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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영리한 사람의 친구 돌고래

2024년 03월 20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오늘도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또 어떤 동물을 만나 볼까요?

[기자]
오늘은 돌고래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돌고래는 마치 웃는 듯한 얼굴의 귀여운 생김새에 사람과 소통하는 영리함까지 더해져서 아마 바다에 사는 동물 가운데 가장 큰 사랑과 관심을 받는 동물이 아닐까 합니다.

[앵커]
돌고래 하면 친근한 이미지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거 같습니다. 귀여운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데, 일반 고래와 비교하면 크기도 작아서 더 귀엽고 친근한 거 같아요?

[기자]
네, 돌고래는 고래목에 속하는 포유류인데요, 보통 몸길이 4.5m 이하의 중소형 고래를 돌고래로 분류합니다. 돌고래라는 이름은 돼지의 옛 이름인 '돝'에 '고래'를 붙여서 만들어진 말인데요, 주둥이가 앞으로 튀어나온 모습이 마치 돼지와 같다고 해서 이렇게 불리게 됐고요, 실제로 돌고래를 '물돼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돌고래는 주둥이의 길이에 따라, 또 사는 지역에 따라 여러 종으로 구분하는데요, 바다 포유류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바다뿐 아니라 강에 사는 강돌고래도 있습니다.

[앵커]
물돼지라고 하니까 왠지 더 친근해지는데, 특히 돌고래는 해외여행 가거나 제주도에서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무리 지어 다니면서 수면 위로 점프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이 되잖아요? 그래서 더 볼거리를 주고 눈길을 끄는 게 아닌가 싶어요.

[기자]
돌고래는 적게는 10마리 안팎, 많게는 4천~5천 마리에 달하는 개체가 하나의 무리를 이뤄서 생활합니다. 이런 돌고래 집단은 보통 모계 중심으로 암컷이 리더이고요, 새끼는 어미에게서 사냥과 생존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또 말씀하신 대로 돌고래들은 이렇게 무리 지어 다니면서 아주 멋지게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돌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몸에 있는 이물질을 벗겨 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돌고래는 보통 시속 40km까지 헤엄칠 수 있는데 저항을 줄여서 헤엄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하려는 거죠. 돌고래의 피부는 탄력이 있고 유연해서 바닷물과 접촉할 때 표면에 탄성이 생기는데요, 이 때문에 물과 닿을 때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저항이 줄어들게 됩니다.

단점이라면 피부가 자주 교체되면서 그만큼 각질이 많이 생긴다는 건데요, 돌고래는 물 위로 점프했다가 수면에 떨어질 때의 충격을 이용해서 이런 몸에 쌓인 때나 기생충 등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또 돌고래는 보통 음파를 이용해서 물속 지형을 파악하지만, 시각도 필요한 만큼 멀리 내다보기 위해 점프를 하기도 하고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장난을 치거나 기분이 좋을 때도 점프를 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점프가 단순히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네요. 그런데 돌고래 속에 숨어있는 과학, 음파를 이용하잖아요? 어떤 방식으로 돌고래가 음파를 이용하는 건가요?

[기자]
돌고래는 보통 2천에서 최대 20만 헤르츠에 가까운 음파를 사용하는데요, 보통 2만 헤르츠 이상의 진동수를 가진 소리를 초음파라고 하니까 돌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겠죠. 돌고래의 뇌 앞부분에는 '멜론'이라는 일종의 기름 주머니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초음파를 발사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를 아래턱뼈로 흡수해서 앞에 있는 물체의 종류와 크기, 위치 등을 파악합니다.

또 돌고래는 이 초음파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죠. 실제로 돌고래는 특히 지능이 높아서 언어 체계가 아주 발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람이 지역에 따라 다른 말을 쓰는 것처럼 돌고래도 살고 있는 바다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도 다른 지역에 오래 살다 보면 그곳 말을 배우게 되잖아요? 돌고래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러시아 연구팀이 흰고래인 벨루가를 병코돌고래들이 사는 수족관에 넣고 관찰해 봤는데, 2달째쯤 되자 벨루가가 원래 자기가 내던 소리가 아니라 병코돌고래의 울음소리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병코돌고래는 주로 휘파람 소리로 동료와 의사소통하는데, 벨루가도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 같은 소리를 내게 된 것입니다.

