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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세계 기아 인구 증가…기후변화가 원인인가?

2023년 10월 17일 오전 09: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는 기아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쟁이나 분쟁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라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전 세계의 기아인구와 심각한 기아국가, 그리고 기아 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세계의 기아가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다고요?

[인터뷰]
유엔의 다섯 기관인 FAO(식량 농업기구), IFAD(국제농업개발기금),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등이 연합으로 올해 7월에 '세계 식량 안보 영양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2019년에 비해 세계에서 1억2천200만 명이 더 굶주림에 직면해 있는데, 특히 아프리카에서 기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가장 좌측이 아프리카이며, 두 번째가 아시아, 세 번째가 오세아니아, 네 번째가 라틴아메리카 및 서인도제도인데요.

그림에서 붉은색이 현재 기아인구비율이며 검은색이 전 지구평균 기아인구비율입니다. 그런데 가장 좌측의 아프리카는 전 지구평균 기아율 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인구 5명 중 1명은 기아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세계 평균치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기도 하지요. 전 세계 인구의 거의 30%인 24억 명이 일상적으로 음식을 접할 수 없었고,

그중 9억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다면서 애초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기아를 종식하고 식량 안보를 달성하겠다는 UN의 목표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가 외국의 보고서나 통계를 접할 때 다양한 용어가 나오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배고픔이나 식량 불안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요

[인터뷰]
배고픔은 만성적인 영양 결핍을 말하는 것이고요. 식량 불안은 개인이 음식을 얻을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음식을 얻을 수 없는지와 관련된 다양한 수준의 식량 불안이 있습니다.

또한, 유엔의 다섯 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아를 줄이는 데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아시아, 카리브 해, 아프리카는 기아가 계속 증가했습니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약 20%가 기아에 직면해 있으며, 아시아 8.5%, 오세아니아 7%,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6.5% 순으로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추정했는데요.

안전하고 영양가 있으며 충분한 식량에 대한 접근성 측면에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022년 전 세계 총인구의 약 29.6%, 약 24억 명이 중등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에 처해 있으며, 이는 2019년보다 무려 3억9천1백만 명이 더 많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인구의 약 42%인 31억 명 이상이 건강한 식단을 접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식량난이 극심한 전 세계 15개국에서 아동 3,000만 명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이들 중 800만 명은 심각한 수준의 영양실조 상태라는 겁니다.

특히 아프간의 경우 아동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기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분쟁이나 정치, 제도 이런 게 아니라 변화라고 하던데, 정말 가장 큰 원인인가요?

[인터뷰]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격이 싼 밀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심각해지는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 궁극적으로는 기후변화가 기아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9월 14일에 UN의 18개 기구가 합동으로 만든 '2023 기후과학 합동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기후변화가 국제사회의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 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속가능 발전목표는 유엔과 국제사회가 2030년을 기한으로 설정하고 2016년부터 함께 추진하는 17개 공동목표로써 빈곤 및 기아 종식, 건강한 삶 및 복지 증진, 깨끗한 물과 위생 등이 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기상이변으로 2030년에는 약 6억7천만 명이 기아에 직면해 기아 종식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도시는 점차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풍해일, 홍수, 대기오염 등에 취약지면서 '지속 가능한 도시·공동체'를 만들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봤는데요.

IPCC나 유엔환경계획 등에 따르면 올해 1∼6월 화석연료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동기간보다 0.3% 높아지면서 기후변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보면서 향후 5년 내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나타날 가능성을 98%로 예측했는데요.

극심한 기후변화인 폭염이나 홍수, 가뭄 등은 가장 직접적으로 식량 생산을 줄이게 되면서 기아인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앵커]
그런데 이러한 기아 인구가 느는 이유가 단지 기후변화 하나 때문만이 아니라 식량 손실같은 문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량 손실과 쓰레기로 인한 지역 기아가 유발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전 세계 식량의 13%가 수확 후부터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에서 손실되고 있으며, 추가로 17%가 가정, 식품 서비스 및 소매업에서 낭비되고 있으며, 과일과 채소 32%, 고기, 생선 (12.4%)과 같이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에서 손실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밝히고 있지요.

그러니까 최소한 식량 생산 중에서 30%가 사라지는 것인데 이 식량만 제대로 공급된다면 기아인구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최근에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은 총인구의 2배 이상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기아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량 손실에 많이 기인한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부국장은 말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지역대표이기도 한 그는 "우리가 세계의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 지역의 식량 불안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이 문제가 식량 생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음식물 손실과 쓰레기는 윤리적, 정치적, 과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하며 우리 모두는 이 도전에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기후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도 먹이사슬의 비효율과 소비는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식량 손실과 낭비를 방지하는 것은 배고픔과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기후 변화의 결과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당장 버려지는 음식만 잘 처리하더라도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터뷰]
첫째로 각 지역에 맞는 기아해결 솔루션을 보유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다른 지역은 기아인구가 증가한 반면에 라틴 아메리카는 기아인구가 소폭 줄어든 것은 이 지역의 개별 국가들이 채택하는 솔루션이 성공했음을 보여줍니다.

둘째, 가뭄과 분쟁으로 기아인구가 급증하는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와 지역 식량 공급망을 강화해야 합니다. 유엔 식량 안보국은 분쟁의 파괴적인 영향과 가뭄으로 인한 수단의 식량 부족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대응 계획을 올해 9월에 착수했는데요.

올해 수단 인구의 42% 이상을 차지하는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7월과 9월 사이에 극심한 식량 불안을 겪었는데, 이는 작년 5월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앞으로 1년 동안 농작물 생산을 늘리고 종자 다양화를 개선하며 가축의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 종자, 가축 치료 키트를 배포하고 수의학 및 수산학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최대 1,900만 명의 식량 요구가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셋째, 식량 손실과 폐기물을 줄여야 하는데요. 국가나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한데요.

식량 손실 30% 중에서 11%는 가정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로, 국민들의 노력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음식물 손실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기후 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식량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것 알았으면 좋겠네요.

[앵커]
정말 먹는 문제는 전 인류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요,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개인의 노력은 물론 전 세계도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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