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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달콤한 사탕 속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 있을까?

2021년 03월 26일 오전 09:00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입안에 쏙 넣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간식이 있죠. 바로 사탕인데요.

그런데 사탕을 이용해 과학 실험이 이뤄지거나 첨단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탕과 관련된 재미있는 과학,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유튜버]
3월 14일 화이트데이는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죠. 사탕을 받으면 기분까지 달달해져 고백의 성공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리는 이처럼 달콤한 사탕을 언제부터 먹었을까요? 현대인들에게 단맛이 널리 퍼진 건 바로 사탕수수를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사탕수수는 연평균 20도 이상 강수량 1500mm 이상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열대성 작물로 인도와 뉴기니 등지에서 재배되었습니다.

사탕수수는 줄기 속에 자당을 농축해 저장하는데, 자당이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이당류로 달콤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사탕수수의 줄기를 잘라서 씹기만 해도 단맛이 느껴져 옛 인도 사람들은 사탕수수의 줄기를 잘라 껌처럼 씹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던 이들은 단지 줄기를 잘라 질겅거리는 것보다 더욱더 진하게 달콤함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고 BC 500년 경에는 사탕수수의 줄기에서 짜낸 즙을 졸여서 갈색 덩어리 형태인 '설탕 덩어리'를 만들어냅니다.

이처럼 설탕의 초기 모습은 흙덩이 같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원당 덩어리를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깨트려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탕은 사탕수수 당즙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자당만을 추출한 것이죠.

이후 사람들은 설탕에 절여 조림한 과일 표면에 하얀 설탕 결정이 생기는 것을 보고 사탕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사탕수수 재배는 일부 지역에서 제한된 규모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설탕을 주재료로 한 사탕의 생산도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대에서는 사탕이 매우 귀한 존재였습니다. 왕이나 귀족 같은 특권층만 사탕을 살 수 있었죠.

우리나라에서도 사탕수수는 대외무역을 통해 수입했는데요. 한국에서 사탕이 얼마나 귀했는지는 역사 기록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문종의 어머니인 '소헌왕후'는 병환 중 사탕을 먹고 싶어 했지만, 끝내 구할 수 없었고 결국 소헌왕후는 사망하게 됩니다.

소헌왕후의 삼년상이 끝나지 않았을 무렵, 누군가가 문종에게 사탕을 바쳤고 문종은 이 사탕을 어머니 위패 앞에 바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탕은 정말 귀한 것이었죠.

사탕은 주로 지배층이 누릴 수 있는 호사였지만 지금은 대중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데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은 만드는 과정부터 식감까지 다양한 재미가 가득한데요. 솜사탕을 만들 수 있는 핵심 원리는 바로 '원심력'입니다.

원심력은 원운동과 같이 고정된 한 점의 둘레를 운동하는 물체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멀어지려는 힘을 말하는데요. 솜사탕 기계 중앙에는 설탕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습니다. 구멍 아래 가스가 계속 가열을 해줘 설탕은 녹아서 액체 상태가 되는데요. 이때 기계가 빠른 속도로 돌아가면서 원심력에 의해 공기와 접촉해 실 같은 반고체 상태가 됩니다. 기계에서 바람을 일으키면 설탕 실이 모여들고, 젓가락이나 막대기에 감으면 달콤한 솜사탕이 완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솜사탕에서 힌트를 얻어 첨단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는데요. 실이 복잡하게 얽힌 솜사탕 구조가 인체 모세혈관과 흡사해 인공 혈관을 만든 것입니다. 미국 반더빌트대학교 성학준 교수팀은 설탕 대신 'PNIPAM'이라는 물질로 실 뭉치를 만들었습니다.

PNIPAM은 인공적으로 만든 사슬 모양의 화학물질로 평소엔 액체 상태지만 32도의 온도에서는 사슬이 서로 결합해 고체로 변하는데요. 온도에 따라 상태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인체에 해를 주지 않아 인공 생체 재료로 많이 사용됩니다. 실제로 연구팀이 실험해본 결과, 솜사탕 기계로 만든 인공 모세혈관은 실제 모세혈관처럼 주변의 세포에 화학물질을 성공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엉뚱한 실험을 한 과학자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막대사탕을 먹을 때 열심히 혀로 핥아 먹다가 중간에 깨물어 먹곤 하잖아요. 그런데 깨물어 먹지 않고 혀로 얼마나 핥아야 막대사탕을 다 먹을 수 있을지 실험을 한 것이죠. 약간은 황당한 이 실험에 대한 결과, 어떻게 나왔을까요?

뉴욕대 쿠란 수리과학연구소와 플로리다주립대 공동연구팀은 흐르는 물속에서 막대 사탕이 녹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연구팀은 막대 사탕을 수로에 넣고 사탕 위쪽으로 물을 흘려보냈는데요. 이때 사탕의 모양과 크기, 물의 속도를 바꿔가며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사탕은 녹아서 언제나 일정한 모양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요. 연구팀은 이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수학 공식을 도출했는데요. 이 공식에 따르면 구 모양의 사탕 1cm를 녹이려면 1000번은 핥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사탕을 핥아 먹는 것도 과학이 녹아있는 셈이죠.

이번 연구는 바다와 같이 흐르는 물이 어떻게 지형을 바꾸는지 연구하는 지질학과 화학물질의 용해를 연구하는 화학 분야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하네요.

오늘 <궁금한 S>에서는 달콤한 사탕의 역사와 과학적 연구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사탕에도 이런 과학이 숨어있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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