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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레드카펫] 유인원이 지배한 새로운 세상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유인원이 진화한다면?

2024년 04월 26일 오전 09:00
#혹성탈출 #단독인터뷰 #VFX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의 마지막인 매주 금요일, 영화 속 과학을 찾아보는 '사이언스 레드카펫'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 특별한 손님이 저희 사이언스 투데이를 찾아주셨는데요.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VFX를 총괄한 에릭 윈퀴스트 슈퍼바이저와도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슈퍼바이저님,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시각효과 감독을 맡은 뉴질랜드 웨타 FX 소속의 에릭 윈퀴스트입니다.

[앵커]
그럼 본격적으로 영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요. 양 기자, 다음 달에 개봉할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이전 혹성탈출과 이어지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완전히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볼 순 없지만,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다시 만들었던 혹성탈출 시리즈는 진화의 시작, 반격의 서막, 종의 전쟁 이렇게 3부작으로 마무리됐고요. 이번 영화의 부제가 '새로운 시대'입니다. 7년 만에 새롭게 3부작 시리즈를 다시 시작한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영화는 종의 전쟁 이후,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한 인간이 살아가는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시저의 신념을 어기고 인간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이 등장하고요. 그런 리더에 반격을 드는 유인원 노아가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함께하는 영화 '혹성탈출'입니다. 영화가 어색하지 않은 건 아마 영화 속 세상을 자연스럽게 구현한 VFX 기술 덕분일 텐데요. 에릭, 새로운 영화 속 세상은 대체 어떻게 구현된 건가요?

[인터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의 줄거리와 등장인물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 제작에서는 전작들보다 기준을 더 높일 필요가 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층 더 정교해진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사용하지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 카메라 한 쌍을 사용해 촬영해 두 배의 정보를 쓸 수 있게 되면서 배우의 얼굴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데 배우의 연기가 초당 48프레임으로 담기게 됩니다. 이를 통해 배우의 연기를 더 정교하게 작업하고, 딥러닝 기술도 더 정확하게 훈련 시킬 수 있습니다. 유인원 등장인물들을 그 어느 때보다 더 현실감 있게 구현해낼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등장인물들을 작업하는 것과 별개로 이번 영화에서는 광활한 풍경이나, 나무 사이로 이는 바람 등의 시각효과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특히 물과 관련한 과제들이 많았는데, 유인원 캐릭터들이 강가나 홍수를 대면해야 하는 장면에서 더 많은 시각효과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매우 연관성이 큰 부분이라,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모든 기술력을 동원했습니다.

[앵커]
네 이렇게 진화한 기술 덕분에 정말 생생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게 된 것 같은데요. 혹성 탈출 시리즈를 볼 때마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 과학적으로 과연 유인원이 사람처럼 진화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 다들 가지고 계실 것 같아요. 과학적으로는 어떤가요?

[기자]
우선 이 시리즈의 설정부터 좀 살펴보면요. 시저가 처음에는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인해서 지능이 높아졌다, 이렇게 나옵니다. 인간에게 치명적이었던 바이러스가 오히려 유인원에게는 지능을 높여주는 효과였는데요. 인간은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보노보 등 대형 유인원으로 우리가 함께 분류돼 있잖아요. 실제로 사람이랑 침팬지의 유전자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겨우 1, 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유인원 안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2%도 안 되는 유전자 차이가 700만 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 거기 때문에 영화처럼 단 한 개의 바이러스가 뭐 끊어지거나 다시 재결합하거나 한다고 해서 갑자기 사람처럼 진화할 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앵커]
영화적인 또 사실 또 과학적인 사실 짚어봤고요. 이제 다시 에릭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영화에 침팬지, 원숭이, 오랑우탄 같은 다양한 유인원들이 등장하죠. 그만큼 디테일을 위해 많은 조사도 하셨을 텐데 실제 모델로 삼은 유인원이 있는지 또 영화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 이 유인원의 특징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가 발견한 건 인간과 유인원이 DNA를 공유해 인간과 얼굴 구조가 매우 비슷하기는 하지만,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비교했을 때 두개골의 골격 구조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했는데, 이런 시각효과를 만들 때 턱 골격 크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를 (유인원의 얼굴에) 1:1로 매칭 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인원은) 주둥이가 튀어나오고, 더 유연하다는 특징들 때문에 인간보다 입을 더 다양하게 사용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배우의 움직임을 유인원 얼굴에 그대로 맞추면 종종 어색하고, 불쾌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이때 미적 감각을 발휘했는데, 웨타의 얼굴 애니메이터들은 유인원 얼굴을 구현하는 작업을 수년간 해 온 이들로, 얼굴의 개별 근육들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수준을 가져, 배우가 얼굴 표정으로 보여준 것을 정확히 재현하기보다 장면의 감정적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이렇게 영화 속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한 배우와 애니메이터 간의 협업이 있었습니다.

