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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오프사이드 논쟁 끝내러 온 새 판독시스템…11월 넷째주 과학 이슈

2022년 11월 25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파이브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양훼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5위부터 알아볼까요?

[인터뷰]
5위는 한국의 중이온가속기 '라온'이 정상 가동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사업은 총 1조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과학 사업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데요. 중이온 가속기는 수소보다 무거운 이온을 광속 50% 수준까지 가속하도록 설계된 장치를 말합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중이온 가속기 '라온'은 중이온을 가속한 뒤, 비교적 가벼운 이온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표적에, 반대로 무거운 이온은 탄소 같은 가벼운 표적에 충돌시켜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만드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총탄으로 부서진 과녁 파편에서 새로운 물질을 찾는 거라고 이해하면 쉬운데요.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8번째로 중이온 가속기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두 가지 가속 방식을 섞어 쓰는 사례는 외국에 없어서 가장 진보된 성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라온에서 빔 인출에 성공했다고 하던데 이건 어떤 의미죠?

[인터뷰]
어떤 입자가속기든 처음부터 입자를 빠르게 가속할 수 있는 건 아닌데요.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가속 장치 길이만 106m에 달하고요. 총 54개의 가속 모듈로 구성됐습니다. 지난달 라온은 첫 빔 인출 실험을 했는데, 이때 54개 중 5개만 가동했습니다. 자동차로 치면 1단 기어를 넣고 저속주행 시험에 성공한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이번 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전체 장비의 초석이 잘 다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라온이 아직 미완 상태라던데, 어떤 과정이 남았나요?

[인터뷰]
앞서 설명했듯이 가속 장치는 아직 저에너지 구간에서만 완성했고, 각종 실험장치도 아직 설치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연구진은 우선 내년 3월까지 시운전을 마치고 2024년 10월부터는 중이온가속기를 세계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고에너지 구간은 2025년까지 필수 요소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면 우리나라 이름을 붙여서 코리아늄으로 부르겠다 이런 얘기도 들었었는데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4위는 어떤 소식인가요?

[인터뷰]
미국의 달 탐사선 오리온이 발사 5일 만에 달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16일 아르테미스 1호에 실어 발사된 달 탐사선 오리온이 21일, 달 표면에서 약 128km 떨어진 상공을 통과했는데요. 달에 가까이 접근하면서 달 뒷면을 따라 이동했는데, 이때 30여 분 동안 통신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달의 최 근접점을 지난 오리온은 다시 지구와 멀어지고 있는데요. 지구에서 45만km 떨어진 곳까지 갈 예정인데, 이는 지난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운 기록인 40만km보다 더 멀리 날아가는 겁니다.

비록 사람이 타진 않았지만, 유인 우주선으로 개발한 우주선으로는 역대 가장 먼 우주비행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오리온은 오는 12월 1일 지구 귀환길에 올라 11일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착륙할 예정인데요. 마지막 남은 과제는 지구 대기권 진입 때 오리온이 겪어야 할 극한환경을 극복하는 것으로, 시속 4만km의 속도와 2,800도의 고온입니다. 오리온에는 지름 5m 크기의 방열판이 탑재됐는데, 이 방열판 성능을 시험하는 것도 이번 임무의 과제 중 하나라고 합니다. NASA는 지금까지는 오리온이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계획대로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오리온'의 우주 항해가 인류 역사에서 또 하나의 큰 기록으로 남길 바라겠습니다.

3위 소식도 알아 볼텐데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됐지만, 계도 기간을 두면서 현장에서 혼란 가중되고 있다고요?

[인터뷰]
지난 24일, 목요일부터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강화되면서 편의점이나 카페, 식당, 마트 등에서 비닐 봉투 무상 제공은 물론 판매도 금지됐는데요. 문제는 정부가 제도 시행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시민 혼란과 불편 최소화를 이유로 1년의 계도 기간을 둔다고 발표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가장 먼저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안되는 건지부터 정리해볼까요?

[인터뷰]
식당이나 카페 등의 매장 내에서는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사용이, 편의점이나 제과점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됩니다. 이미 대형 마트에서는 비닐봉지 구매할 수 없는데, 이제는 편의점과 제과점에서도 적용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포장이나 배달 손님에 한해 일회용 비닐 봉투를 무상이나 유상으로 팔 수 있습니다. 야구, 농구 경기장 등의 체육시설에서 막대풍선이나 비닐 방석 등의 응원용품도 플라스틱이면 사용이 금지되고요.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 입구에서 비 묻은 우산을 감싸는 일회용 비닐도 이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다고 말은 하지만, 계도 기간을 1년 동안 둔다 이렇게 보도가 되면서 이게 정말 사용해도 되는 건지 안되는 건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인터뷰]
맞습니다. 1년의 계도 기간을 두는 건 단속과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거지, 사용 금지 품목을 사용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현장 혼란을 어쩔 수 없죠. 물론 계도 기간을 두는 거 자체가 나쁜 게 아닌데, 문제는 계도 기간 도입이 너무 갑작스러웠다는 겁니다.

