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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2020-06-23 16:15:36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구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는 지구 전체 기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바닷물이 급격히 뜨거워지면서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고 하죠. 오늘 '날씨학개론'에서 갈수록 상승하는 바다 온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세계기상기구 WMO는 작년 바다 온도와 해수면 상승이 관측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금도 악화하고 있다는 건데요. UN도 이를 경고하고 나섰다고요?

[인터뷰]
UN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는 "오늘날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전 세계 해안에 사는 많은 사람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해양은 점점 더 산성화되고 있어서 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함께 바다 식량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 이야기는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허파인 바다가 병들고 죽어가면서 기후변화 조절기능도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다가 죽어가는 것은 해수 온도가 빨리 상승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젠 바다도 폭염으로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죠.

[앵커]
2019년 전 세계 해수 온도가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이 그렇게 넓은 바다 온도를 어떻게 재는 것인가 궁금하거든요. 어떤 방법인가요?

[인터뷰]
해양 온도 측정 장비인 아르고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장비는 인공위성과 연결되어 전 세계의 바다 온도를 샅샅이 측정하는데요. 2000년대 초반에 발사된 3,900여 개의 바다 온도 측정 탐사선으로 안테나가 달린 알약 모양의 장치입니다. 아르고 탐사선은 약 1,000m의 바다 아래에서 주로 표류하다가 10일마다 수면 위로 올라가기 전에 2,000m까지 잠수합니다.

그동안 아르고 탐사선은 약 200개의 온도, 압력, 깊이, 전도도를 측정하죠. 이들이 표면으로 부상하면 측정치를 위성으로 전송한 다음 다시 1,000m까지 가라앉아 표류합니다. 2005년에 아르고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 아르고의 데이터는 해양 온도에 대한 매우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전까지 포괄적으로 추정하거나 알지 못했던 바다 온도를 측정하면서 바다 온난화에 대해 더 정확한 관측 및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죠.

[앵커]
무인 해양 관측기기 아르고 시스템에 관해 설명해주셨는데, 열흘마다 바다 깊은 곳에서부터 표면으로 올라와서 해수 온도를 전해주고 있었던 거군요. 그런데 아르고를 통한 관측 결과 바다 온도는 얼마나 상승했나요?

[인터뷰]
2019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바다 온도는 대기 온도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5년 전 유엔 보고서가 전망했던 것보다 해수 온도가 평균 40% 더 더워지고 있다는 건데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연구가 나왔습니다. 올해 1월 대기과학지에 실린 14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세계의 바다는 현재 1초에 히로시마 폭탄 5개를 떨어뜨린 것과 같은 열량으로 뜨거워지고 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들은 195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해저 2,000m 지점의 수온 관측 기록을 분석했는데요. 세계 바다의 수온 상승세가 지난 25년간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1초마다 4개씩 투하했을 때 바다가 흡수한 에너지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물론 이런 바다 수온 급상승은 인류가 만든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이죠.

[앵커]
바다 온도가 히로시마에 떨어트린 원자폭탄 5개의 열량만큼 뜨거워지고 있다니 정말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바다 온도가 이렇게 올라가면 어떤 영향이 있나요?

[인터뷰]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물이 팽창합니다. 즉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간다는 거지요. 우리가 지구온난화로 남태평양 섬들이 물에 잠긴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바로 이 때문이지요. 실제 바닷물 높이가 올라가는 것은 빙하가 녹아서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팽창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세기말에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난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양산성화가 일어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서는 1993년 이후 해양 온난화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해양산성화 등으로 해양 생태계 시스템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호는 기온이 높을수록 산호 표백작용이 촉진되면서 죽어갑니다. 문제는 산호가 죽었을 때, 그것은 암초에 의존하는 물고기의 생존도 위협받는다는 건데요. 모든 물고기 종의 4분의 1은 산호에 의존하고 살아가기 때문이지요. 현재 추세라면 2030년까지 전체 산호초의 60%가 고도로 또는 치명적으로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해수 온도 상승이 해양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요.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가면서 인류에게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는 얘긴데요. 그런데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해수 온도 상승으로 기상 이변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바닷물 온도 상승이 지구대기에 주는 영향은 엄청나게 큽니다. 예를 들어 바다 온도가 1도 오를 경우 대기의 습도는 7% 정도 상승합니다. 2018년 미국과 카리브해 지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플로렌스 당시 바다 수온이 평균보다 1.5도 따뜻하면서 이로 인해 대기습도는 10% 이상 증가했고 이로 인해 엄청난 폭우를 퍼부으면서 강력한 피해를 주었습니다.

또한,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 강력한 슈퍼태풍을 만들어냅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슈퍼허리케인은 바닷물 온도가 이상적으로 상승한 지역인 '해양 핫스팟'에서 발생했는데요. 2017년의 허리케인 하비와 2018년이 허리케인 플로렌스 등은 바로 이 바닷물 온도가 이상적으로 높은 '해양 핫스팟'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이 두 슈퍼허리케인의 영향으로 135명의 사망자와 최대 190조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까 궁금해지는 게 작년 호주에서 발생했던 역대 최악의 산불이 있죠. 이 역시도 근처의 뜨거워진 바다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던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실제 그 당시에 인도양의 해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인도양 다이폴'이라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것이 주변 기압계에 영향을 주면서 호주 쪽으로 굉장히 건조하고 가물고 고온 현상을 만들어 낸 것이죠.

그래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도 꺼지지 않고 엄청난 피해를 줬는데, 지금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앞서 말했던 '인도양 다이폴', 호주 대형 산불 이런 것뿐만 아니라 정말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죠. 이걸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엄청난 피해를 막을 방법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에서 그린뉴딜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캠페인을 지속하면서 지구촌 기후 관측시스템과 지구촌 해양 관측시스템을 통해 지역별 해수면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국가에 도움을 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듣다 보니까 전 세계를 강타했던 슈퍼 태풍이나 슈퍼 허리케인, 역대 최악의 산불까지 모두 지구온난화로 인해 뜨거워진 바다로 인해 생긴 피해라는 사실이 몸소 체감됩니다. 이미 인류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에 나서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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