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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코로나19 우한연구소 유출' 증거 공개…과학계 "근거 빈약"
2020-09-15 16:57:39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집중, 분석하는 '사이언스 취재 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한 중국 과학자의 폭로가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코로나19에 대한 폭로를 해왔던 전 홍콩대 박사가 영국 토크쇼에서 인터뷰한 건데요. 기억하시나요?

[앵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폭로였는데 국내외 언론들이 뜨겁게 반응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 출신의 바이러스학자인 옌리멍 박사가 영국 ITV 루즈 위민이라는 토크쇼에서 현지시각 11일 인터뷰를 한 건데요. 옌 박사는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고, 이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한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는 '연막'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옌 박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논문 두 편을 머지않아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 첫 번째가 현지시각 14일 공개됐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과학계 반응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우한 연구소 유출설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힘을 싣는 대표적인 인물이 트럼프 미 대통령인데요. 취재진과의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 대통령 :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신빙성 높은 첩보를 본 적이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왔다고 확신하는 근거가 뭡니까?) 여러분에게 그걸 말하는 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기자]
한때는 중국의 한 의사가 코로나19가 사스와 에이즈를 합성해 만든 것이라는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가짜 뉴스로 들통 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이제까지 사실상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주장이 계속돼 온 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유래한 후 인간에게 올 때까지 어떤 중간 숙주를 거쳤는지 첫 보고 후 9개월이 넘도록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모두 음모론으로 치부돼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이 나온 거잖아요. 내용이 궁금한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소개하기에 앞서 이 논문은 학술지에 실리거나 동료 검증, 즉 피어리뷰를 거친 것이 아닌, 개방형 정보 저장소인 '지노트'라는 웹사이트에 공개된 자료임을 밝힙니다. 아직은 어디까지나 주장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먼저 제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진화했다기보다는 실험실에서 정교한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이한 성질, 그리고 추측되는 합성 방법입니다.

주장은 간단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연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토대로 6개월 안에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옌 박사는 세 가지 근거를 듭니다. 먼저, 코로나19의 유전자 서열이 중국 충칭시 제삼 군의대와 중국 난징시의 난징사령부의학연구소에서 발견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의심스러울 만큼 유사하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사람 세포에 세게 달라붙는 역할을 하는 부위가 수상쩍게도 2003년 유행했던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부위가 유전적으로 조작됐다는 증거가 유전자에서 나타난다는 겁니다.

세 번째로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퓨린 분절 부위라는 세포 친화력과 감염력을 세게 만드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는 자연에서 나타나는 같은 계통의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부위의 특이한 염기서열은 이 부위가 간단하게 동물 개체 간에서 전달되거나 조합되는 등 자연스럽게 진화한 결과가 아니라 코로나19에 인위적으로 삽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옌 박사는 이 세 가지 근거를 뒷받침하는 유전자 분석 결과도 첨부했습니다. 박쥐 바이러스와 비교해서 유사성을 제시하고,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서 어디에서 유래한 건지 등을 설명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옌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작된 바이러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6개월 안에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연구팀은 네 단계에 걸쳐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준비하고, 사스의 인체 세포 결합부위를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합니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린 세포와 친화력을 높이는 퓨린 분절 부위를 넣습니다. 그리고 유전자를 개시하는 부위를 준비합니다. 효모 등을 이용해 둘을 합성한 결과물을 바이러스에 주입하는 겁니다.

연구진 주장은 이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하며, 각 단계가 한두 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제시하면서 6개월이면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고, 6개월 안에 만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인데, 과학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과학계는 주장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반응입니다. 과학적으로 힘을 얻으려면 논문이 다른 동료 과학자에 의해 검증이 되고 비슷한 논문이 여러 편 쌓여야 하는데요, 이런 주장을 하는 논문이 한 개뿐인 데다, 이마저도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자연 발생설을 뒷받침하는 논문은 이미 수십 편 나왔습니다. 미 국립보건원도 팬데믹 초기부터 수많은 과학자가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했다며, 자연발생설이 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프랜시스 콜린스 / 미 국립보건원 원장 : 이 바이러스가 인공 합성됐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바이러스를 들여다보면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습니다. 틀렸다고 입증된 사실에 대해 추측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건 자연의 생물학 테러입니다.]

[기자]
과학계 대다수 입장은 물론, 공식 입장도 이런 만큼 아직은 확실한 근거와 탄탄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과학계 공통된 의견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옌 박사의 주장이 논문의 형식은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진 음모론에 불과한 상황인데, 옌 박사가 어떤 공신력 있는 논문을 내기 전까진 섣부른 판단은 말아야겠습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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