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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모든 것을 덮치는 쓰나미…피해·대응은?

2023년 11월 28일 오전 09: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11월 5일 유엔 재해위험 감소 사무소에서는 세계 쓰나미 인식의 날 행사를 열었는데요.

유엔은 쓰나미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생계, 산업, 농업, 양성평등, 교육 및 의료와 같은 분야에 위협을 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쓰나미가 어떤 피해를 가져오는지,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쓰나미란 용어는 익숙한데요, 하지만 정의는 잘 모르는 것 같거든요, '쓰나미'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우리나라에서 2009년 개봉되었던 영화 해운대가 어느 정도 국민들에게 쓰나미의 무서움을 알게 해 주었다고 보는데요.

영화에서는 50m 높이의 해일이 시속 800㎞의 속도로 부산을 덮치면서 10층이 넘는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지는 등 도시가 순식간에 파괴되지요.

그럼 쓰나미란 무엇인지 알아보지요. 쓰나미(津波·Tsunami)는 '포구로 밀려드는 파도'라는 뜻의 일본말입니다. 해안(津)을 뜻하는 일본어 쓰(tsu)와 파도(波)의 나미(nami)가 합쳐진 말로서 '지진해일'로 번역되지요.

쓰나미는 바다 밑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때 생기는데요. 지진으로 바다 밑바닥이 갈라지면 그 속으로 바닷물이 한꺼번에 몰려들게 되지요.

그러면 마치 연못에 돌을 던지면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해수면이 일순간 높게 치솟게 되며, 솟아오른 바닷물은 주변으로 밀려 나갑니다. 밀려 나가던 물결이 해안에 도착해서 더이상 밀려갈 곳이 없어지면 파고가 높아지면서 해안을 덮칩니다.

바다에서 발생하는 기상현상 중 태풍, 엘니뇨와 더불어 강력한 해양기상 삼총사라 할 수 있지요.

[앵커]
쓰나미라고 하면 일본에서 12년 전 발생했던 그 쓰나미가 기억이 나는데요, 많은 분들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굉장히 속도가 빠르더라고요, 얼마나 빠를까요?

[인터뷰]
보통 쓰나미는 수직단층운동에 의한 규모 6.3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원 깊이 80km 이하의 얕은 곳에서 발생하는데요. 쓰나미의 규모와 속도는 물의 깊이와 관련 있습니다.

수심이 깊을수록 쓰나미의 규모가 커지고 속도가 빨라지는데요, 예를 들어 쓰나미가 수심 1,000m에서 발생하면 시속 350㎞로, 수심 2,000m에서 발생하면 시속 500㎞, 수심 3,000m 지점에서 발생하면 시속 620㎞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영화 '해운대'에서 쓰나미가 시속 800㎞로 몰려오려면 해저지진이 적어도 수심 5,000m 이상 깊은 곳에서 발생해야 합니다.

해안에서는 산처럼 높이 솟아올라 공포의 벽처럼 다가오는 쓰나미지만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쓰나미가 발생한 것을 알기 힘듭니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쓰나미가 형성되면 그 강도가 아무리 커도 파장이 160km에 달하므로 쓰나미의 파고는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고작 1미터에 지나지 않지요.

그러나 해안에 다가가면 깊이가 낮아지다 보니 물결이 순식간에 높이 치솟아 올라 무서운 기세로 해안을 덮치는 것이지요.

[앵커]
바다 한 가운데서는 큰 물결이지만 해안가로 가면서 파도가 높아지면서 위협이 된다 이런 말씀인데요, 역사적으로 쓰나미에 의한 발생한 피해 규모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인터뷰]
1755년 11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해안에서 규모 8.5-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지진이 발생한 1시간 20분 후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왔고, 쓰나미는 3파까지 리스본을 강타하면서 도시 전체가 파괴되면서 엄청난 문화재가 소실되었고, 약 6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포르투갈이 식민지 경쟁에서 밀려나는 계기가 되었지요.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쓰나미는 2004년 12월에 발생한 남아시아 대지진 때 발생했는데요.

규모 9.1-9.3의 초강력 해저지진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해변에서 발생하면서 최대 50.9m의 초강력 쓰나미가 인근 지역을 덮쳤는데요.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호주, 인도까지 영향을 주면서 227,000명이 숨졌지요.

