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전 세계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깨끗한 물에 대한 적절한 접근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국제기구와 원조 단체들이 물 부족 국가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매우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기후변화에 인구 증가가 더해지면서 물 문제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물 부족과 대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떤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유엔은 물 관리를 "기후변화 시대에서 거의 모든 완화와 적응 전략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가뭄이 점점 더 잦아지고 극심해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데요, 현재도 아르헨티나가 2년 이상 오래 가뭄이 지속되고 있고요. 미국이나 중남미, 유럽 남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당장 물 부족이 발생하면 공중 보건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식량 불안에서 국가 간 갈등까지 나타납니다. 또 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발생하는 물 스트레스가 증가하는데요. 유엔의 물 보고서는 "물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것은 사람들의 삶, 일자리,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 물은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 전기 생산, 인간 건강 유지, 공평한 사회 조성, 세계 기후 목표 달성의 핵심이다. 따라서 물 관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 경제 발전, 기후변화로 인해 물 스트레스가 더욱 악화할 것이다."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지요.
[앵커]
말씀하신 것 처럼 물 부족으로 인해 인류의 건강이나 농업, 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하게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인터뷰]
첫 번째로는 인류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20억 명이 적절한 위생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건강한 물 부족은 콜레라, 장티푸스, 소아마비, A형 간염, 설사와 같은 질병의 전염을 가져옵니다. 물 부족으로 인한 국가 간 분쟁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둘째로 물 부족은 식량 생산을 줄입니다. 이로 인해 식량 확보가 어려운 나라는 영양실조와 급성 및 만성 기아에 직면하게 됩니다.
셋째, 물 부족으로 인해 사람들이 식수를 얻기 위해 먼 길을 가야 하거나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는 경제적인 시간 손실이 발생합니다.
넷째, 에너지 위기가 가속될 수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15%가 물 부족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향후 20년간 물 부족을 겪는 원전은 15%에서 2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물 부족으로 인해 원전가동이 어려워지고요. 물 부족은 물을 직접 발전에 이용하는 수력 발전소와 화력 발전소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다섯째, 첨단산업인 반도체 제조 시설은 칩 세척, 데이터센터는 시설의 온도·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요. 수소 전기 분해, 탄소 포집 등 청정에너지 발전에서도 많은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 부족은 큰 영향을 주게 되지요.
[앵커]
어떤 지역, 어떤 나라가 가장 물 부족이 심각해 질지 그것도 나와 있을까요?
[인터뷰]
세계자원연구소(WRI)가 23년 8월 16일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전 세계 물 수요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는데요. 유럽과 미국에서는 물 수요가 정체된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2050년까지 전 세계 물 수요가 현재보다 2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요.
그리고 물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물 스트레스가 심각한 25개 나라를 밝혔는데요. 이 나라들은 매년 물 공급량의 80% 이상을 사용하고 있어서, 만약 물 저수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곧바로 식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림은 세계자원연구소가 공개한 수자원위험지도인데요. 물 스트레스에 직면한 25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인도, 칠레, 산마리노, 벨기에, 그리스 등이고요. 특히 바레인, 키프로스,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등 5개국이 물 스트레스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혔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억 명이 1년에 최소 한 달 이상 극심한 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으며, 2050년에 이르면 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인구수는 전 세계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굉장히 많은 나라가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인터뷰]
물 부족이 만들어지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기후변화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적도 근처의 좁은 열대 강우 벨트를 위아래로 불균형적으로 이동시켜 수십억 인구의 물과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 있고요. 또 지역에 따라 가뭄과 홍수가 점점 더 심해지다 보니 물 부족이 심화 되고 있는 것이지요.
둘째 이유는 실제 사용 가능한 물은 부족한데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인해 물 사용량은 100년간 6배나 늘었습니다.
셋째는 급속한 식량 생산증가로 물 부족이 생기는데요. 예를 들어 소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물이 약 만오천 1L가 필요하며, 1L의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100배의 물이 필요합니다.
넷째는 기후변화로 전 세계의 강수량과 증발량이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요.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과대학교의 연구결과, 물 부족을 가져오는 것은 강수량의 기여도 보다는 기온상승으로 인한 증발량이 증가한다는데, 있다고 합니다.
다섯째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더해 후진적인 수(水) 처리 시스템 및 제도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 수자원 연구기관인 '유르오' (EurEau)의 집계에 따르면 EU 식수의 25% 정도가 수도관 누출로 손실된다는 거지요. 그럼에도 물 보존을 위한 노력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앵커]
개선해야 할 점도 여러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물 부족 문제는 어떤가요?
[인터뷰]
한국의 물 스트레스 지수는 20~40%로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보다 높습니다. 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국가의 특징은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되어 실제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이지요.
우리나라의 1인당 총 가용 수자원량은 2017년 기준 1인당 1,367㎥로 세계 평균(1만8651㎥/인)의 13분의 1 수준이며,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적은 나라로 가용 수자원량이 절대적으로 적습니다. 연간 물 사용량이 1,000㎥/인 경우 '물 기근 국가' 1,700㎥/인 경우 '물 부족국가'그 이상이면 풍요국가로 구분하기에 물 부족 국가인 것이지요.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라고 하면 의아하다고 하는데요. 환경공단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수자원은 부족하지만, 취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최대한 취수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다만 물을 많이 끌어쓰다 보니, 강과 하천 생태계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지요. 또 정부에서는 가뭄이 들면 환경유지용수부터 공급을 줄이고 그다음 농업용수, 그리고 세 번째가 생활용수를 줄이다 보니 도시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은 물 부족을 체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물 사용량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를 수입함으로 농업용수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앵커]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도 이런 수자원이 부족하면 미래에 물 부족이 더 심화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인터뷰]
첫째, 국가가 적절한 개입을 해서 물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는 물이 가장 부족한 상황에서도 번영할 수 있는 것은 당국의 적절한 개입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특히 싱가포르는 담수화 및 폐수 처리 및 재사용과 같은 기술을 이용해 물을 절약하고 있고, 나미비아는 하수를 식수로 재활용하는 것처럼 정부가 물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둘째, 이런 물 효율성을 위해서는 댐이나 저수지 등 물 저장시설을 만들어야 하고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농업에서 스마트 팜으로 가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물 자원확보가 필요한데요. 대체 물 자원으로는 해수 담수화나 지하수 활용 등이 있습니다.
넷째, 정부는 국민에게 물 부족의 심각성과 물 절약 방법 등을 교육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다섯째, 기업들도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사용량 감소나 재활용 등을 해야 하고요. 국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물을 절약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합니다.
[앵커]
물 사용을 줄이는 법 그리고 물을 재활용하는 법까지 다각도로 접근이 필요해 보이네요.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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