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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위암, 초기에 치료받으면 생존율 90%…조기 진단법은?

2022년 07월 18일 오전 09:00
■ 김유민 / 세브란스병원 교수

[앵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의 하나인데요. 조기에 발견한 경우 생존율이 90%에 달할 만큼 완치율이 높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위암의 원인과 치료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유민 세브란스병원 위장관 외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사람의 위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질환이 있지만, 가장 두려운 게 위암이잖아요? 위암이 어떤 병인지 의학적으로 정의부터 내려주실까요?

[인터뷰]
네, 우선 위는 상복부 가운데 있는 주머니 모양의 장기입니다. 위는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근육을 움직이고 위액을 분비해서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잘게 부순 다음에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강력한 위산을 이용해서 음식물과 함께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세균을 무력화시키기도 하고,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주는 물질을 분비하기도 합니다.

이런 위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위암이라고 합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이며, 위암 유병률은 전체 암의 14.9%로 전체 2위, 남자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위점막에서 발생하는 위샘암종이며 일반적으로 위암이라고 하면 위샘암종(위선암)을 말합니다.

[앵커]
대부분은 위생암종 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위암의 진행 단계와 전이 과정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네, 위의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의 4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샘암종, 편하게 위암이 림프절 전이에 상관없이 위벽의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 조기 위암이라고 합니다.

진행성 위암은 위암이 근육층이나 장막층에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를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위암이 확산하는 경로는 위 주변의 림프관과 림프절, 혈관, 복막을 통하여 확산되며, 이렇게 확산한 암세포가 간, 폐, 뼈 및 뇌 등의 다른 장기와 배 안의 장기를 싸고 있는 복막에서 암 덩어리를 형성한 경우 위암이 전이 되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체 위암 중 조기 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수술로 치료한 위암의 약 절반가량이 조기 위암으로, 조기 위암은 완치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표준 치료를 시행한 경우 조기 위암은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을 보이는 반면, 암세포가 위벽의 근육층 이상으로 침범된 진행성 위암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20~70%로 급격히 떨어지므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위암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완치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아주 좋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위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뭘까요?

[인터뷰]
네, 위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위암에 특이적인 자각 증상이 없는데요. 다만 속 쓰림, 소화불량, 잦은 트림이나 오심, 구토, 복통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암의 증상은 위암이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많아서 증상만으로는 위암이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위암은 궤양을 동반하지 않는 한, 종양이 어느 정도 자라 장기의 기능을 방해할 때까지는 자각증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위암이 진행되면 종양이 크기가 커지면서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소장으로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아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느끼거나, 음식물을 토하기도 하고, 이로 인하여 체중이 감소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어드는 증상만 있기도 합니다. 또한, 위암이 궤양을 동반하거나 궤양성 병변의 경우에는 위에 출혈이 생기면 피를 토하거나 변 색깔이 검게 보이는 흑색 변을 보기도 하고 이로 인하여 빈혈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앵커]
자각증상이 초기에 없는 것 보니깐 어쨌든 정기검사가 중요 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인터뷰]
네,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서양 국가와 비교할 때 최고 10배까지 높은데요. 위암의 발병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다른 서양 선진국의 2배 수준에 이릅니다. 게다가 전암 병변인 만성 위축성 위염의 유병률도 높아 증상이 없는 일반인도 40세가 되면 건강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까지 위암의 발병 원인이나 기전에 대하여 정확하게 밝혀진 내용은 없으나 유전적인 소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의 반복적인 위 점막 손상, 발암 물질의 반복적인 자극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사람이 잘 걸린다고 하니깐 40대에서는 정기검진을 잘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외에 위암을 초래하는 환경적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위암의 원인으로는 만성 위축성 위염, 장 이형성, 위소장 문합술, 식이 요인, 유전 요인, 기타 환경적 요인 등이 있습니다. 위암이 생기는 데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맵고 짠 음식, 불에 탄 음식,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는 적게 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면, 위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음주나 흡연, 스트레스도 위암의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우성 유전 질환인 선종성 대장 폴립 환자는 일반인보다 위암 발병 빈도가 약 7배 정도 높습니다

[앵커]
그런데 제가 위염에 자주 걸리면 위암에 걸릴 확률도 높다 라는 말도 들어봤고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위장 질환이 심해지면 위암이 진행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사실일까요?

