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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KAIST, 무선 태그 활용 초정밀 위치인식 기술 개발!

2023년 09월 07일 오전 09:00
■ 김성민 /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앵커]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허공에 홀로그램으로 지도나 설계도를 띄워놓고 손짓으로 조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하려면 손의 움직임을 매우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무전원 태그를 이용해 초정밀·대규모 사물인터넷 위치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무선 태그 활용 초정밀 위치인식기술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김성민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이 개발하신 '무선 태그를 활용한 초정밀 위치인식기술'이 어떤 것인지 직접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손짓 동작만으로 허공에 떠 있는 홀로그램을 조작합니다. 유사한 장면이 '아이언맨'에도 등장하죠. 이를 확장 현실, 즉 XR 이라 하는데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즉, 주변의 물체부터 손가락 등 신체까지, 수천 개에 이르는 다양한 대상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여 그 상호작용을 실시간 확인하는 것인데요 '무선 태그를 활용한 초정밀 위치인식기술'은 세계 최초로 이를 달성하는 기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무선 태그'라는 말이 들어가는데요. 여기서 '무선태그'가 무엇일까요?

[인터뷰]
스티커같이 다양한 사물에 간편히 부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통신 장치인데요. 이 사진이 저희 태그인데요, 1cm x 1.3cm 크기로 손가락같이 작은 부위에도 부착이 가능하고요. 또 에너지 소모가 휴대폰의 수십만분의 1 정도로 무척 적어서 사용이 편리하고, 각 태그는 고유한 ID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0.5초 안에 천 개 이상 태그를 동시 위치인식 합니다.

[앵커]
'초정밀'이라는 말도 들어가 있는데,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단위까지 인식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최대 0.3 밀리미터의 오차의 고정밀 인식이 가능한데요. 0.3 밀리미터가 어느 정도냐 면요, 머리카락 3개 정도의 두께입니다. 그만큼 눈에도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낼 수 있는 기술이 되겠습니다.

[앵커]
이번 기술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이 아주 먼 거리에서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건데요. 이것은 어떤 원리로 가능한 건가요?

[인터뷰]
비유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대화하기가 힘들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신호 품질이 떨어지면 위치 인식 정밀도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신호 품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에는 강한 잡음으로 인해 신호 품질이 낮아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세계 최초로 해결한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가 제작한 태그는 잡음과 구별되는 특수한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이를 이용하여 잡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신호의 품질을 100만 배 이상 향상 시켰습니다. 그 결과로 축구장 2개 거리에서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손가락에 만약에 태그를 붙여서 뭔가를 빠르게 조작한다고 할 때, 손도 빠르게 움직이잖아요? 이렇게 빠르게 움직여도 인식이 가능할지 궁금한데, 이게 어느 정도 속도까지 가능할까요?

[인터뷰]
네, 좋은 지적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움직임을 실시간 추적하는 것이 필수적인데요, 본 기술은 천분의 1초에 한 번씩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최대 시속 490km의 속도까지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KTX 같은 고속 열차나 항공기 이륙 속도가 시속 300km인 점을 감안하면, 시속 490km는 일상생활 대부분의 상황을 망라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존에도 실내 위치인식 기술이 있을 텐데요. 이번 기술이 차별점이 좀 있을까요?

[인터뷰]
현재 사용되는 실내 위치인식의 대표적인 기술은 Ultra Wideband 즉, 초광대역으로 불리는 기술이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차량 스마트 키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번 기술은 정확도, 도달 거리, 그리고 인식 가능한 기기의 수를 수십에서 수백 배 이상씩 향상시켰습니다. 즉, 본 기술을 통해 수백 미터에 걸친 수천 개의 물체를 정밀하게 다룰 수 있는 셈이죠. 그리고 기존 기술 대비 40배 이상 향상된 에너지 효율로, 환경친화적입니다.

[앵커]
여러 가지 혁신적인 발전이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조금 전에 초저전력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휴대전화 전력의 수십만 분의 1이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개발된 무선 태그는 스스로 신호를 생성하는 대신, 주변의 신호를 반사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립니다. 마치 거울과 같은 원리에요. 거울은 빛을 반사할 뿐 생성하지는 않죠. 이러한 반사 방식을 사용하면 신호 생성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전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적은 에너지만으로 작동하고 건전지 하나로 40년 이상 작동합니다. 즉, 배터리 교체나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요즘 IoT 같은 사물인터넷이 대두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기술을 들어보니까 사물인터넷과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네. 정확한 지적인데요. 최근 초연결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 기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죠. 2035년까지 1조 개의 사물인터넷 기기가 설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요. 이같이 수많은 사물인터넷 기기가 연결되는 것을 초연결성이라고 흔히 표현하는데요, 현재의 기술만으로는 초연결성 실현이 어렵습니다. 흔히 집에서 사용하시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을 생각하시면, 수십 개 정도의 규모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기술이 수천 개의 기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의 초연결성을 지원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기술이 실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그것도 좀 들려주시죠.

[인터뷰]
다양한 대상에 태그를 부착하는 것으로, 정밀한 위치 파악이 필요한 서비스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론이나 로봇에 부착하면 정밀 제어를 할 수 있죠. 신체에 부착하면 몸짓을 파악해서 게임이나 XR 에서 활용하는 등, 사용처는 부착 대상에 따라 무궁무진합니다.

[앵커]
이번 기술이 불러올 미래의 모습이 굉장히 궁금해지는 그런 시점인 것 같습니다. 또 XR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XR은 처음 들어보거든요, 이게 무엇일까요?

[인터뷰]
XR은 Extended reality 즉 확장 현실을 뜻하고요, 현실과 가상 세계의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현실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현실과 가상 세계의 밀접한 연결이 핵심적인 부분인데, 본 기술이 이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영화에서 본 거처럼 활짝 펼쳐진다든지, 이런 게 확장 현실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인터뷰]
태그를 부착함으로써 현실의 물체를 가상 세계로 옮겨오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주 쓰임새가 굉장히 다양해질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상용화를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면요?

[인터뷰]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악천후, 분진, 장애물 같은 다양한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언제 어디서든 그 성능을 유지하고, 동시에 사용처에 따른 다양한 요구 사항도 조사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앵커]
영화 같은 현실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 하겠습니다. 김성민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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