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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치료 못하면 생존가능성 낮아지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어떻게 치료하나?

2024년 05월 14일 오전 09:00
■ 송 완 /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앵커]
'내 몸 보고서'입니다. 흔히 전립선암이라고 하면 조기발견 시 100%에 가까운 생존율을 보여 '순한 암'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전이될 경우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전립선암도 있어 그저 순한 암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간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송완 교수님 모시고 전립선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전립선이 몸에서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여쭤봐야 할 거 같고요, 전립선암이 어떤 질환인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전립선은 방광 아래, 직장 앞쪽에 있는 밤톨만 한 크기의 남성 생식 기관입니다. 정액의 일부를 형성하고, 정자의 운동을 도우며 영양을 공급하고, 정자를 감염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 바로 전립선암인데요.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암 가운데 하나이며 지난 5년간(2019~2023) 환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암이기도 합니다.

[앵커]
최근 5년 사이 남성 암 중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질환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혹시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전립선암의 주원인으로는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립선암은 가족력도 굉장히 중요한데 약 10%에서 유전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전립선암의 발병 가능성이 8배 정도 높아집니다. 특히 유전성 전립선암은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인 55세 이전에 발병하게 되고, 또한 BRCA1, BRCA2 등의 변이와 연관이 많은데요. 이 유전자는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여성 암인 난소암, 유방암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중 전립선암, 난소암 등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아버지가 전립선암 경력이 있다면 자녀가 딸이어도 그쪽에 난소나 생식기 암 쪽에 확인을 해보는 게 중요할 거 같네요. 전립선암은 '순한 암'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했는데, 생존율이 높아서 그런 건가요?

[인터뷰]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시 100%에 가까운 높은 생존율을 보이기 때문에 '순한 암'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립선암이 전이되는 경우에는 5년 상대생존율이 절반 이하인 45.9%로 크게 낮아져 마냥 순한 암은 아닙니다.

[앵커]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그나마 좋은 편에 속하지만 만약에 그렇지 못하게 되면 예후가 무척 나쁠 수 있기 때문에 좀 방심해서는 안 되겠네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전립선암, 이제 발견해서 치료를 하게 되면 치료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게 되나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되는데요. 아주 초기에 발견된 전립선암의 경우 적극적 감시를 시행하게 되고, 국소 전립선암의 경우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암이 주위 장기나 뼈 등으로 퍼진 전이성 전립선암에서는 대표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가 시행되는데요. 이는 남성 호르몬이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이 호르몬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막거나 속도를 늦추는 겁니다. 대부분의 전이성 전립선암은 치료 초기에 호르몬 치료에 높은 반응률을 보입니다. 그런데 평균 18~24개월 후에는 호르몬 치료에 저항성을 갖게 되는데, 이렇게 호르몬 치료가 듣지 않는 상태를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etastic Castration Resistant Prostate Cancer, mCRPC)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암도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사실 이름조차 생소하고 남성분들 들으시기에 덜컥 겁도 날 거 같습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어진 건가요?

[인터뷰]
전립선암 환자가 호르몬 치료를 계속하게 되면 결국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는 암세포만 살아남게 되는데요. 거세 수준까지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에도 저항성을 갖는 전립선암이라는 의미입니다.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3~5년입니다. 하지만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치료 없이 방치하게 되면, 평균 생존 기간이 12개월 미만으로 다른 유형의 전립선암보다
예후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앵커]
호르몬 치료가 듣지 않는다면 방금 말씀하신 암을 조금 더 강한 방법으로 치료해야 될 텐데,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인터뷰]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더 이상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안드로겐 수용체 저해제나 항암 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항암 화학요법은 세포독성도 강하고 부작용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립선암에도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인 '정밀 의료'가 새로운 치료의 패러다임으로 등장하였는데요. 특히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유방암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된 PARP저해제가 전립선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치료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PARP저해제'라는 게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는 표적 항암의 일종인 거죠? 어떤 효과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는 세포의 복제 과정에서, 손상된 DNA 단일 가닥의 복구를 돕는 효소를 뜻합니다. PARP 저해제는 표적치료제의 일종으로, 약물을 통해 이 PARP가 작용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 가닥이 복구되지 못하도록 유도해 암세포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치료제입니다. PARP 저해제는 특히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암에서 효과적인데요. 실제로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의
약 28%에서 BRCA 변이를 포함한 상동 재조합 복구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고된 연구에 의하면 '올라파립'이라는 PARP 저해제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확인됐는데요. 호르몬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와 관계없이 기존 치료 대비 질병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34%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표적치료제가 새로운 전립선암의 치료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변이 유전자를 가진 암세포만 표적으로 골라서 치료를 하는 거를 이런 방법이다, 말씀하신 거 같아요. 전립선은 사실 암이 아니더라도 고령의 남성분들이 고생하는 분들이 많고, 암 환자도 고령의 남성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새로운 치료는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인터뷰]
전립선암 환자의 약 90%가 60대 이상인데요. 오히려 독성이 강한 항암 화학요법을 부담스러워하시고요. PARP 저해제와 같은 표적 치료제는 훨씬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전립선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전립선암 예방법으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콩, 생선, 신선한 과일과 채소, 특이 토마토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50세 이후에는 매년 직장 수지 검사와 전립선 특이 항원 (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40세 이후부터
검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는 만큼 꾸준한 정기 검진과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앵커]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할 것 같고요, 토마토 제철인데 잘 챙겨 먹어야 할 거 같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송완 교수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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