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국이 9살 이하 어린이들에게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는 건데, 어린이들이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접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만 5살과 6살 어린이들이 몸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우리의 몸에 대해서 생각해 볼 거예요."
그러나 앞으론 영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런 수업을 받는 게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영국 정부가 9살 이하엔 성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초등학교에 내릴 방침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이 그 나이에 알기엔 적절하지 않은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취지에서입니다.
[미리엄 케이츠 / 영국 보수당 의원 : 성윤리나 철학적 세계관을 가르치는 건 전적으로 부모와 지역사회의 몫입니다. 성과 관련해선 정립된 견해가 없고 사람마다 종교와 배경이 다른 만큼, 학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가 아니라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선 걱정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미 스마트폰으로 온갖 정보를 접하는 현실을 간과했다는 겁니다.
이런 때일수록, 학교에서 더 전문적이고 적극적으로 성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영국 학부모 : 어린이들도 다들 스스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만큼, 학교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정보를 얻는 게 맞아요.]
앞서 영국에선 "성폭행을 당한 여성에게도 책임이 있다"거나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는 혐오 발언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앤드류 테이트에게 청소년들이 세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테이트는 루마니아에서 성폭행과 인신매매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앤드류 테이트 / 성폭행 혐의 인플루언서 : 판사에게 달렸고 판사가 결정하겠죠. 나는 여전히 돈이 많고 유명해요. 중요한 건 없어요. 감옥에서 자야 하면 잘게요.]
왜곡된 성 인식이 소셜미디어에서 범람하는 가운데 자라나는 세대에게 누가, 어떻게 성을 가르치는 게 옳을지는 전 세계 어른들이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가 됐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영상편집: 한경희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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