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소희 / 해녀 겸 크리에이터
[앵커]
멋진 자연경관과 수많은 해양 생물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바로 '거제도'인데요. 그런 '거제도'에 앳되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멋진 해녀가 있습니다. 오늘 '저기, 잠깐만요'에서는 해녀 활동은 물론 최근엔 유튜브 활동으로 많은 사람에게 해녀의 세계를 전해주고 있는 거제도 최연소 해녀! '진소희'님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사이언스 투데이 시청자 여러분! 거제도에서 해녀로 일한 지 8년 차 되는 요즘해녀 30살 진소희라고 합니다.
[앵커]
'거제도 최연소 해녀' 타이틀을 갖고 계신데요. 원래부터 꿈이 해녀였을까요?
[인터뷰]
아니요. 저는 제주도에만 해녀 분들이 계신 줄 알았지 거제도에 해녀가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부산에서 전문직으로 병원에서 일하다가 거제도로 이사를 오게 됐는데 집 앞에서 해녀분들이 물질하는 걸 봤어요. 처음에는 같은 전문직이라 단순히 흥미와 관심으로 봤고, 자연에서 일하면서 자기의 능력만큼 벌어가고 워라밸도 좋고, 정년퇴직 없이 연세 많으신 해녀분들도 계속 건강하게 물질을 하신다는 거에 놀랐습니다. 해녀분들의 강인함과 바다가 주는 무한함에 매력을 느껴서 도전해 보았습니다.
[앵커]
멋있어 보여서만이 아니라 직업으로도 큰 매력을 느껴서 해녀를 선택하셨단 말씀인데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처음에는 제가 바다에 직접 들어가서 잡는 해산물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고 좋아서 제가 잡았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서 sns에 올렸는데, 젊은 해녀가 있다는 거에 놀라시고 응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은 분들에게 해녀를 알리고 요즘 해녀들은 물질만 하는 게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한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녀의 일상이나 바다에서 어떻게 채취하는지 거제도 바다 상황과 생태계까지 여러 가지를 기록하고 영상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도 굉장히 잘 보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해녀의 삶! 물질에 관련된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하루에 실제 물질을 몇 시간 동안 하세요?
[인터뷰]
보통 간조 시간에 맞춰 출근을 해서 1시간 정도 물질 준비를 하고, 4시간 정도 물질하고 나와서 씻고 정리하고 퇴근합니다. 성게나 홍합 같은 경우는 손질까지 해야 하는 후반 작업이 있어서 시간이 4시간 정도 더 걸리기도 합니다.
[앵커]
저는 해녀분들이 물질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후반 작업까지 하시는군요! 혹시 해녀가 하는 다른 일도 있을까요?
[인터뷰]
해산물 채취뿐만 아니라 바다에 유해한 해적 생물인 성게나 불가사리, 해파리 구제 사업을 하는데요. 잡아서 지자체에 보내거나 비료로 밭에 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해양정화 활동도 같이 하고 있고 바다에 해삼이나, 전복 종패를 뿌리면서 바다를 가꾸면서 키우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바다 농부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요! 해녀 활동의 수입은 어느 정도 될까요?
[인터뷰]
수입은 자기가 일한 만큼 자기의 능력치에 따라 벌기 때문에 해녀마다 다르지만, 저 같은 경우는 바다 날씨만 좋으면 제 또래들 버는 만큼 버는 것 같습니다.
[앵커]
주로 활동하시는 지역이 거제도이신데요. 그 지역의 특징은 뭘까요?
[인터뷰]
네. 거제도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고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동해 서해 남해의 각 바다를 모두 느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해산물들을 골고루 볼 수 있고 채취할 수 있습니다. 굳이 뽑자면 돌멍게 해삼 소라 바위굴 문어가 유명해요.
[앵커]
굉장히 많은 해산물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거제도에서 요즘에 가장 많이 채취되는 수산물은 뭘까요?
[인터뷰]
지난 달까지 성게 작업을 주로 했고 지금은 돌멍게나 문어 바위굴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혹시, 가장 비싸게 값을 받을 수 있는 '수산물'은 뭘까요?
