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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태풍 '카눈' 한반도 지나간다…예상 경로와 대비책은?

2023년 08월 08일 오전 09: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여름 세계적으로 발생한 태풍 숫자는 평년에 비해 아직은 적지만 매우 피해를 주는 태풍이 많은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 쪽으로 6호 태풍 카눈이 올라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태풍 카눈의 예측 진로와 대비책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카눈이 제6호 태풍인데, 먼저 앞서 발생한 태풍은 어땠는지부터 들려주시죠.

[인터뷰]
7월까지 평년에 7.9개 정도 태풍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여섯 번째의 태풍만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태풍도 발생했는데요. 제2호 태풍 마와르는 5월 20일에 괌 남남동쪽 약 9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는데요. 이후 급속히 발달하면서 21일에는 강한 태풍, 22일에는 매우 강한 태풍, 그리고 23일 밤에 슈퍼태풍으로 발달했지요.

5월 25일에 괌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주었는데요. 섬 주민 15만 명이 대피하고 통행금지를 시킨 덕분에 인명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선 전역이 쑥대밭이 되어 정전, 단수, 항공편 결항 등 수십 년 만의 강력한 태풍피해를 가져왔습니다. 당시 한국인 여행객 3,400명이 발이 묶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북상하다가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방향을 일본 쪽으로 바꾼 태풍은 일본 남부 해상을 지나 빠져나갔는데요. 일본도 1명 사망, 6명 실종 등 피해가 잇따랐던 태풍이었습니다. 5월 태풍으로 이례적으로 슈퍼태풍까지 발달한 사례였지요. 그리고 5호 태풍 독수리의 피해가 매우 컸는데요. 독수리는 7월 21일에 태풍으로 발생하여 매우 강한 태풍까지 발달한 태풍으로 필리핀 북단에 상륙 후 타이완 서해를 통과하여 중국의 푸젠성으로 상륙하여 그대로 북진해 올라가 베이징 등 북부지방까지 큰 피해를 준 태풍입니다. 필리핀 사망자가 25명, 중국 사망자가 50명 이상으로 인명피해가 컸던 태풍입니다.

[앵커]
이제는 제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관통해서 지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발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경로를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6호 태풍 카눈은 7월 28일에 괌 서쪽 약 700KM 해상에서 발생한 후 그대로 북서진해 올라 왔는데요. 7월 동안은 바다를 지나왔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8월 1일 일본 오키나와 남동 쪽 해상을 지나면서 오키나와에 큰 피해를 주었고요. 이후 중국 절강성 쪽으로 진행하다가 3일에 오키나와 서북쪽 약 300KM 해상에서 방향을 급격하게 틀어 동진에 가까운 동북 동진을 했는데요.

이로 인해 오키나와의 경우 태풍이 북서진하면서 위험반원에 들어 큰 피해를 입었고 또 방향을 틀어 오키나와 북쪽을 지나면서 또다시 큰 피해를 입었지요. 동북 동진하던 태풍은 7일에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늦은 속도로 북상을 하면서 올라오고 있는데요.

오늘 10시 현재 위치는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0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고요. 기상청의 진로 예상을 보면 시속 10km의 느린 속도로 북북서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9일 21시에 서귀포 동남동 쪽 약 220km 부근 해상으로 북진한 후 목요일인 10일 아침 9시에 경남 통영 서쪽 30km 부근으로 상륙합니다. 태풍은 그대로 북북서진하여 10일 밤 9시에 충북 충주 서북서쪽 약 50km로 진출한 후 서울 인근 동쪽으로 지나서 11일 아침 9시에 평양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예상 경로를 보면 한반도를 그대로 타고 대륙 쪽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장 강한 피해가 예상되는 시간대는 언제가 될까요?

