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훈 /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앵커]
고지혈증은 주로 50~60대 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먹방' 문화 등으로 인해 젊은 층의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젊다고 해서 방심하다가는 또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 에서는 고지혈증의 전반적인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HDL과 LDL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지훈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고지혈증, 참 많이 듣는 질환인데, 의학적으로는 정확히 어떤 질환을 말하나요?
[인터뷰]
의학적으로 고지혈증은, 지질 중에서 안 좋은 지질이 높은 질환, 혹은 지질의 균형이 무너진 질환을 의미합니다. 지질이란, 지방과 조금 다른 개념으로 지방이 지질의 하위개념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지질 중에서 안 좋은 지질은 중성지방과 저밀도지단백 (LDL)이 있으며 양이 정상보다 높은 질환을 고지혈증이라고 합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이상지질혈증 등이라도 불리는 질환과 대동소이하지만, 모두가 혼용되는 질환 명입니다.
[앵커]
'고지혈증' 하면 혈액에 뭔가 기름기 같은 게 쌓여 있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되는데요. 콜레스테롤은 정확히 어떤 것인가요?
[인터뷰]
콜레스테롤은 몸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지질을 말합니다. 체내에서 정상적인 역할을 하며, 세포막의 구성성분이고, 호르몬이나 담즙의 재료로서 역할을 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체내에서 과도하게 쌓이면 혈관 내에 침착이 되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이 시작됩니다.
[앵커]
그러면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어떤 게 있는지 말씀을 좀 해주시죠.
[인터뷰]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고지방 음식이나,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 그리고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생활 습관이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고, 연령 증가나 유전적 요인도 있습니다. 이외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고지혈증이 특별히 발병하는 유형군이 따로 있을까요?
[인터뷰]
혈중 지질의 농도는 고령이 되면서 점점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고지혈증은 생활습관 및 체내의 신진대사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다르며,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의 차이가 큽니다. 30~40대에는 남성이 높지만, 50대 이후에는 여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런데 고지혈증은 병원에서 피를 뽑기 전에는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알고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의심증상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쉽게도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습니다. 고지혈증으로 인해 증상이나 합병증은 지질 자체에 의한 증상보다는 혈관에 침착된 콜레스테롤 때문에 2차 적으로 생긴 증상이기 때문에 이미 매우 오랫동안에 관리가 안 되었을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건강검진과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앵커]
증상도 없다고 하니까 더 걱정됩니다. 그런데 이런 고지혈증 이야기가 나오면 LDL, HDL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데 뭐는 좋고, 뭐는 나쁘고, 뭐는 높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항상 듣는데 이게 무엇이고 고지혈증과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지질에는 중성지방, 저밀도지단백이라도 불리는 LDL, 고밀도지단백이라고 불리는 HDL이 있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도 불리는 LDL은 혈관 벽에 침착되어 염증반응을 조장시키는 반면, HDL은 조직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배설하고 혈관 벽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LDL이 높은 질환이 우리가 주로 언급하는 고지혈증이지만, HDL이 낮은 것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고지혈증이 아니라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건강검진표 볼 때마다 헷갈렸는데 잘 알아두는 게 좋겠습니다. 또 고지혈증은 암이나 큰 질병이 아니라서 그런지 좀 안일하게 생각될 수도 있는데요. 고지혈증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나요?
[인터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지혈증 자체는 증상이 없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서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혈관에 '플라크'라는 것이 생깁니다. 플라크의 주된 성분이 콜레스테롤이며, 이것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점점 커지게 되고 동맥혈류를 방해하게 됩니다. 심장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협심증,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고, 뇌혈관에는 뇌졸중, 상하지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 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결과적으로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여러 합병증이 우려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줄 알았던 이 고지혈증이 요즘엔 20~30대에서도 많이 발병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면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식생활습관이 점점 팽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서 젊은 층에서도 고지혈증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의하면 30대 이하의 고지혈증 유병률이 30%까지 높게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젊은 층의 경우, 향후 여생 동안 질환을 관리해야 하므로 보다 경계심이 필요하나, 다행히 약제 이외에 생활습관개선을 통해서 개선 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앵커]
20~30대는 생활습관을 통해서 개선 시키면 된다고 하셨는데요. 다른 50~60대분들이 고지혈증 진단을 받으면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인터뷰]
고지혈증의 진단은 주로 건강검진을 받은 이후, 혹은 합병증에 대한 치료를 받은 이후에 혈액검사를 통해서 진단받게 됩니다. 건강검진에서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비교적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을 받아서 일정 부분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환자분께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 고지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약제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약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에는 보다, 철저한 조절이 필요하므로, 대부분 약제 복용이 필요하며 약제를 복용하는 것 이외에 잘 조절되는지에 대한 관리도 더더욱 중요합니다.
[앵커]
고지혈증이 지방이 문제가 되는 거로 생각하다 보니까 비만이나 당뇨에 걸린 분들이 고지혈증에 함께 걸린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비만이 꼭 고지혈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면서요?
[인터뷰]
네, 고지혈증은 비만 당뇨가 없어도 얼마든지 진단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만성질환이 서로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 대사 이상 환자, 고혈압 환자, 비만 정도가 심해질수록 고지혈증의 유병률이 높아지지만, 고지혈증 단독으로 진단을 받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앵커]
고지혈증에는 무엇보다 식습관이 중요할 텐데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과 피해야 하는 음식이 있을까요?
[인터뷰]
식생활 개선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지방, 가공음식은 피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가금류 껍질, 햄 소시지와 같은 고지방 육가공품, 버터와 동물성 기름으로 만든 음식, 초콜릿과 같은 음식은 주의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생선, 콩과 두부, 식물성 기름, 통곡이나 견과류, 채소와 과일은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이나, 이것 역시 과다한 섭취는 좋지 않습니다.
[앵커]
흔히 맛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좀 고지혈증에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고지혈증 예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인터뷰]
유전적인 이유로 고지혈증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적절한 운동과 식생활 개선을 통해서 고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과체중 상태라면 체중을 줄여나가야 하고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동반된 환자라면 이에 대한 관리도 잘 병행해야 합니다. 기타 무리 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고 음주 흡연을 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증상이 발생하지 않은 병이므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 및 관리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은 '고지혈증'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예방을 위해서 오늘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에 유산소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강지훈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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