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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당뇨·고혈압 있다면 '만성 콩팥병' 요주의

2022년 03월 07일 오전 09:00
■ 김근호 / 한양대학교병원 교수

[앵커]
콩팥은 혈액 노폐물을 걸러내는 몸속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데요. 이런 콩팥에 문제가 생겨 시간이 지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되는데, 당뇨와 고혈압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10일은 '세계 콩팥의 날'인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만성 콩팥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제가 앞서 간단하게 얘기했지만, 콩팥은 우리 몸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 장기라고 하는데요. 교수님께서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콩팥은 10cm 남짓으로 어른 주먹만 한 작은 크기이지만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변을 만들어서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것입니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의 1/4이나 1/5이 콩팥에 도달해서 사구체라 불리는 작은 모세혈관 덩어리로부터 혈액이 걸러집니다. 사구체는 한쪽 콩팥에 약 100만 개씩 모두 200만 개가 존재해서, 전체가 여과시키는 혈액량이 하루에 150ℓ 정도 됩니다.

여기서 단순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사구체 다음에 연결되는 긴 세관을 지나면서 복잡한 재흡수와 분비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 비로소 불필요한 물질들만 남겨져 소변이란 형태로 배설됩니다. 그 밖에 약물을 포함하여 외부에서 투입된 독소를 제거하고, 우리 몸에 중요한 몇 가지 호르몬을 합성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혈압 유지에 필요한 레닌 생성, 빈혈 방지에 필요한 적혈구 형성 호르몬 분비,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 활성화 등이 콩팥에서 이루어집니다.

[앵커]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혈압 조절까지, 정말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는 장기네요. 그렇다면 오늘 알아볼 '만성 콩팥병'은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네, 콩팥의 크기 혹은 모양이 변했거나 기능 이상이 생겼을 때, 의학적으로 콩팥병으로 진단합니다. 대표적인 콩팥 기능 이상은 소변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혹은 적혈구가 빠져나오거나 사구체 여과가 부족하여 혈액에 노폐물이 쌓인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혹은 기능의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콩팥병이라 정의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콩팥병이 3개월 이내에 회복하면 후유증이 없지만, 3개월 이상 지속하면 후유증이 남을 뿐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콩팥 문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콩팥은 문제가 생겨도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인터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환자는 소변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심한 경우에 부종이 나타납니다. 콩팥병의 원인 질환인 고혈압도 중요한 콩팥병의 징후입니다. 허리 통증도 신우신염, 요로결석과 같은 콩팥병 때문일 수 있지만, 척추 혹은 근육 문제인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콩팥병뿐 아니라 대개의 병들이 급성으로 갑자기 심하게 발병하지 않는 한,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 혹은 혈뇨가 있지 않나 확인하고, 혈압을 측정하며, 간단한 혈액 검사로부터 콩팥 배설이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그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콩팥병을 의심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크게는 소변 색깔을 살펴보는 것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소변의 상태는 어떻게 변하나요?

[인터뷰]
네, 지금부터 제가 퀴즈를 하나 내보겠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온 이 병에 담긴 액체들을 소변이라고 생각하시고, 콩팥병 환자의 소변이 어느 것인지 맞춰 보시겠어요?

[앵커]
빨간색과 자줏빛이 낯선데요.

[인터뷰]
정답은 3가지 모두가 해당 될 수 있겠습니다. 가장 갑작스러운 소변의 변화가 붉게 변하며 혈뇨에 피가 섞였다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광이나 비뇨기 문제에 해당되고 또 소변 빛깔이 검붉게 또는 콜라 간장 빛깔로 변하게 되면 사구체신염이 원인이 혈뇨일 수 있습니다. 대게 소변은 맑고 노란 것이 정상인데 간혹 거품이 심하게 생긴다고 하면 거품뇨라 해서 만성 콩팥병의 징후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저렇게 소변에 거품이 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거품뇨는 아주 흔하고 중요한 증상으로 그 원인이 단백뇨일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는 미량의 단백질이 소변에 배출되는데 그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콩팥 손상이 심각한 것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소변은 섭취하는 음식과 약에 따라 색깔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커피, 간장 혹은 콜라 빛깔이면 사구체신염에 의한 혈뇨를 의심해야 합니다. 만약 방광암과 같은 비뇨기계 질환이라면 소변 색이 붉은 핏빛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고, 소변에 핏덩어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앵커]
콩팥이 소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장기니까 소변을 보면 상태를 가늠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콩팥병이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는데, 이게 만성으로 진행되는 건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네, 우리가 흔히 신부전증으로 불러온 만성 콩팥병의 3대 원인 질환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이 있습니다. 당뇨병을 5년 이상 오래 않으면서 혈당 관리가 부실하다면, 미세혈관 합병증이 망막, 신경 그리고 콩팥에 발생합니다. 콩팥 사구체 혈관이 손상되면서 단백뇨가 심해지고 몸이 붓게 됩니다.