[인터뷰]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악성 위궤양과는 달리 양성 위궤양은 위암으로 진행하지 않은 전혀 다른 질병입니다. 다만, 위암이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내시경에서 궤양이 있다면 조직검사를 통한 감별진단이 필요합니다. 양성 위궤양이라도 추적 내시경 검사로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위염의 경우는 모든 위염이 위암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축성 위염 중 일부가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고 이것은 나중에 위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축성 위염이 모두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축성 위염의 정도와 범위가 심할수록 암의 발생은 그만큼 비례하므로 위내시경 검사를 더 자주 반복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축성 위염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위내시경으로 꼭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위축성 위염은 특히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치료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앵커]
위에 걸리는 다양한 질환이 위암과는 확실히 다른 질병이긴 하지만 위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잘 검사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위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인터뷰]
암의 치료방법으로서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요법 등이 있으나 위암은 현재까지는 수술적으로 완벽한 절제가 없으면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위암의 치료는 현재까지 수술이 표준 치료이며, 수술로 절제하는 방법은 암세포가 침범한 범위나 전이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시경 및 전산화단층촬영 (CT) 검사 결과 암의 진행된 정도가 초기인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 하 절제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고,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개복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암이 점막에만 국한되어 있고 림프절 전이도 의심되지 않는다면 내시경으로 암세포가 있는 위 점막을 도려내는 내시경 점막 하 절제술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암의 진행 정도가 더 심할 때, 다른 장기로 전이 소견이 없는 경우는 수술로 종양이 있는 위 2/3나 전부를 절제하고, 암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주변의 림프절도 제거한 뒤 남은 소화기관을 연결해줍니다. 이전에는 명치에서 배꼽까지 복부를 절개해서 개복수술을 하였으나, 요즘에는 배에 5mm~2.5cm 정도의 구멍을 1개에서 5개 정도 뚫어 위와 위 주변 림프절 절제술과 소화관을 다시 연결하는 수술을 하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합니다. 만약 수술로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원격전이가 있을 경우에는 항암치료가 권장되고 있는데요. 수술로 위암을 제거한 후에 재발을 예방하기 위하여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항암제로 암의 크기를 작게 만든 후에 수술하려는 경우에도 항암 화학 요법을 씁니다.

방사선 요법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수술 전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는 아직까지 수술 후 위암의 재발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없어 일반적인 치료법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위암의 치료에 있어서 방사선 치료는 수술이 불가능한 위암 환자나 수술을 했지만 재발한 위암 환자의 통증 억제, 출혈이 있는 위암 병변의 지혈 및 재발한 암으로 인해 좁아진 소화관(장) 부위를 넓히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한국인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서 잡아내기에는 쉽지 않은 이 위암,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장 중요한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활에서 어떤 것을 지켜야 할까요?

[인터뷰]
위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가공식품, 소금에 절인 음식, 훈제 식품, 불에 태운 고기를 될 수 있는 대로 피해야 합니다. 반면 비타민은 위암 발병을 막는 강력한 방어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이들 영양소가 포함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합니다. 금연을 실천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40세 이상, 흡연자 등은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무증상 정상인을 대상으로, 40세부터는 적어도 2년에 한 번 위내시경을 시행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가족 중 위암에 걸린 사람이 있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과 같은 내시경 소견이 있는 위암 발생의 고위험군은 의사와 상의하여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제대로' 잘 먹는 게 중요 하고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40대에는 적어도 2년 이상 위내시경을 해 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김유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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