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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원인과 해결 방법은?

2022년 03월 21일 오전 09:00
■ 김미란 / 아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앵커]
최근에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 시간에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뜻대로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어떤 치료를 받는 게 좋은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의학적으로 어떤 상태를 난임이라고 하나요?

[인터뷰]
난임이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1년간 하여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난임이라고 정의합니다. 통계적으로 특별한 피임 없이 3개월 안에 57%, 6개월 안에 72%만이 임신 되며 각 배란 주기당 임신 기회는 약 25%에 불과합니다. 이때 단 한 번도 정상 임신이 안 된 경우를 원발성 난임, 이전에 정상 임신이 있었지만 이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속발성 난임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이어 가는데도 임신이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현재 우리 주위에서 난임 때문에 고통받는 부부들에게 있어서 가장 궁금한 것은, 난임의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난임의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난임이라고 하는 문제가 한 가지 원인으로 일어나는 경우보다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굳이 나누라면 양측 원인, 남성 측 원인, 여성 측 원인, 원인 불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성의 원인으로 인한 경우가 약 40%, 남성의 원인으로 인한 경우가 약 40%, 양측의 원인과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를 각각 10%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난임 비율을 1:1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여성 난임의 원인은 흔한 순서로 배란이 안 되는 경우, 난관이 막혀있는 경우, 자궁 주위에 병이 있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 성교가 잘 안되는 경우, 자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자궁 경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남성 난임의 원인으로는 정자에 문제가 있는 경우와 성교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이 있겠습니다.

[앵커]
여러 원인을 짚어주셨는데, 또 부부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임신이 어려워진다고 하잖아요. 또 병원 치료로 몸이 지쳐있는 경우에도 난임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난임의 빈도는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배우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난임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항암치료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이건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경우라면 추후에 난임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항항화학요법치료가 그런 것이 아니니 반드시 자신의 주치의와 치료 전에 임신에 관한 이야기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과거 인공 중절 수술의 경험이 있거나, 여자분의 나이가 만 35세 이상이거나, 과거 항암 치료를 받았거나, 골반 쪽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난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앞서 난임의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요.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질 것 같은데, 난임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주로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인터뷰]
난임의 치료는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난임 치료에는 기본이 되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몸을 가능한 한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 자연 임신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인공 수정, 체외 수정 등 적극적으로 임신이 직접 성립하도록 하는 치료법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첫 번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 후 그것이 힘들 경우 두 번째 방법을 유도합니다. 원인 파악을 위한 정확한 진단, 적절한 치료, 임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전한 출산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상이면 난소의 노화로 인하여 그 자체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면 난임의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도, 수술을 시행하여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몇 가지 기본 검사 후 보조생식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보조생식술의 방법에는 과배란유도, 인공수정, 그리고 흔히 시험관아기시술이라고 부르는 체외 수정술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과배란유도'란 정상적인 여성은 한 달에 한쪽 난소에서 난자 1개씩 배란 되는데, 이걸 여러 개를 배란할 수 있도록 약을 쓰는 과정입니다. 먹는 약도 있고 주사약도 있습니다. 처음엔 먹는 약을 쓰다가 반응이 없거나 임신이 안 되면 주사약으로 바꿉니다. '인공수정'이란 여성의 배란 시기에 맞추어, 남성의 정액에서 좋은 정자만을 추출하여 자궁 안에 넣어주는 방법입니다. 사실 인공수정이란 말보다는 '자궁내정자주입술'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체외수정술이란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각각 획득하여 몸 밖에서 수정을 시킨 후 일정 기간 수정된 배아를 키워서 여성의 자궁 안에 넣어주는 방법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저희가 난임과 관련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O/X 퀴즈를 준비했는데요. 난임이라는 말이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말일까요?

[인터뷰]
X입니다. 남성에게 원인이 있어서 난임이 되는 경우는 전체 난임 원인 중 약 40% 정도입니다. 남성의 경우 보통 1회 사정 시 1억~2억 정도의 정자가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정자의 수는 거의 반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자연히 불임의 원인을 제공하는 빈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남성 불임의 검사는 여성에 비해 간단하고 단기간 내에 이상 유무를 판별할 수 있으므로 먼저 검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남성의 경우 일차적으로 정액검사만을 통해 가임 능력을 평가합니다. 정확한 정액검사를 위해서는 2~3일 정도의 금욕이 요구되고, 정액검사 결과 수나 운동성 면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면 1주일 정도 지난 후 재검사를 해서 정확한 결과를 얻도록 해야 합니다. 그 결과에서 특정 이상이 발견된다면 세부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비뇨기과적 검사나 치료, 또는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술과 같은 보조 생식술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난임을 치료하는 데 남성보다 여성의 치료가 더 어렵다는 말은 사실일까요?

[인터뷰]
X입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치료가 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남성에 비해 여성의 치료과정이 더 어렵다'라는 것이 맞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체외수정술은 과배란유도, 난자채취, 배아 이식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여성이 감내할 몫입니다. 물론 난자채취하는 날 남성도 정자를 제공합니다만, 남성의 정자 제공은 여성들이 하는 시술과정과 비교하면 매우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지요. 그래서 ‘여성의 치료과정이 더 어렵다.’ 라고 말합니다.

남성난임 치료를 위해 미세 수정술이 개발되었고 대부분의 남성 원인이 이 방법을 통하여 해결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자의 생성이 최소한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만약, 정자 형성이 되지 않으면 남성불임 치료가 매우 힘들어지며 현재 고환 조직에서 정자가 형성되지 않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한번 떨어진 난소 기능은 복구가 안 되고,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 말은 사실일까요?

[인터뷰]
답은 세모입니다. 왜냐하면, 난소의 기능은 난소가 얼마나 많은 난자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정해집니다. 여성은 만 25세에 임신 가능성이 가장 크며 25세 이후에는 점차 그 능력이 떨어집니다. 35세를 기점으로 임신 능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왜냐하면, 난자의 수가 아주 빨리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없어진 난자는 이론적으로 절대 다시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소 기능이 나빠지면 복구가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나이 때문에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난소 기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이유에서이건 과거에 항암화학 치료를 받았는데, 이것이 난소에 치명적 악영향을 줄 수도 있고, 난소 수술을 여러 번 해서 그럴 수도 있고, 또 요즘은 고용량의 면역치료나 장기간의 먹는 항암제 치료로도 난소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경우에 미리 난자를 채취해서 얼려놓거나, 난소조직 자체를 획득해서 얼려놓거나, 혹은 난소보호 주사를 일정 기간 처방하기도 합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항암화학요법 치료 전에 정액을 충분히 보관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난임의 원인과 치료법, 그리고 올바른 정보까지 모두 살펴봤는데요.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게 가장 좋은 거잖아요. 난임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맞습니다. 치료보다 좋은 건 예방이지요. 어느 질병이나 마찬가지로 난임 예방법도 같습니다. 우선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여성 남성 모두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말라도, 너무 비만해도 임신에 악영향을 주니까요. 평소에 규칙적인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을 하시는 게 좋고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이겨낼 만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 번 강조했었는데, 항암 치료를 받게 된다면, 주치의와 치료 전에 임신에 관한 이야기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어리거나 젊은 나이의 여성일수록 유념하셔야 합니다.

[앵커]
네, 오늘 난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명심해야겠습니다. 내 몸 보고서, 아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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