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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기억 송두리째 앗아가는 '치매'… 진단과 예방법은?

2022년 04월 11일 오전 09:00
■ 박건우 /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교수

[앵커]
인생의 소중한 추억까지 모두 앗아가는 병, 치매. 우리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70대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추산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 치매의 원인과 진단, 예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박건우 신경과 교수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치매는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에게까지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큰 고통을 주는 질환인데요. 우선 치매가 어떤 병인지, 정의부터 알려주시죠.

[인터뷰]
치매는 의학적으로 뇌에 병이 생겨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을 못 하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인지 기능은 우리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필요한 언어, 남을 이해하는 능력, 계획하는 능력 등을 이야기합니다. 상당히 고차원적인 정신 능력이죠. 그리고 이런 것들이 떨어지니까 일상생활을 못한다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평소에 잘하던 시장 보기, 은행에서 돈 찾기 등을 잘 못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을 의학적으로 치매라고 합니다.
 
[앵커]
기억력 저하를 비롯해 치매의 증상이 참 다양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치매에 걸리면 어떤 행동을 보이나요?
 
[인터뷰]
일단은 가장 많이 알고 계신 게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기억력만 떨어진다고 치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기억력과 인지 기능 즉,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서 계속 엉뚱하게 오해하거나, 길을 헷갈리거나, 없어진 물건을 찾다가 '혹시 누가 가져간 거 아니야?' 등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진행이 되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심리상태를 보이게 됩니다.

또, 아주 심하게 진행이 되면 그것도 아무것도 못하고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요. 대부분 치매가 어떨 때 심한지 여러 연구를 해보니 이런 것이 아주 간단합니다. '어? 저 사람이 저런 사람이 아닌데, 왜 저렇게 지혜롭지 못하게 행동하지?' 라는 느낌이 들 때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판단 능력, 그리고 남이 봤을 때 다소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다 등의 증상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어르신들은 기억이 깜빡깜빡한다면 치매를 먼저 걱정하시거든요. 치매와 건망증은 정확히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이것이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쉽게 풀어서 기억을 한다는 것은 3가지입니다. 기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것을 머리에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그리고 저장된 것을 끄집어 내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치매에 가장 많은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같은 경우에는 기억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예 입력이 안됩니다. 학습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것을 잊어버립니다. 만약, 머리를 다쳐서 기억 저장소가 망가졌다고 하면 최근 것도 옛날 것도 망가지겠죠.

그런데 우리가 건망증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억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끄집어내는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끄집어 내는데 약간의 힌트를 줍니다. '그거' 하면 '아, 맞아 맞아' 그렇게 반응이 나오거든요. 더 쉽게 이야기하면 식당에서 돈 안 내고 그냥 나오면 '돈 내고 가셔야죠' 하면 건망증은 '아차' 싶으시면 '어이구 미안합니다' 하고 지불하시지만 최근 기억이 안되시는 분들은 '내가 언제 밥 먹었냐', '왜 당신이 그러느냐' 같은 반응을 보이실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치매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치매의 원인은 뇌에 생기는 모든 병이 치매 상태를 나타냅니다. 뇌의 생기는 모든 병 중에 우리가 치료할 수 있는 것들이 있죠. 그래서 치료할 수 있는 사람들은 치료하고 남아있는 분들이 문제가 되는데, 이분들이 지금 현재 전체 치매 어르신의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몇 가지 병으로 축약이 되는데 가장 많은 것이 알츠하이머병이 70% 정도 됩니다. 반복된 중풍에 의해 생기는 뇌경색에 의한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이라고 몸이 굳어지는 병이 있는데 그것에 의한 치매 등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앵커]
대표적인 몇 가지 병을 알려주셨는데, 통계를 보면 나이가 올라갈수록 치매 환자도 급증하거든요. 그렇다면 노화가 치매에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어떠한 병이든 노화가 결정적인 것을 보여주는 수치가 있습니다. 보통 60대에는 치매 어르신이 100분 중 한 분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70대가 되면 10분 중에 한 분입니다. 80대가 되면 4분 중에 한 분이고 90대가 되면 3분 중에 한 명 꼴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리가 뇌를 오래 쓰다보면 뇌세포 자체가 노쇠해지기도 하고 오랫동안 썼기 때문에 주변에 노폐물이 축적이 되고, 그것을 잘 청소해야 하는데 청소능력도 떨어지게 되어 이러한 쪽으로 병이 축적되는 겁니다. 우리는 그러한 것을 의학적으로는 신경변성질환이라고 하는데, 신경변성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이 있습니다.
 
[앵커]
고령층으로 갈수록 발병 위험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말씀이신데요. 일단 치매로 진단받으면 치료법을 받게 되나요?
 
[인터뷰]
일단 치매 진단을 받게 되면 너무 많이 충격을 받는데, 일단 이 병은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단을 받고 상당히 오랜 기간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 올바르게 대처하며 주변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병원이나 치매안심센터나 가족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자신을 도울 수 있고 가족을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성이 된 상태에서 그분의 뇌에 대한 건강을 지켜주는 것, 그리고 그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정확히 못 듣고 못 보게 되면 문제가 되니 백내장이나 청력에 관해 다 확인하고 악화되는 요소를 제거한 다음에 병원에서는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약을 쓰게 됩니다. 우리가 이해 안 되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나타낼 수 있거든요. 오해하고 망상에 빠지고 환각을 볼 수 있는데 이럴 때에는 그것을 제어하는 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많이들 치매하면 나쁜 인상이 있는데 TV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벽에 똥 바르고, 사람 때리고, 수시로 밖으로 나가는 등 이런 속상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아까 이야기 한대로 초기에 잘 진단하고 치료하면 그런 현상까지 가지 않는 예쁜 치매로 오랫동안 같이 지낼 수 있습니다.
 
[앵커]
악화 요소를 제거하고 올바른 관리가 중요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치매 조기 진단 방법도 궁금합니다. 일찍 알아내면 훨씬 더 대비를 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치매라는 것이 인지 기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을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면 인지 기능은 떨어졌는데 일상생활은 아직 할 수 있는 전단계를 우리가 경도인지장애라고 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많이들 기억력만 생각하시는데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초기를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8가지로 추려왔는데요. 깜빡 깜박 겁니다. 어떤 일을 하고 기억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아다니고, 날짜 가는 것을 모르고, 자주 가던 길을 잊어버리고, 음식을 가스에 올려두고 태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잘 안 떠오릅니다. 때로는 심한 오해, 망상, 환각 같은 것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 정도 나타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자주 나타나면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 병원을 한 번 찾아가 봐야 합니다.

[앵커]
치매 예방에는 어떤것들이 도움이 될까요?

[인터뷰]
많이 고스톱 등을 이야기하시는데 이런 것들은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고요. 저는 일반적으로 운동을 추천합니다. 운동이라는 것이 뇌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데 고혈압, 당뇨병 모두 치료법이 운동 아니겠습니까? 뇌혈관이 튼튼해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개선이 되기 때문에 뇌에 축적되어 있는 노폐물을 잘 빼냅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피곤하여 좋은 잠도 잘 수 있고, 운동을 하면 뇌 자체에서 신경을 성장시키는 인자가 조금씩 나옵니다. 그래서 회복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운동이 어떤 약보다 아주 강력한 치료적 예방적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박건우 신경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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