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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키크는 주사' 효과 있나?…성장호르몬 결핍증 원인·치료

2023년 08월 14일 오전 09:00
■ 이정호 /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앵커]
자녀의 키가 또래보다 작아 걱정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아이의 키가 작은 원인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 에서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진단부터 치료법까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순천향대 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일단 키가 잘 크지 않는 원인을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인터뷰]
우선 '저신장'은 의학적으로는 같은 시기, 같은 인종, 국가의 평균 키에서 -2 표준편차보다 작은 경우를 말합니다. 당연히 시대별로, 인종과 국가별로 그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작한 표준 성장도표가 있고 국내에서도 2007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서 표준 성장도표가 개정된 바 있습니다. 성장도표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100명 중 3명 미만인 경우를 저신장 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러한 경우에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염색체 이상과 같은 선천적인 문제, 자궁 내 성장지연이나 출생 시부터 키나 몸무게가 매우 작은 아이들,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문제가 있는 경우,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이 있으며 후천적으로 영양 결핍이나 만성질환, 방사선치료 후 등의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가족성 저신장으로 특별한 의학적인 이상은 없지만, 키가 작은 경우도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저신장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란 무엇이며, 발병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성장호르몬 결핍증 혹은 '인슐린유사 성장인자-1 결핍'이라고도 합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성장 속도가 느리고 키가 작은 질환을 이야기 합니다. 발병원인으로는 뇌하수체나 그 주변에 이상이 있는 경우, 혹은 출생 전후 손상, 뇌하수체 종양, 뇌 손상, 방사선 치료 후와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고요. 선천적으로 염색체이상이나 유전자 이상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앵커]
키가 작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 볼텐데요. 자녀의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뭘까요?

[인터뷰]
출생 시부터 키가 매우 작거나 반복되는 저혈당, 지속 되는 황달, 매우 작은 음경을 가진 경우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후 3세 이후 일 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거나 성장도표에서 백분위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부모의 키는 정상인데 아이의 키가 현저하게 작은 경우나 부모 중 한 분의 키가 평균 키보다 많이 작은 경우에도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앵커]
키가 또래보다 작은 자녀들은 가지신 부모님들은 걱정이 많으실 것 같은데 성장호르몬 결핍증 여부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인터뷰]
왼손 x-ray 촬영을 하여 성장판이 본인의 나이보다 어리고 성장호르몬 수치가 낮은 경우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를 하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는 저혈당을 유발하게 되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정상적으로는 30 이상 성장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는데 이 수치가 10 미만으로 되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합니다. peak 수치가 5 미만의 경우 완전결핍증, 5-10 사이의 경우 부분 결핍증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는 2가지 이상 검사에서 모두 10 미만으로 나오는 경우 진단이 되며 건강보험 급여기준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저혈당을 유발하는 검사가 아주 위험하진 않지만, 아이들이 구토, 매스꺼움, 식은땀을 흘리고 힘이 없는 등의 증상이 자주 보여서 입원하여 검사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잠깐 궁금한 게 왼손 X-ray 촬영이라고 하셨잖아요, 오른손 말고 왼손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전 세계적으로 정해놓은 규칙입니다.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앵커]
성장호르몬과 성장판은 서로 많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인터뷰]
성장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성장판의 나이에도 영향을 주어서 보통 본인 나이보다 성장판의 나이가 많이 어리게 됩니다. 성장판이 어리다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보통의 성장호르몬 수치를 보이는 경우에서는 나중에까지 키가 클 수 있으니까 좋은 것이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경우에는 성장판이 어려도 좋은 것이 아니게 됩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들의 경우 진단 시 보통 1~2년 이상 어린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연령에 따라 변수가 있는데 사춘기가 시작되거나 빠르게 신체가 자라는 경우 성장호르몬 이외에도 사춘기 호르몬의 영향으로 키도 크지만, 성장판도 많이 자라게 됩니다.

[앵커]
국내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유병 연령이나 환자 수 등에서 최근의 경향적인 분위기가 바뀐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정확한 국내 유병률에 대한 조사는 없으나 약 45,000명당 한 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병 연령은 따로 없습니다. 보통 선천적인 이상이 대부분으로 1~2세 정도 아주 어린 나이에 현저한 성장저하나 염색체 이상 등의 다른 동반 질환으로 발견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영유아발달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어서 각 연령 별로 기본적인 키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데 키가 3 백분위 수 미만이거나 현저한 성장 속도의 저하가 보이면 검사를 위해 대학병원으로 전원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 진단 연령이 이전에 비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키가 크는 것도 때가 있으니깐 치료 시기가 중요할 것 같은데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적절한 치료 시기는 언제일까요?

[인터뷰]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되었거나 부당 경량아에서 따라잡기 성장이 되지 않아서 현저한 키 성장 문제가 있거나, 염색체나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 만2~3세에도 치료를 시작할 수 있으나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기준이 상이 하여 보통은 만4세 이후 주사를 권유 드리고 있으며 프레더윌리 증후군 같은 특수 질환의 경우 좀 더 이른 나이에 치료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만 4세 이후에 주사를 권유하신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주사 제형에 따라서 앰플형과 펜 타입이 있습니다. 앰플형은 주사약이 든 병과 주사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며, 펜 타입은 주사약이 액상형으로 펜 모양 안에 들어있어 주사 시 바늘만 끼우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간편합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 장애와 사춘기가 지연될 수 있고, 성인 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있어 사회적/정서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다른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빠르게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만큼 감소 되기 때문에 치료를 한다 해도 정상 성인 키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치료 기간은 성장이 거의 끝날 때까지 지속 되어야 하며, 평균 성장 속도가 1년에 2cm 미만이 될 때 중단합니다. 만약 10세 이후에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만큼 감소 되기 때문에 치료를 한다 해도 정상 성인 키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앵커]
저희가 여쭤보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구나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는다면 성인도 키가 클 수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모든 사람이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는다고 최종 성인 키가 커지지는 않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같은 치료 적응증으로 알려진 경우에는 주사 치료를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주사 치료 시 15cm 이상의 최종 키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에는 최종 키의 이득을 많이 볼 수 있고 보통 10~15cm로 보고 되지만, 성장호르몬이 정상인 경우 최종 키의 이득은 주사 이후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치료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 명심하고 진단을 먼저 받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순천향대 소아청소년과 이정호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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