약간의 비용 부담을 각오했던 시민들은 물론 몇 달 전부터 비닐 봉투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안내해온 가게 주인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인데요. 환경 단체들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지역 축소에 이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사실상 1년 유예된 건 환경 정책이 후퇴한 거라며 유예나 계도가 아닌 해당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큰 변화를 몰고 오는 제도는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 하고 그대로 따르는 게 필요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2위는 코로나 19 관련 소식이네요.

[인터뷰]
방역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관련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에 주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40~60명을 오가고 있는데요. 지난여름 재유행을 기억해보면, 사망자가 이 정도 규모였을 때, 확진자는 십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는 5만 명대 안팎을 오가고 있으니 아마도 숨은 감염자 규모가 클 거란 우려를 하는 건데요. 여기에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이 거의 떨어진 상황에서 고령층 감염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접종률은 답보 상태인데요.

그 이유를 유추할 만한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명순 서울대 교수팀이 코로나19 개량 백신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를 했더니,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겨울 재유행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56.9%뿐 이었습니다. 지난 해 80%가 넘었던 거에 비해 꽤 낮아졌죠.

또, 응답자의 36.3%가 코로나 19 겨울철 추가접종이 불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맞아도 걸린다'는 거였고,

백신 안전성 불신과 방역 피로도 증가 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현재 개량 백신은 면역 효과가 훨씬 뛰어나고, 코로나 19에 감염돼도 중증화를 막기 때문에 고령층을 포함한 감염 취약계층은 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 1위는 월드컵 소식이네요. 우리 선수단도 좋은 경기를 치루고 있는데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이 연일 화제라고요?

[인터뷰]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은 국제축구연맹, FIFA가 미국 MIT,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함께 3년 가까이 개발한 건데요. 이 기술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경기장 지붕 아래 12개의 카메라가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트래킹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이렇게 찍힌 영상은 실시간으로 새 판독 시스템을 거치게 되는데, 각 선수의 몸 29개 관절 포인트를 인식해 초당 50회 빈도로 분석합니다. 만약 선수의 신체 일부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면 곧바로 비디오판독실로 신호가 전송되는 거죠.

공인구에도 비밀은 숨어 있는데요. 공인구 '알 릴라' 안에 장착된 관성측정센서는 500분의 1초 단위로 선수가 공을 차는 순간을 정확하게 인식합니다. 경기 중 오프사이드 상황이 벌어지면,

개발한 판독 시스템이 곧바로 비디오판독실로 신호를 전송하고, 결과는 주심에게 전달되고요. 주심이 오프사이드로 판정하면, 시스템이 전송한 데이터가 3D 애니메이션으로 변환돼 경기장 전광판과 중계방송에 그대로 송출됩니다.

[앵커]
이게 지금 누구도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정확하고 빠르게 결과가 나오다 보니깐 존재감이 엄청난데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 했지만 이 시스템들 덕분에 세 번이나 오프사이드 골이 취소가 됐었잖아요.

[인터뷰]
어떻게 보면 사우디가 대이변을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미친 기술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사실 오프사이드는 17개의 축구 규칙 중 전술적 미학을 끌어올린 규칙으로 불립니다. 사실 오프사이드가 없었다면 선수들은 그냥 골대 가까이 최대한 뛰어가고, 공을 전달받기도 하면 되니까요. 오프사이드는 다양한 전술을 만들게 했지만, 워낙 찰나의 순간 발생하는 반칙이라 심판 오심과 관련해 그동안 논란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비디오판독시스템, VAR이 도입됐지만, 기준선이 애매하고 판정까지 평균 70초의 시간이 걸리는 등 문제점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빠른 판단으로 경기 지연 등의 문제도 없어졌고요. 바로 판독 영상을 보여줘 선수들도 골 취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새 판독 시스템 덕분에 팀 전술도 바뀔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앵커]
오심 논란 없는 월드컵이 되길 바라면서, 우리 대표팀의 좋은 경기도 응원하겠습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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