[앵커]
정말 외국어를 배우는 거처럼 다른 종의 의사소통을 따라가게 되네요. 그러니까 돌고래는 주변 환경이나 같이 사는 개체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동물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한 가지 예가 있는데, 우리가 어린아이들에게 말을 할 때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지거나 비음 섞인 조금 혀 짧은소리를 내게 되잖아요. 돌고래도 새끼들과 소통할 때는 이렇게 아기 말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햄프셔대 연구팀이 암컷 큰돌고래가 내는 소리를 분석해서 19마리의 야생 큰돌고래와 비교해 봤는데요, 어미 돌고래들은 새끼와 함께 있을 때 평소보다 더 높은 소리를 내고 음의 높낮이도 더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높은 톤의 휘파람 소리 같은 독특한 소리를 내는 것이 관찰됐는데요, 새끼들이 내는 특이한 소리를 비슷하게 내면서 소통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이렇게 소리로 소통하기 때문에 돌고래들은 사람의 영향도 받는데요, 바닷속에서 배가 지나가거나 석유 시추 등의 공사가 이뤄지는 것과 같이 사람의 활동에 의해 돌고래가 길을 잃기도 하는 거죠. 실제로 물속 소음이 심해지자 돌고래의 의사소통 성공률이 85%에서 62% 가까이 떨어졌는데요, 돌고래들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울음소리를 바꾸거나 서로 헤엄쳐서 가까이 가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물속에서 인간 때문에 소음공해를 입기도 하네요.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보니까 돌고래가 얼마나 똑똑한지 짐작이 가는데요, 지능이 높은 만큼 행동 특성뿐 아니라 성격도 사람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돌고래 하면 역시 똑똑한 동물, 지능지수가 높은 동물로 알려졌는데요, 돌고래의 아이큐는 80 정도로 훈련을 받으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돌고래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을 인식도 하는 등 자의식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성격도 사람과 비슷한 면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죠. 영국 연구팀이 영장류에 적용했던 성격 검사를 병코돌고래 130여 마리에게 실시해 봤습니다.

연구 결과, 돌고래가 사람과 가장 비슷한 점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행동을 선호하는 성향입니다. 또 돌고래는 공격적이고 고집이 센 비우호성, 다른 동물에게 친절한 사회성, 관찰하고 학습하는 능력인 성실성이 두드러진 특성으로 나타났는데요, 침팬지나 고릴라 등에서 나타나는 지배성이나 불안과 우울 같은 감정을 쉽게 느끼는 신경성 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호기심이 많고 고집도 세고, 저랑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성격과도 참 많이 닮은 것 같은데, 돌고래는 생김새 때문에 온순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공격적인 특성도 나타났다는 게 흥미롭네요?

[기자]
네, 비교적 순한 성격 덕분에 우리가 돌고래는 온순한 동물이라고 여기기 쉬운데요, 야생동물인 만큼 돌고래가 사람에게 마냥 우호적인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돌고래는 주둥이가 아주 단단해서 이걸 이용해 다른 돌고래나 상어를 공격하는데요, 특히 무리 전체가 달려들어 공격하기 때문에 상어가 돌고래를 피해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영역에 침범해서 큰 소리를 내거나 자극적인 행동을 하면 바로 공격하게 되는데요, 지능이 높은 만큼 처음에는 꼬리로 물을 친다거나 특정 행동으로 경고를 보내기도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위협을 가하면 가차 없이 공격한다고 합니다.

[앵커]
네. 드넓은 바다에서 자의식을 가지고 경험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도 가지고 있고, 어쩌면 사람보다 똑똑한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돌고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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