[인터뷰]
태풍이 올라오면 가장 큰 피해가 강풍인데요. 통영에 상륙할 때 중심최대풍속이 초속 35m의 강한 태풍입니다. 따라서 남해안 지역과 경남 동해안 지역으로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5m 이상 불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부산의 고층빌딩에서는 강력한 빌딩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남해안으로 상륙하게 되면 해일도 우려되는데요. 통영항의 밀물 시간이 10일 02시 34분이라 상륙하기 이전시간대에 파고가 높아지면서 해안가 저지대 침수도 우려됩니다. 북상하면서 충주 부근에 위치할 때 최대풍속이 초속 24m로 약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렇더라도 내륙지역으로 지날 때 위험반원인 우측지역으로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35m 이상 불 것으로 보입니다. 호우도 예상되는데요. 남부와 동해안 지역으로는 300-400mm, 중부지방으로도 150-250mm의 호우가 예상됩니다. 강한 호우가 내릴 때 침수나 범람, 산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남, 경남 지역의 피크 시간대는 10일 05시부터 정오 때까지고요. 전북, 경북지역은 10일 충청지역과 경북 북부지역은 10일 10시부터 18시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충청 및 강원 영서 남부지역은 10일 17시부터 자정까지이고요. 수도권과 강원 영서 북부지역은 10일 20시부터 11일 새벽 2시 사이가 가장 태풍의 강한 피해를 받겠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이번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우리나라를 관통해 지나가면서 원래는 동해안이나 이쪽 지역에 많은 피해를 줬지만 내륙 지역에도 많은 피해를 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보통 육지를 관통하는 경우 그 세력이 약해진다고 알고 있는데,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인터뷰]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태풍의 특성이 육지에 상륙한 이후에도 세력을 유지하면서 북상하고 있거든요. 제가 대학에서 배웠을 때나 기상예보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 이내 약해져 버렸는데요.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만든 기괴한 태풍은 육지에 상륙해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답니다.

2021년 8월 29일에 미국 최남부에 위치한 루이지애나주에 슈퍼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했는데요. 미국기상청은 남부의 인근 주에 경보를 발령했을 뿐 이 허리케인이 미국의 북동부지역까지 큰 피해를 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지요. 그런데 3일 후 허리케인은 약 1,100km를 북상해 미국의 뉴욕지역까지 이동했는데요. 엄청난 호우와 강풍을 동반하면서 큰 피해를 주었지요. 미국립기상청이 사상 처음으로 뉴욕시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으며, 뉴욕시는 통행금지가 선포되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중국에서도 일어났는데요,

7월 29일에 '독수리'로 이름 붙여진 강한 태풍이 중국의 푸저우 성에 상륙했는데요. 느린 속도로 장시 성과 후베이 성을 거쳐 허베이 성등 북동부지역으로 북진하면서 엄청난 비를 뿌렸지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은 이틀 동안 745mm의 호우가 내리면서 140년 만의 폭우기록을 세웠고요. 허베이 성 싱타이시는 이틀 동안 1,000mm가 넘는 비가 내려 2년 동안 내릴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거지요. 베이징의 자금성이 물에 잠기는 등 수많은 집과 논밭이 물에 잠겼고 자동차들은 떠내려 갔지요. 수도권을 포함한 내륙지역도 강풍과 호우피해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태풍에 대한 상식이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아직 대비할 시간이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해 주시죠.

[인터뷰]
태풍이 빨리 올라와 영향을 준다고 하면 내일 오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가족과 함께 태풍의 진로 및 도달 시간을 파악해서 어떻게 대피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시간부터는 TV, 라디오,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기상 상황을 미리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한창 여름 휴가철인데 산간·계곡, 하천, 방파제 등 위험지역에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오늘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지대나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지하 공간이나 붕괴 우려가 있는 노후주택·건물 등에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고요.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은 미리 결박하고, 창문은 창틀에 단단하게 테이프 등으로 고정해 주시고요, 하천이나 해변, 저지대에 주차된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또 가정의 하수구나 집 주변의 배수구를 미리 점검하고 막힌 곳은 뚫어주고요. 침수가 예상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물 등은 모래주머니, 물막이 판 등을 이용하여 침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설 하우스 등 농업 시설물은 버팀목이나 비닐 끈 등으로 단단히 묶고, 농경지는 배수로를 정비하여 피해를 예방해 주고요.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셔야 합니다.

비상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응급용품은 미리 배낭 등에 넣어두고,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욕실 등에 미리 물을 받아두며, 정전에 대비하여 비상용 랜턴, 양초, 배터리 등을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연세 많은 어르신, 어린이, 장애인 등은 외출을 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수시로 전화 등을 통해 안부를 확인합니다. 태풍특보가 발령되면 이웃과 함께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외출을 삼가 하며 이웃이나 가족에게 연락하여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위험 상황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앵커]
이번 태풍은 이동 경로와 세력마저 이례적인 상황인데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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