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여름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많이 오른 해였는데요. 특히 9월은 그 이전 달과 비교해 월간 최고기온 기록을 매우 큰 차이로 깨뜨렸다고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올해 9월 최고기온을 기록한 원인과 특징, 그리고 우리나라의 9월은 어땠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저희도 보도를 통해서 '지난 9월이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전해드렸는데, 이걸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 모니터링 활동을 위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센터(C3S)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및 미 항공 우주국 (NASA)를 포함한 6개의 주요 국제 데이터 세트를 통합하여 판단한 후 발표를 하는데요. 세계기상기구는 10월 17일 "9월은 월간 기온 기록을 기록적인 차이로 깨뜨렸습니다"라는 보고서에서 9월 기온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지요. 이미 6월, 7월, 8월이 각 달의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후 9월까지 크게 기온을 경신하면서 2023년은 이제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코페르니쿠스 기후서비스센터의 1940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 지구 9월 기온편차 분석 그래프를 보면 올해 9월은 1991년에서 2020년간의 30년 기후 평균 온도 값 보다 월등히 높은 0.93℃나 높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페테리 타알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6월 이래로, 전 세계는 육지와 바다에서 전례 없는 더위를 경험하고 있다. 기온의 이상 현상은 엄청나다. 우리가 과거에 보았던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크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엘니뇨 현상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환경과 사회에 연쇄적인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있지요.
[앵커]
많은 기후 기관들이 9월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요. 그렇다면 미 국립해양대기청의 분석 결과는 어땠을까요?
[인터뷰]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세계에서 대기와 해양분야에 대한 최고의 권위를 지닌 기관인데요. 미 해양대기청은 지구가 가장 따뜻한 9월을 보냈으며, 6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고의 지구 해양 표면 온도를 기록했다고 말하는데요. 지금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가 2016년이었는데, 올해 1~9월 평균기온은 2016년 기록을 뛰어넘은 가장 따뜻한 시기였지요. 미 해양대기청의 수석 과학자인 사라 카프닉 박사는 "기록상 가장 따뜻한 9월이었을 뿐만 아니라, NOAA의 174년 기후 유지 기간 중 가장 이례적으로 따뜻한 달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림은 2023년 9월의 육지/해양 온도 백분위 수를 나타낸 세계 지도이며, 따뜻한 지역은 빨간색으로, 차가운 지역은 파란색으로 표시되는데요. 7단계로 평년기후와의 편차를 보여주는데, 가장 붉은색은 최고기온기록을 세운 지역으로 육지면적의 20% 이상입니다. 매우 좁은 지역을 제외한 전 지구에서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았으며, 유럽 일부 지역, 북아메리카 남부와 중북부, 남아메리카 북부와 중부, 아프리카 서부와 동부, 아시아에서는 파란색 원안에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호주의 남서부지역이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던 달로 기록되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센터에 분석도 알려주시죠.
[인터뷰]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센터는 전 지구를 분석하면서도 유럽 기후도 분석 합니다. 당연히 유럽 기관이니까 그렇죠? 그림은 전 지구의 9월 대기 온도 편차도가 좌측에, 유럽의 기온 편차도가 우측에 있는데요. 전 지구분석은 미 해양대기청과 비슷한데, 유럽분석을 보면 유럽은 스페인과 그리스, 노르웨이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기온이 최고기온을 기록할 만큼 더웠던 9월인데요. 2023년 9월은 전 지구 평균 표면 공기 온도가 16.38℃로 30년 기후평균치보다 0.93℃가 높았는데 그 이전에 가장 따뜻했던 2020년 9월보다 0.5℃ 높았다고 말하는데요. 유럽 중기예보센터의 기록에서 가장 높은 온도였다고 밝혔고요. 올 9월은 산업화 이전 기준 기간으로 지정된 1850~1900년의 9월 평균 추정치보다 약 1.75℃ 더 따뜻했던 달이었다고 말합니다.
[앵커]
그런데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센터가 발표한 내용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고요?
[인터뷰]
이곳에서 발표한 자료 중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중 하나가 기후변화의 기준점이라고 하는 1850년부터의 9월 기온편차를 분석했는데요. 기준은 1850년부터 1900년의 평균기온을 기준선인 0℃로 한 후 얼마만큼 기온이 상승했는지를 보여주는데요. 올해 9월 기온이 1.75℃ 오르면서 정말 이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고요. 슈퍼엘니뇨가 시작되었던 1997년과 2015년보다도 굉장히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중기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9월은 지구 평균 표면 공기 온도가 16.38°C로 세계에서 가장 따뜻한 9월이었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1940년부터 2023년까지 84년 동안 가장 기온이 높았던 30개의 달을 순서대로 보여주는데요. 가장 붉은색으로 표시된 달이 네 개가 2023년입니다.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던 달이 좌측 끝 막대인 올해 7월로 16.95℃이었고요. 역대 두 번째로 더웠던 달이 올해 8월로 16.82℃입니다.
그리고 2019년 7월이 3위, 2022년 7월이 4위 순으로 내려가면서 올 9월은 역대 8번째로 더웠던 달이었지요. 역대 가장 더웠던 달은 7월이 21개가 순위 안에 들었고요. 8월은 8개, 그리고 9월은 올해가 처음으로 역대 더운 30개월 안에 포함되었습니다.
[앵커]
갈수록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우리나라는 얼마나 기온이 올랐는지도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올해 우리나라 9월 평균기온은 22.6℃로 평년(20.5℃)보다 2.1℃ 높아, 관측이래 1위를 기록했는데요. 이렇게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이 상승한 원인으로는 9월 상순 타이완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기압 등에 의해 대류 활동이 강했고, 그 북쪽으로 중국~우리나라~일본에서는 동서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하며 강한 햇볕으로 기온이 크게 올랐고요.
또한, 9월 중·하순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동 중국해상으로 확장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높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9월에는 5일에 서울이 28.5℃, 춘천 26.7℃로 일 평균기온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지요. 그림을 보시면 올해 9월 각 도의 평균기온을 볼 수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기온이 높았고, 작년 대비 1.4~1.9℃가 높은 기온 분포를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데요. 올해 9월에 이례적으로 기온이 급상승한 원인이 또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봐야겠죠.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는 패턴은 지속 되고 있는데, 매년 기온은 오르내립니다. 매년 기온이 그렇다고 올라가는 건 아닌데요.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하거든요.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이었고 두 번째 해가 2020년이었는데요. 그러니까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는 오르는 추세인데, 평균기온은 약간씩 떨어지거나 오르는 것이지요.
그런데 기후변화는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데, 2022년에 지구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368억 톤으로 농도는 424ppm을 넘었는데요. 기후협약으로 이산화탄소량이 줄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도 0.5%가 늘어났고 오히려 배출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두 번째는 해수 온도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것에 기인하는데요.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점점 발달하면서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 온도가 26.3℃로 평년보다 1.9℃가 높은 상태로 다음 달이면 슈퍼엘니뇨로 발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엘니뇨 현상만으로 지구 온도가 0.2℃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보는데요. 뜨거운 해수가 멀리 퍼지면서 공기가 고온다습해지고 열기가 대기에 방출되면서 기온이 오르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열도 현상으로 올해는 세계 곳곳에서 열도 현상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열도 현상은 제트기류가 사행하면서 지상 5~7km 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서서히 이동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어 더위가 심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오른다면 내년 정도에는 지구 평균기온의 마지노선인 1.5℃ 상승이 깨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구촌 모두의 기후변화저지협력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앵커]
날씨 관련해서는 이제 뉴스에서 더는 '사상 최고', '역대 최고급' 이런 말은 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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