐쇄적인 현실을 비판적으로 담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위에민준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냉소적으로, 어찌 보면 의도된 가벼움을 이용해 오히려 작품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드는 작가입니다.

[앵커]
저희가 유럽이나 일본 미술은 많이 다뤘는데 중국 미술은 처음 다뤄봤거든요. 앞으로도 흥미를 갖고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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