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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들의 연구실] 항공 모빌리티 기술, 세계시장을 공략한다

2023년 10월 04일 오전 09:00
■ 이지영 /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앵커]
국가가 지원하는 우리나라 대표 출연 연구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 분야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코너, '국대들의 연구실'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전기연구원을 방문해보겠습니다. 최근 물건 배달부터 교통, 국방에 이르기까지 무인항공기의 활용이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항공 모빌리티 기술은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앞으로도 시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는데요, 우리나라는 현재 얼마만큼 연구가 진행되었고 또 앞으로의 발전 전망은 어떤지 이지영 책임연구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박사님께서 연구하시는 분야가 '항공 모빌리티' 분야잖아요? 흔히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가 떠오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인지 설명을 해주실까요?

[인터뷰]
네. '항공 모빌리티'라고 하면 유무인 기체, 수직이착륙 비행장, 충전소, 항공 교통관리 시스템 등 항공 운송 생태계 전반적인 것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분야입니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미래 교통수단으로서 육/해/공 모빌리티와 관련된 요소기술들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저희 '항공 모빌리티 추진연구팀'은 항공 모빌리티 분야, 그중에서도 특히 항공 기체의 추진시스템에 관련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쉽게 볼 수 있는 드론을 예로 들자면 드론을 날리기 위해 필요한 프로펠러를 돌리는 모터와 모터 제어기를 개발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앵커]
추진 시스템을 주로 연구하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해하시기 쉽게 육상 모빌리티를 먼저 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들은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화석연료 엔진 기반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는 모터와 모터 제어기 모듈, 즉 전기 엔진 기반의 전기자동차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든 운전자의 편의를 생각하든 더 나은 방향으로 모빌리티 시스템은 변화하고 있고, 그에 대한 주요한 패러다임 변화는 추진시스템이 화석연료 엔진에서 전기 엔진으로의 변화인데, 이것이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양한 기체의 형태에 맞춰 전기 엔진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전기 엔진을 가지는 추진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추진 시스템도 항공기 종류에 따라 달라질 거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유무인 항공기체는 현재 정말 다양하게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흔히 드론이라고 부르는 멀티콥터식, 날개가 있는 리프트 크루즈식, 프로펠러의 방향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틸트로터식 등이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체들인데요, 프로펠러의 개수도 다르고, 크기나 위치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무게의 기체를 들어 올린다 하더라도 각각의 프로펠러를 구동하는 모터와 모터제어기의 필요한 성능은 기체마다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비행기체의 운전 효율을 높이고자 짧은 활주로를 사용하는 기체까지 고려한다면 더 다양한 형태의 기체들이 있고, 그 각각에 필요한 파워나 냉각환경 조건, 부착조건 등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추진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게 됩니다.

[앵커]
박사님께서 원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 전공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2019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하셨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저의 전공은 항공이 아니라 모터나 제너레이터를 개발하는 전기기기연구분야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육상 모빌리티에 해당하는 전기자동차나 군용 탱크 구동 모듈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고, 잠수함 전기 구동과 관련해서도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쯤에는 협동로봇과 관련된 스마트액추에이터 연구도 했는데, 이때쯤 항공분야에서는 우버 택시 관련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육상 전기자동차 관련 상용화에 불을 지핀 데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있었던 것처럼,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우버의 에어택시 서비스 이슈가 그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와 관련된 기술들이 필요해졌고, 도로에 전기자동차가 다니는 것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이 보편화 되고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듯이 항공분야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 항공 모빌리티 전기 추진 분야에 집중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드셨다, 말씀이신데요. 우리나라가 현재 가장 시급한 연구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인터뷰]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제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서로 앞다투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원래 항공분야를 이끌고 있던 미국과 유럽이 앞서나가고 있는 형국이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 입장에서는 조급증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연구개발도 중요하고, 이를 위한 시험 기반시설도 필요하고, 관련 인증을 이해하고 확립하는 절차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병렬적으로 그리고 유기적으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지원의 한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시험과 인증도 무척 중요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현황은 어떤지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항공기 기체와 부품 인증과 관련해서 미국에서는 FAA, 유럽에서는 EASA, 한국에서는 KIAST, 즉 항공안전기술원에서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석연료 엔진에서 전기 엔진으로 이행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전기추진 기체들이 개발되다 보니 새로운 인증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FAA와 EASA에서는 SC, 즉 special Condition 항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인증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인증 관련해서 활발한 working group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도 전기추진분과 인증위원회 활동을 참가하면서, 관련 인증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계적인 인증 구축에 우리나라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인터뷰]
세계적으로 새로운 규약이 만들어질 때 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만 우리 기술과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낯선 인증이라는 장벽에 막혀 시장 진입이 차단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항공 모빌리티 분야의 시장성은 어떤가요? 우리가 지금이라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이미 우리 생활에서 드론을 활용한 촬영이나 물건 배달은 물론 전쟁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드론과 무인기체들이 활용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인간의 삶의 편의성을 위해 기술자들은 더 나은 모빌리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변화가 빠른 육상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이미 전기자동차에 익숙해졌듯이, 가까운 미래에 항공분야도 그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곧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발 빠른 대처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습니다.

[앵커]
항공 모빌리티 기술은 도심 교통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높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앞으로도 힘써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한국 전기 연구원 이지영 책임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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