최근의 대형쓰나미는 2011년 3월 11일에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9.1의 거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최대 40m 높이의 초대형 쓰나미를 불러와 1만8천 명 이상의 사망 또는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1 원자력 발전소가 파괴되어 방사능이 다량 누출되었고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가지고 있지요.

[앵커]
그런데 이렇게 무시무시한 쓰나미가 우리나라에도발생할 수 있나요?

[인터뷰]
영화 '해운대'에 나오는 것처럼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해 우리나라에 피해를 줄 확률은 과학적으로 볼 때 높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쓰나미의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조선 시대에도 "울산에서 큰 파도가 12보까지 육지로 들락거렸다"(1643), "철산 바닷물이 크게 넘치고 지진이 일어나 지붕의 기와가 모두 기울어졌다"(1668), "강원도에서 해일로 표몰한 집이 많았다"(1702) 등의 기록이 있고요.

또 수심이 2km나 되는 우리나라의 동해 지역은 지진이 잦은 일본에 인접해 있어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1940년, 1964년, 1983년, 1993년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동해안의 여러 지역이 많은 피해를 입었었는데요.

1983년 일본 아키다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1시간 30분 후 동해를 거쳐 강원도 삼척 임원항에 밀어닥친 쓰나미로 1명 사망에 2명이 행방불명되고 많은 선박과 재산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지요. 만일 동해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영화처럼 거대 규모의 해일은 아닐지라도 동해안과 부산에 쓰나미가 덮칠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앵커]
마냥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

쓰나미로부터 더 많은 피해를 받는 계층이나 성별이 있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2023년 11월 5일에 열린 "2023년 세계 쓰나미 인식의 날"의 주제는 회복력 있는 미래를 위한 불평등 퇴치였는데요.

어떻게 불평등이 특정 인구에게 쓰나미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쓰나미의 여파가 어떻게 취약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과 해결방안을 논의하였지요.

쓰나미는 순식간에 마을 전체를 파괴하고 수십 년에 걸친 개발을 없앨 수 있는데요. 그런데 쓰나미의 영향은 고르지 않은 것이 가난한 사람들은 쓰나미의 가장 큰 피해를 입으며, 그 이후에도 쓰나미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습니다.

그리고 더 큰 고통을 받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여성과 장애인들입니다.

예를 들면, 세계은행의 연구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의 네 마을에서는 2004년 쓰나미로 인해 남성보다 여성이 4배나 더 많이 사망했고요.

일본에서는 2011년 쓰나미 이후 장애인들이 인구의 7%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사망자의 거의 25%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주제가 회복력 있는 미래를 위해 불평등 퇴치였는데요.

재난에서 불평등을 퇴치하는 목적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우리나라의 거대 쓰나미가 올 가능성을 낮지만 일본의 서해안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동해안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쓰나미를 인지할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일본 서해안의 지진대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보고되면, 약 1~2시간 후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도달하게 되는데, 동해안 전역에 3~4m 정도의 쓰나미가 내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진 사실을 인지하면 즉시 피해야 합니다.

쓰나미는 물이 빠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일도 있기에 물이 갑자기 해안에서 빠지면 사전에 대피해야 하고요.

만일 해안가에 있을 때 강한 진동을 느꼈을 경우는 국지적인 쓰나미의 발생 가능성이 있고, 약 2~3분 이내에 쓰나미가 내습할 수 있으므로 신속히 고지대로 이동하도록 해야 하고요.

동해 상에서는 쓰나미를 느낄 수 없기에 대양에 있는 경우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었거나 이를 인지하였을 때에는 항구로 복귀하지 않아야 합니다.

쓰나미를 만났을 때 미처 대피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단은 구조가 단단한 철근과 콘크리트로 지은 가까운 건물의 4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게 안전하고요.

섬에 있을 때는 반대쪽 해안이 더 강력한 쓰나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지진해일 주의보는 한반도 주변 지역 등에서 규모 7.0 이상의 해저지진이 발생하여 해일의 발생이 우려될 때이고요, 지진해일 경보는 한반도 주변 지역 등에서 규모 7.5 이상의 해저지진이 발생하여 우리나라에 지진해일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됩니다.

[앵커]
우리도 다른 나라 일이라고만 여기지 말고 대응책을 마련해둬야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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