[인터뷰]
철 따라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산 전복은 저희가 보기도 힘들 정도로 귀해져서 값이 항상 좋아요. 그리고 지금 추석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크기가 크고 예쁜 문어들은 값을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밝은 에너지를 전해 주셔서 저희까지 기분이 좋아지는데 바다 활동이 결코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해녀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인터뷰]
처음 물질 시작했을 때는 수압 버티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귀가 아파서 중간에 나온 적도 있고 병원도 가보고 약도 먹어봤는데도 잘 안되서 물속에서 나와서 계속 압력 평형 연습을 했어요. 몸의 공기 공간과 주변 압력을 조절하는 이퀄라이징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수압에도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퀄라이징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인터뷰]
콧구멍과 입을 막고서 숨을 불어주면 ‘펑’하고 귀가 뚫리게 되는데 이 같은 동작을 물 밖에서 계속 연습했어요. 상체만 아래로 숙여서 하거나 물구나무 서기를 하면서 연습하다 보니 귀 쪽 근육이 유연해지면서 물속에서 좀 더 편안하게 쉽게 이퀄라이징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앵커]
네. 노력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바다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해녀분들이 갖는 노련함도 있겠지만 소희님처럼 나이가 어린 해녀들의 장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해녀로서 소희님의 장점은?
[인터뷰]
일단 물속에서 일한다는 자체가 체력 소모가 엄청 되는 직업이거든요. 제가 젊다 보니 수심도 잘 타고 숨도 오래 참아서 연세가 많으신 해녀분들이 가시기 어려운 더 깊은 곳에서 작업하고, 체력도 좋고 오랜 시간 있다 보니 해산물 채취할 때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앵커]
사실 수영 잠깐만 해도 정말 힘들잖아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럼, 소희님처럼 해녀가 되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도전하면 될까요?
[인터뷰]
저는 일단 무조건 부딪쳐 봤던 거 같습니다. 선주님이랑 해녀분들을 자주 찾아뵙고 도와드리면서 하려는 의지를 많이 보여드렸습니다. 배울게 정말 많거든요. 물때 조류, 바람의 방향, 물속 지형, 물건이 나는 자리 고무옷을 입는 법까지 쉬운 게 아니지만 차근히 열심히 하려는 게 보이니까 좋게 봐주시고 가르쳐 주셨고 시간이 지나니 인정을 해주시더라고요.
[앵커]
영상에 계속 나오지만 가족같은 모습처럼 보이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열정이 지금의 소희님을 만든 것 같은데요. '해녀 소희'가 아니라 '청춘 진소희' 요즘 가장 관심 갖고 계신 분야가 있으실까요?
[인터뷰]
결혼한 지 1년이 됐는데 이제 2세 준비가 제일 관심이 많이 갑니다. 물질을 만삭 때까지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되고 회복하는 동안은 물질이 어려울 테니 임신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해둬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 상황을 버틴 해녀분들이 다시 한 번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앵커]
아마 훗날 소희님이 자녀를 갖게 되신다면 그 누구보다 넓은 세상에서 헤엄쳐본 아이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런 소희님에게 바다는 정말 특별할 것 같아요. 진소희에게 바다란 무엇인지, 그리고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바다는 제게 질리지 않는 게임 같아요 매일 매일이 새롭고 다양한 어종, 해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고 가끔은 차갑고 거친 파도와 조류에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늘 보상을 주며 성취감도 얻고 숨은 해산물 찾기를 하며 임무를 달성하면 제 물질 실력도 향상되는 느낌을 받거든요.
최종목표는 최연소 타이틀을 갖고 해녀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최고령 타이틀까지 달아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저도 건강해야 하지만 바다가 건강해야 저도 오래오래 물질을 할 수 있기에 바다도 잘 보존하며 가꾸고 지켜나가면서 더불어 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앵커]
최고령 타이틀을 얻는 소희씨의 모습을 보는 그 날까지! 저희도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바다로 힘찬 출근 계속 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소희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