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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기후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2023년 03월 21일 오전 09:00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도시일수록 독특한 도시기후가 만들어지는데 도시기후가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지수는 물론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도시기후의 특징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도시의 날씨가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니까 놀라운데요. 먼저 도시기후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도시는 발달할수록 큰 건축물이 많이 세워지고, 지표면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덮이며, 녹지공간이 줄어들고 맨땅이 없어집니다. 많은 자동차가 운행하고 공장 등에서 화석연료를 다량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배출된 탄소는 온실효과를 발생시킵니다. 따라서 도시에서는 교외보다 기온이 높아지고 습도나 바람 등 다른 기상요소들도 변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도시에는 주변의 야외지역과 다른 소기후가 나타나는데요. 이것을 기상학에서는 도시기후라고 부르며 대도시일수록 도시기후 특징은 현저해집니다.

기온상승은 도시화 과정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기상현상인데요. 서울 같은 인구 1,000만 명의 도시에는 지역에 따라 야외지역과 최대 5~6℃ 이상의 기온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야외의 기온보다 도심의 기온이 현저히 높은 현상을 '도시 열섬(urban heat island)'이라고 부릅니다. 도시는 여름철에 야외지역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대류작용이 강해지고 매연 등의 응결핵이 많다 보니 국지적인 천둥번개라든가 돌풍, 소나기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안개나 연무일수가 늘어나고, 미세먼지 농도도 야외에 비해 높은 특성을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도시 자체로 뜨거워지고 또 비도 많이 오고 미세먼지, 대기오염, 천둥번개, 소나기도 많이 내린다고 하면 삶의 쾌적도, 만족도가 많이 떨어질 거 같은데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될 거 같습니다. 해결 방안이 좀 있을까요?

[인터뷰]
쾌적한 삶을 저해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도시기후를 변화시켜야 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겁니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의 구조물을 나무나 식물로 바꾸어나가는 방법인데요. 나무 및 식물들은 땅속의 지하수를 흡수하여 증산작용을 해 주기에 이를 통해 기온을 낮춰주며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도심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한 3∼7도 정도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정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거든요. 큰 나무가 작은 주택 주변에 있을 경우 냉방비가 줄어드는데,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최고 75%까지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하죠. 녹지공간이 많아지게 되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도 줄어들게 되고,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을 정화하기 때문에 농도를 낮춰주게 되며,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부식을 방지하고, 생태계 보존에도 아주 좋은 역할을 합니다.

[앵커]
나무들이 도시의 기온을 낮추는 효과를 연구한 연구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아메리칸 대학의 마이클 알론조 박사 연구에 나와 있는데요. 이 연구팀은 더운 여름날 워싱턴 DC의 포장된 도로, 포장되지 않은 도로, 공원과 가정의 정원 등 다양한 장소 등에서 7만 회 정도 온도를 측정했는데요. 그래서 자료를 분석해보니까 가로수처럼 각각 떨어져 심은 나무 혹은 한 그루의 나무라도 주위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도시공원은 거주자와 방문객에게 한낮의 냉각을 제공하지만, 한 그루의 나무가 제공하는 냉각의 효과는 주로 저녁 이후에 발생하는데요, 면적 중 절반이 수관, 수관이 뭐냐고 하면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수관을 거쳐 햇빛이 통과하면 나무 주변의 기온은 저녁 시간대 나무가 적은 지역보다 최고 1.4℃ 정도 낮아지더라는 것이지요.

또 나무 그늘이 만들어내는 냉각 효과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데요, 수관 면적이 20% 정도로 적은 지역에서도 나무가 없는 지역에 비해 새벽 시간 기온이 낮게 나타났다는 겁니다. 알론조 박사는 도시 계획을 통해 그 지역에 존재하는 작은 공간이라도 나무를 심는다면 상당한 냉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앵커]
또 그런가 하면 요즘에는 숲 근처에 사는 숲세권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도시나 도시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사는 걸 굉장히 추구하는데요. 이렇게 녹지 조림이 많은 곳에 살면 건강과 행복에도 도움이 될 거 같은데, 그렇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도시에 녹지공간이 넓어질수록 사람들의 건강이 좋아진다는 연구는 많은데요. 영국 글래스고대 사회 보건·공중보건학부 연구팀은 2022년 10월에 '역학 및 지역 보건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거주지에 녹지공간이 10% 증가할 때마다 65세 미만의 조기 사망률이 7%씩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지역은 주변 녹지공간이 58.5%에 불과하고 건강 상태도 최악으로 나타났고요, 수명손실도 높더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녹지공간이 10% 늘어날 때마다 수명손실률이 낮아지더라는 것이지요.

또 도심 속 녹지공간이 건강뿐만 아니라 시민의 행복에 영향이 크고 특히 경제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이 같은 경향성은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포스텍, 기초과학연구원과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의 공동연구에서는 녹지가 시민 행복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또 유엔의 행복 보고서(2019)에서도 도시 녹지면적이 넓을수록 시민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거처럼 도시 녹지가 늘어나면 사람들의 건강이나 만족도, 행복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도시이다 보니까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도 개선이 될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작년 12월 21일에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도시녹지가 건조한 도시의 여러 위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서는 도시들은 그들이 살기에 더 건강하고 기후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녹색 도시 오아시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의 약 35%가 세계의 건조한 땅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카이로, 멕시코시티, 뉴델리와 같은 대도시들이 포함되며, 총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요, 그들 중 90%는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더욱 몰려들고 사회적 인프라가 적은 이들 대도시는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점점 더 더워지고 오염되고 있으며 취약한 기반시설로 인해 극단적인 기후재난의 충격에 가장 취약한 곳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도시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도시 조림
사업인데요.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건조지 도시의 사례 연구를 인용하여 도시 녹지가 주변 온도와 인접 건물을 냉각시켜 대기를 정화하고 탄소를 격리해주며 토양과 수질에 기여함으로써 도시 인구 증가의 영향을 어떻게 상쇄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도시 녹지 공간은 사회적 결속력과 함께 웰빙을 제공하고 문화적 가치를 촉진해주고 생계와 지역 경제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녹지 공간을 늘리는 일이 상당히 시급하다는 것이지요.

[앵커]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도 도시의 녹지 조림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는 거 같은데요. 그렇다면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도시녹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터뷰]
일단 세계 각국 정부들은 녹지공간 확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FAO 그린 어반 오아시스 프로그램"을 2021년에 시작했는데요. 도시의 기후, 건강, 식품 및 경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도시의 복원력을 향상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녹지공간을 늘리기 위한 정책과 기술 역량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도시들 에게 녹색 공간의 세심한 계획 및 유지관리와 환경에 적합한 나무 및 기타 식물의 선택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 심기 운동에서 필수적인 지역 환경과 도시 경관에 적합한 설계 및 관리 기술을 제고 하도록 권고하고 있지요.

2023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모두를 위한 더 푸르고, 더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라는 주제로 워싱턴 DC에서 제2차 도시 숲에 관한 세계 포럼을 공동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도시들이 더 많은 녹지공간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인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2019년부터 정부와 지자체들이 도시녹지공간을 늘려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까 도시가 인류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인류의 지속적인 삶에도 도움이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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