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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거짓말을 하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거짓말과 과학

2021년 03월 12일 오후 4:15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S' 시간입니다. 거짓말을 할 때 괜히 말을 더듬거리거나 상대방 눈을 쳐다보지 못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셨죠?

실제로, 거짓말을 하면 이런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아이들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산타가 있다는 선의의 거짓말부터 상사의 아재 개그에도 빵 터진 척을 하는 생존을 위한 거짓말까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거짓말을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폴 에크만'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소한 거짓말부터 거대한 속임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거짓말을 평균적으로 8분에 한 번씩 하고, 하루 200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하는데요.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특히 위기의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거짓말을 할까요? 어린이의 거짓말과 관련한 실험은 대개 '유혹 견디기' 형태로 이뤄집니다. 카드 뒷면의 내용을 맞히면 상을 주기로 하고 연구자가 밖으로 나갑니다. 어린이는 달콤한 유혹 앞에서 갈등하고, 잠시 뒤 어린이가 답을 할 때 카드 뒷면을 몰래 봤는지에 대해 물어보는데요. 보통 3세 정도의 어린이 상당수는 자신이 규칙을 위반했다고 고백하지만, 4~5세 이후에는 대부분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린이는 기본적인 인지 기능이 발달하면 충분히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교한 거짓말을 구분하거나 거짓말을 해야 할지 말지는 결정하지 못하는데요. 뇌에서 고등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아직 덜 발달했기 때문이죠. 나이를 먹으면서 전전두피질이 성숙함에 따라 점점 더 다양하고 정교한 거짓말을 만들어내 상황에 알맞게 사용한다고 하네요.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동화 속에 나오는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진다면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없겠죠. 그런데 실제로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지는 않아도 거짓말을 하면 코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뇌에서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요. 이 카테콜아민은 혈압이 상승하면서 콧속의 조직을 팽창시킵니다. 그러면 코끝 조직이 간지러워 코를 만지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을 '피노키오 효과'라고 부릅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를 만지는 것 외에도 눈을 자주 깜빡거린다거나 위를 응시하며 오른쪽을 본다든가 하는 몇 가지 무의식적인 행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디랭귀지만으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요.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바로 '거짓말 탐지기'입니다. 1885년 이탈리아 생리학자 롬 브르노가 맥박 변화를 읽는 방법으로 범인 검거에 성공했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거짓말 탐지기는 1920년 캘리포니아 경찰이 처음으로 범죄 수사에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용되었다고 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거짓말 탐지기의 정확도는 95~97%에 달한다고 합니다. 100%는 아니지만,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물론 아직 거짓말 탐지기의 결과가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진술의 진위를 판단하는 근거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거짓말 탐지기는 어떤 원리로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걸까요? 거짓말 탐지기에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이 폴리프라피 방식입니다. 사람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생체리듬에 따라 그 사실에 대한 진위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센서는 손가락에 3개, 복부와 가슴, 왼팔 등 6곳에 부착해 호흡과 피부의 전기반응, 심혈관 반응 등을 동시에 측정합니다.

이를 그래프의 파형으로 표시하면, 거짓말을 할 때 그래프 파형이 평상시보다 변동이 심해집니다. 그럼 사전에 조사, 기록한 생리 반응 데이터와 비교해 진술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는 기계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코끝의 온도가 미세하게 올라가는 점을 이용한 열화상 카메라, 거짓말을 하면 동공이 커지는 것을 이용한 동공 장비, 또 미세한 떨림을 영상으로 감지해 거짓 여부를 판단하는 '바이브라 이미지' 방식 등이 있습니다.

바이브라 이미지는 부착하는 장비 없이 얼굴만 찍기 때문에 그만큼 오류 가능성이 적은데요. 귀 안쪽에 있는 전정기관이 거짓말 같은 심리변화에 미세하게 떨리는 특성을 이용합니다. 전정기관의 반응에 따라 뇌의 움직임이 달라지는데 이를 특수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하지만 거짓말 탐지기는 정서적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나 예민하거나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람, 정신이상자에게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거나 실제로 상반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하는 것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해 피의자가 자백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는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합니다. 뇌 측두엽 안쪽에는 부끄러움이나 공포감 등을 느낄 때 반응하는 '편도체'가 있는데요. 하지만 거짓말을 거듭할수록 편도체 신호가 점점 약해집니다. 즉, 거짓말을 막는 제동장치가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죠.

'거짓말은 그 자체가 나쁠 뿐만 아니라 영혼을 악으로 오염시킨다'는 플라톤의 말처럼 습관적인 거짓말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명심해야겠습니다. 그럼 '궁금한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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