[앵커]
이런 기술 덕분에 이렇게 어색하지 않게 실제 배우와 유인원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인원이 영화에서는 이제 말도 하는데요, 실제로 유인원이 언어를 배울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실험으로 입증된 결과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1927년 암컷 침팬지 '구아'를 대상으로 한 언어 실험이 최초인데요. 이때는 침팬지가 얼마나 인간을 잘 흉내 내는지를 알아보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침팬지 구아를 입양한 부모는 자신의 아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키우는 대신 발성 연습은 하지 않고, 단어를 알아듣도록 훈련 시켰는데요. 그 결과 구아는 19개월이 될 때까지 100여 개의 어휘를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실험도 있었는데요. 심리학자 허버트 테라스는 1973년 생후 2주 된 침팬지 '님 침스키'를 입양해 4년 넘게 수화를 가르쳐, 4살이 되는 해 125개의 수화를 습득했습니다. 하지만 님이 단어를 이해할 수 있지만 구사하는 수화가 문법에 맞지 않았고 밝혔는데요. 언어 사용법 역시 두뇌를 통한 사용이 아닌 훈련 통한 모방 행동이었을 뿐이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유인원의 언어 습득에 대한 회의론이 생기게 됐습니다.

[앵커]
실제 영화에서 유인원들이 쓰는 그 언어도 문법이 약간 다른 부분들이 있는데 수어도 같이 사용하고요. 이런 부분도 참 영화에 잘 녹여낸 것 같습니다. 유인원과 사람의 또 얼굴 구조도 다르고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영화 속에서 어색하지 않게 구현해 내는 데 성공을 했죠. 에릭, 얼굴뿐만이 아니고 손을 쓰는 자세라든지 걸음걸이라든지 유인원과 사람이 정말 많은 것들이 다른데요. 전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영화 내에서 유인원이 말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인원들이 움직이는 방식이나 생물학적 부분 등의 메커니즘을 차용하고 이를 고려해야 했습니다. 실제가 영화의 몰입에 방해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요, 혹성탈출에서는 유인원들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영화상의 설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정이 있다 하더라도 생물학적 요인들 때문에 그 장면을 만들어내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유인원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작업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유인원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일이었습니다. 단순히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뿐 아니라 긴장감이 느껴지거나 생각이 있는 듯 말해야 할 때 극적인 장면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어려웠는데, 시저 역을 했던 배우 앤디 서키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앵커]
네, 실제로도 또 도움을 받으셨다고 하는데요. 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좀 궁금합니다. 방금 서키스 이야기를 좀 하셨거든요

[인터뷰]
서키스는 이번 작품의 유인원 배우들에게 희망을 줄 만큼 충분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래서 서키스는 영화의 사전 제작 기간에 줌으로 통화를 하며 각각의 배우들과 일대일로 시간을 보냈고,
목이 아니라 복식에서 목소리를 내는 등 서키스만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며 이번 영화를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의 배우들이 혹성탈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앤디 서키스에게 배웠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배우들이 한층 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렇게 오늘 영화 혹성 탈출 새로운 시대의 시각효과 담당자인 에릭 윈키스트 슈퍼바이저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더 얘기를 많이 물어보고 싶지만 허락된 시간이 좀 짧습니다.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들이 많은데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물론입니다. 영화는 5월 8일에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가능하면 가장 큰 화면으로 관람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고, 놀라운 시각 효과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장 바라는 것은 영화를 보시면서 기술은 잊혀질 정도로 정말 신나는 이야기 자체를 즐기시는 것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오는 또 새로운 시리즈라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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