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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해치지 않아요"…똑똑하게 그물 치는 '거미'

2024년 01월 24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동물을 만나 볼까요?

[기자]
오늘 만나볼 동물은 애완용으로도 많이 키우기는 하는데요, 아마 무섭다거나 조금 징그럽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거미에 대해에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앵커]
거미는 막상 마주하면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워낙 생김새나 크기도 다양하잖아요?

[기자]
네, 거미는 종류만 4만 5천여 종에 달하고요, 국내에도 700종이 넘는 거미가 살고 있는데요, 아직도 새로운 종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거미 하면 우리가 곤충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거미는 절지동물에 속합니다. 곤충보다는 전갈이나 게 등과 더 가까운 거죠. 보통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나뉘는 곤충과 다르게 거미는 머리가슴과 배 두 부분으로 나 나뉘는데요, 여기에 8개의 다리가 있고 보통 8개의 홑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홑눈은 한 개의 수정체와 몇 개의 망막세포로 이뤄진 비교적 단순한 구조인데요, 보통 어둡고 밝은 것을 구분하는 정도여서 거미의 눈은 상의 형태를 파악하는 정도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거미는 언뜻 보면 곤충으로 아시는 분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절지동물이라고 하니깐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고요, 거미의 종류가 4만 5천여 종이라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네요.

[기자]
거미는 또 사는 형태에 따라서도 나눌 수 있는데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것처럼 한 곳에 정착해서 거미줄을 치고 그물에 걸린 먹이를 잡아먹는 거미가 정주성 거미입니다.

흔히 그물형 거미라고도 부르는데요, 보통 거미줄로 날벌레를 사냥해 잡아먹지만 큰 거미의 경우는 그물에 걸린 작은 새까지도 잡아먹습니다. 또 다른 종류는 배회성 거미인데요,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거미줄이 아닌 사냥으로 먹이를 잡아먹는 종입니다.

거미줄을 치는 대신 민첩성을 이용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낚아채는데요, 일부는 메뚜기보다 더 높이 뛰어서 다른 곤충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땅굴에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벌레를 끌고 와서 잡아먹는 은둔성 거미도 있고요, 자기 다리에 거미줄을 감아놓은 뒤 지나가는 곤충을 낚아채는 거미도 있다고 하네요.

[앵커]
거미는 당연히 거미줄을 이용해 먹이를 잡아먹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거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거미가 귀엽다고 반려동물로도 많이 키우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대부분 덩치가 큰 거미인데 어떤 종인가요?

[기자]
거미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거나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죠. 대표적인 애완용 거미는 우리가 잘 아는 독거미, 타란툴라입니다. 타란툴라는 거미류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데요, 보통 몸길이가 15~20cm 정도이고 최대 40cm가 넘는 개체가 발견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앞서 거미의 종류가 아주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타란툴라에 속하는 거미만 무려 1,500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알려진 것처럼 타란툴라는 아주 강한 독을 가졌지만, 이런 종은 일부에 불과하고요, 우리가 애완용으로 키우는 타란툴라는 대부분 말벌보다 훨씬 약한 정도의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맹독을 가진 타란툴라의 경우 사람이 물리면 육체적 손상과 함께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심하면 우울증을 앓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과거에는 사람들이 타란툴라에 물리면 쓰러질 때까지 춤을 추면서 땀을 흘려야 낫는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온 춤과 음악이 지금까지 전해오는 '타란텔라'라고 하네요.

[앵커]
그럼 실제로 이렇게 맹독을 가진 종도 있는 건데, 애완용 타란툴라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건가요?

[기자]
물론 민감한 사람의 경우는 마치 벌에 쏘인 것처럼 통증이나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생에서도 대부분의 타란툴라는 맹독을 가지는 경우가 아주 드문데요, 타란툴라는 더듬이로 사냥감을 찾은 뒤에 큰 덩치와 이빨을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합니다. 그런 뒤에 거미줄로 싸매고 독이빨을 꽂아서 먹이에 독을 주입하는데요, 이빨로 씹어먹는 것이 아니라 독을 이용해 먹잇감의 몸을 녹여서 빨아먹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상대를 제압하거나 먹이를 사냥할 때 특별히 강한 독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또 타란툴라는 생김새와 달리 공격성이 크지 않은 편인데요,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앵커]
타란툴라는 거미줄뿐 아니라 독이빨이 무기가 되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 거미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아무래도 거미에게는 가장 중요한 무기이겠죠?

[기자]
네, 거미는 배 끝, 항문 가까이 위치한 방적돌기에서 얇은 실을 뽑아냅니다. 이 거미줄은 여러 가지 단백질들이 연결돼서 만들어지는데요, 액체로 된 성분이 실처럼 나왔다가 공기를 만나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질겨지는 것입니다. 이 거미줄은 같은 무게의 철보다도 강하다고 알려졌는데요, 유연하고 탄성도 좋아서 평소 길이의 4배 이상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거미줄을 이용해서 자기보다 몸무게가 50배나 더 나가는 먹이를 포획하는 거미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탱글웹 거미는 백 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작은, 그러니까 2cm 남짓한 크기인데요, 거미줄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자기보다 50배나 큰 먹이에 붙인 뒤 들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거미줄의 탄성을 이용해 마치 도르래처럼 거미줄을 만들어서 무거운 먹이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거죠.

[앵커]
영상과 설명을 들어보니깐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이 엄청난 성능을 가진 것 같은데요, 또 거미가 이걸 잘 활용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특히 이렇게 거미줄로 사냥을 하는 경우, 거미는 그냥 거미줄만 쳐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먹이가 더 잘 잡히도록 보완하기도 합니다. 일본 연구팀이 야생 거미를 잡아 놓고 거미줄의 같은 위치에 파리를 놓아뒀는데요, 나흘에 한 번씩 거미줄을 걷어내고 거미가 새로 줄을 칠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비교해 봤습니다.

그 결과, 거미줄이 새로 완성될 때마다 파리를 놓아두던 곳의 수평이나 수직 방향 거미줄이 더 팽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먹이가 거미줄에 걸리면 발버둥을 치면서 진동을 만들어내는데, 이때 빨리 다가가야 사냥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진동이 잘 느껴지도록 더 팽팽하게 거미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미는 어디에 먹이가 잘 걸리는지를 기억했다가 그 부분의 거미줄을 더 보완해 나가는 것이죠.

[앵커]
그냥 커다랗게 만들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생각해서 만든다는 게 굉장히 똑똑한 것 같은데요, 앞서 모든 거미가 거미줄로 사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혹시 거미줄이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나요?

[기자]
네, 덩치가 작은 거미는 가끔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요, 이때도 단순히 바람에 날려가는 것이 아니라 거미줄을 이용해 '비행'을 합니다. '게거미'의 경우 몸무게가 25mg 정도로 아주 작은 편인데 평균 3m의 거미줄을 최대 60개까지 뽑아내서 이걸 마치 삼각형의 돛처럼 만든 뒤 바람을 탄다고 합니다.

특히 게거미는 비행 직전에 앞다리 두 개를 들어서 풍속과 방향을 감지하는데요, 초속 3m 이하의 적당한 바람과 상승 기류가 감지되면 비행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앵커]
네, 그동안은 거미만 보면 그저 무섭다고 생각했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기한 과학 이야기들이 참 많은 동물이었네요. 오늘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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