다음으로, 고혈압에 의해 손상 받는 장기가 대표적으로 심장, 뇌 그리고 콩팥입니다. 고혈압과 콩팥은 흔히 닭과 달걀의 관계로 비유되는데요, 고혈압에 의해 콩팥병이 발생하기도 하고, 콩팥병에 의해 이차로 고혈압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든 혈압 관리가 콩팥 기능 유지에 아주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구체신염이란 콩팥 자체의 병변으로 시작하는데 아직 잘 밝혀지지 않은 면역학적 기전을 통해 사구체가 손상 받아서 단백뇨와 혈뇨로 시작하는 병입니다.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 일부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 콩팥 조직에서 혈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위험 인자들이 대부분 심혈관계 질환과 유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고혈압과 당뇨병이 그러하고요, 추가하면 동맥경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고지혈증이 중요해서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하고, 비만이 해롭습니다. 몸집이 커진다고 콩팥이 따라서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 비만할수록 콩팥의 부담은 더 커집니다. 또한, 흡연이 혈관에 나쁘게 작용하기 때문에 콩팥 기능에 해롭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만성 콩팥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전 세계적으로 만성 콩팥병 유병률은 성인 10명 가운데 1명꼴로 빈도가 높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그 이유는 콩팥이 노화에 아주 민감해서 40세 이후에 여과기능이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인구의 노령화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현대 콩팥병의 주요 원인이 고혈압, 당뇨병, 그리고 동맥경화입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근래 많이 증가하였고, 따라서 그 합병증인 콩팥병 빈도가 증가한다고 하겠습니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하여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말기신부전 통계자료를 매년 대한신장학회에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투석 혹은 신장이식 환자가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받은 경우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인터뷰]
우선 원인 질환에 따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 의해 시작되었다면 인슐린을 포함한 철저한 혈당 관리가 필요하고, 루푸스와 같은 류마티스 질환이 원인이라면 그에 대한 면역억제요법 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모든 만성 콩팥병에서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두 가지 진행 요소가 있는데, 바로 고혈압과 단백뇨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약제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염분과 단백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더 효과적입니다. 종종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장 속에 생성되는 독소를 제거하는 보조적인 치료약제도 있으나, 콩팥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약물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절염 치료에 흔히 사용하는 진통소염제, CT 혹은 혈관조영술에 사용하는 조영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편, 콩팥이 다 망가지더라도 그 기능을 대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신대체 요법이라 하는데요. 투석과 신장 이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콩팥 기능이 없어질 때 가장 문제 되는 것이 노폐물 축적에 따른 요독증인데, 혈액 투석 혹은 복막 투석 치료로 요독증을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대한신장학회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투석 환자에서 5년 생존율은 80%에 가까워서 외국에 비해 우수한 성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대체 기능이 정상 콩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다른 장기의 합병증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완전한 콩팥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투석보다는 신장이식이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환자에게 맞는 콩팥을 구하기 쉽지 않고, 이식을 받더라도 거부 반응을 예방하려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앵커]
처음부터 콩팥의 기능이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콩팥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첫째 건강한 생활습관 관리, 둘째로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 마지막으로 콩팥병 진단받은 후 진행하지 않도록 전문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은 식이와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관리로 나타납니다. 가능한 한 싱겁게 먹고, 고기와 같은 고단백질을 피하며, 꾸준한 운동을 통해 비만하지 않도록 칼로리 섭취와 소모에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정기검진의 범위는 다양한데, 아주 기초적인 수준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보험을 통해 가능합니다.

즉, 소변에서 단백뇨 검출과 혈액에서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을 측정해서 콩팥 배설 기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평가 외에 초음파 혹은 CT를 시행하면 콩팥의 구조 변화 여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콩팥병이 발병하면 콩팥 기능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콩팥병은 원인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그 원인이 무엇인지 잘 감별하여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침을 수립하고자 전문의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또한, 식이요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콩팥병 환자에서도 육식보다 채식이 바람직합니다. 그 성분으로 말씀드리면, 염분과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인데 그 결과 심혈관 기능 보호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심혈관 기능 개선이 곧 콩팥기능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콩팥병 예방 및 초기에 진행을 차단하는 데 있어서 채식과 과일 섭취가 도움됩니다.

다만, 콩팥병이 진행할수록 칼륨 배설이 감소하고, 고혈압과 단백뇨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이 칼륨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식이 처방을 달리 받을 수 있습니다. 고칼륨혈증이 발견되면, 칼륨 함량이 많은 채소, 과일, 견과류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심한 고칼륨혈증은 부정맥을 초래하여 심장정지 등 치명적 합병증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가 흔히 아는 건강한 식단이 바람직하지만 증상에 따라 세밀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꼭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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