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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10·11월 '쯔쯔가무시증' 주의보!…치료·진단과 예방

2023년 09월 25일 오전 09:00
■ 서진웅 /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앵커]
청명한 날씨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가을철이 다가오면서 야외 활동을 계획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시기 급격히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쯔쯔가무시증'입니다. 심할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철저한 예방 및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쯔쯔가무시증'에 대해 고대안암병원 서진웅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쯔쯔가무시증' 뉴스에서 많이들 들어 보셨을 텐데, 이게 어떤 병인지 정확히 모를 실 것 같아요. 먼저 가볍게 설명부터 해주실까요?

[인터뷰]
네, 우리나라에서 가을철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열성 질환으로는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및 쯔쯔가무시증이 있습니다. 그 중, 쯔쯔가무시증은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서 유충에 있는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 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주로 가을철인 8월에서 12월경에 감염 위험이 높고, 전국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매년 4천 명에서 5천 명 정도 발생하고 있으며, 2021년도 질병 관리청 보고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8.79명의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발생을 보고하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쯔쯔가무시증'의 감염 경로는 주로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쯔쯔가무시증의 주요 감염 경로는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 진드기의 유충에 사람이 물려서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로 농작업과 같은 직업적 노출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산책이나 등산과 같은 일회성 야외 활동이나 텃밭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노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게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쯔쯔가무시증'이 초기에는 감기와도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쯔쯔가무시증의 1주에서 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오한, 두통과 같은 감기 유사 증상이 발생하고, 이후 기침, 구토, 복통의 위장관 증상과 더불어 근육통, 인후염과 같은 전신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후 특징적인 발진과 가피가 즉 딱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쯔쯔가무시증'에 걸리게 되면, 다른 벌레에 물렸는지 아니면 단순 풀독인지 구별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피부에 나타나는 쯔쯔가무시증의 양상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세요.

[인터뷰]
피부에 나타나는 쯔쯔가무시증의 특징적인 소견은 앞에서 말씀 드린 대로 발진과 가피 입니다. 발진은 발병 5일 이후 몸통에서 시작하여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하고 상, 하지로 퍼져나가는 양상의 간지럼 증을 동반하지 않은 3-5mm 크기의 발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린 부위에는 무통성의 딱지인 가피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가피의 경우 상지, 하지 등 노출 가능한 부위뿐만 아니라 습기가 많은 엉덩이, 겨드랑이, 서혜부, 오금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어 이와 같은 부위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발진과 가피를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쯔쯔가무시증'이 연간 전체 환자의 70%가 10월과 11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는데요. 이 시기에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급격하게 느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터뷰]
털 진드기 성충은 여름철에 알을 낳게 되고, 알이 초가을부터 본격적으로 부화하여 털 진드기 유충들이 주로 9월에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10월과 11월에 그 수가 정점에 달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질병 관리청은 매년 8월부터 12월까지 전국적으로 쯔쯔가무시 매개곤충인 털 진드기 발생을 매주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털 진드기 유충의 수가 증가하는 시기인 가을철에 등산이나 산책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추석에 성묘를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노출되는 위험성이 증가하게 됨으로써 쯔쯔가무시증의 환자들이 주로 가을철에 발생 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에 의한 외부 활동 제한이 다소 완화되면서 올해는 야외활동 빈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지기에,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더 늘어 날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이 '쯔쯔가무시증'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데요, 사람 간에 전염성도 있는 질환인가요?

[인터뷰]
쯔쯔가무시증은 감기나 독감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져 감염된 보고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따라서 쯔쯔가무시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격리나 소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진단은 어떻게 하게 되나요?

[인터뷰]
쯔쯔가무시증은 야외 활동력, 진드기 노출력을 확인하고 발진이나 가피와 같은 피부병변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실제로 쯔쯔가무시증 환자에서 발진이나 가피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도 종종 발생하므로 임상 증상만으로 쯔쯔가무시증을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혈청학적 검사 그리고 유전자 검출법이나 배양법을 통해 쯔쯔가무시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그리고 다른 가을철 열성 질환들도 쯔쯔가무시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이런 질환들과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앵커]
가을철 야외 활동 후에 몸 상태가 좀 이상하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쯔쯔가무시증'의 치료법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쯔쯔가무시증이 의심이 되거나 진단된 경우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환자 격리는 필요 없고, 증상 조절을 위한 대증 요법과 항생제 요법을 통해 치료 하게 됩니다. 치료 기간은 일반적으로 중증 쯔쯔가무시증이 아닌 경우 5일에서 7일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치료를 받고 난 뒤에 예후는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쯔쯔가무시증은 조기 진단 및 치료 시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치료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더라도 2주 이상 고열이 지속 되다가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절히 치료를 받지 않고 효과적인 항생제 투여가 늦어짐에 따라 일부 환자에서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저하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사망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위험한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요, 특히나 조심해야 할 만성질환자가 있을까요?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반적으로 쯔쯔가무시증의 예후는 양호한 편이나, 여러 연구 보고들에 따르면 고령 환자에서 중증 합병증 발생에 따른 사망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기저 질환에 의한 쯔쯔가무시증의 합병증 발생 혹은 사망과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흡부전 혹은 신부전 발생으로 인한 사망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호흡기 질환이나 만성 콩팥병,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의 경우 쯔쯔가무시증 발생에 주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조금 전에 사망까지 이르는 사례도 있다고 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지 설명해 주실 까요?

[인터뷰]
사망률의 경우 지역이나 나이, 면역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국내 전체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치명률은 약 0.2%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도 질병 관리청에서는 쯔쯔가무시증 환자 약 5 천명 중 사망자는 9명으로 0.19%의 치명률을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안 한 중증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경우 0~30%의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조기 진단 및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초기 처치가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쯔쯔가무시증은 아직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만이 최선일 텐데요. 구체적으로 예방수칙이 있을까요?

[인터뷰]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은 농작업 또는 야외활동 전에 작업복과 일상복을 구분하여 입고, 진드기에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장으로 밝은색 긴 소매 옷, 모자, 목수건, 긴 양말, 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농작업 또는 야외활동 중에는 풀밭에 직접 앉는 것을 피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두거나 용변을 보지 말고,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가급적 피하며 진드기 기피제의 지속시간을 고려하여 추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작업 또는 야외활동 후에는 귀가 즉시 옷은 털어 세탁하고, 샤워를 하면서 몸에 벌레 물린 상처가 있는지 또는 진드기가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만약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성묘나 야외활동뿐 아니라 캠핑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도 주의해야겠습니다. 서진웅 고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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