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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HOT5] 우주선으로 소행성 충돌 시험 첫 시도…9월 넷째 주 과학 이슈

2022년 09월 23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과학 소식을 되돌아보는 사이언스 핫파이브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양훼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5위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5위는 중입자 치료센터가 국내에 처음으로 문을 연다는 소식인데요. 중입자 치료기는 빠르고 간단하게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으로, 후유증도 적어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데요. 우선 모습은 과학 실험에 쓰이는 방사선 가속기와 비슷합니다. 대신 전자나 수소가 아닌 탄소 입자를 쓰는 점이 다른데요. 탄소 입자를 빛의 80% 속도로 올려 암세포를 공격하는 원리인데, 가속된 탄소 입자가 암세포에서만 에너지를 폭발시켜 암세포 속 DNA를 끊어 사멸시켜 치료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풍선 열 개 가운데 일곱 번째 풍선이 암세포라면 엑스레이 치료는 앞에 여섯 개 풍선을 모두 터트린 뒤에야 암세포를 공격합니다. 중입자 치료는 일곱 번째 풍선인 암세포만 골라 터뜨릴 수 있는 겁니다. 중입자 치료기는 수술이 어려운 두경부암이나 생존율이 낮은 폐암, 췌장암 등에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데요.

현재 중입자 치료기는 일본과 독일 등 6개 나라에서 15기가 운영 중입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중입자 치료센터 건물을 완공했고, 최근 장비 설치까지 마친 상태고요. 앞으로 6개월 정도 미세조정과 시험가동을 거친 뒤 내년 봄 실제 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세의료원은 치료 효과가 좋은 전립선암 환자부터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고요. 중입자 치료기의 도입으로 5년 생존율이 30% 이하인 3대 난치 암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앵커]
전립선암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암이라고 하는데 환자들한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얼른 상용화되면 좋겠습니다. 4위는 지진 관련 소식이군요.

[기자]
이번 주 강력한 지진이 세계 곳곳에서 연달아 일어났는데요. 우선 타이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건물은 무너지고 도로 곳곳이 갈라지는 등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난 17일 규모 6.4, 지난 18일 규모 6.8의 강진이 2차례 연달아 일어났고, 규모 5 안팎의 여진 또한 잇따랐다고 합니다. 19일에는 태평양 넘어 멕시코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의 규모는 7.5로, 올해 일어난 전 세계 지진 가운데 2번째로 강했는데요.

신기한 건 5년 전인 2017년 9월 19에 규모 7.1의 강진이, 1985년 9월 19일엔 규모 8.1의 강진이 멕시코에서 발생했다는 건데요. 그래서 멕시코에서는 매년 9월 19일에 지진대피훈련을 해왔는데, 올해는 지진 대피 훈련을 끝내고 1시간도 안 돼 진짜 지진이 발생했던 겁니다. 멕시코인들에게 9월 19일은 지진 공포의 날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타이완과 멕시코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들인데요. 불의 고리는 전 세계 화산의 75%가 몰려있고, 지진의 90%가 일어나는 곳 요동치는 건가 싶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이완과 멕시코 지진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공교롭게 시기가 일치한 거지 단층대가 서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3위도 살펴볼게요. 3위는 모발 이식과 관련한 소식이군요?

[기자]
네, 탈모로 고민인 분들이 정말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 도움될 만한 연구성과가 나왔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바로 머리카락을 두피에 손쉽게 심을 수 있는 생체 성분의 특수 접착제를 개발했습니다. 모발 이식은 탈모를 치료하는 직접적인 치료법이지만 모낭을 옮겨심는 방식이라 이식 가능한 수량이 한정적이었는데요. 이번에 개발한 건 모낭 없이도 머리카락을 단단히 심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핵심은 생체 친화 물질로 만든 특수 접착제인데, 타닌산과 의료용 실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타닌산은 흔히 와인을 마실 때 느끼는 떫은맛을 내는 성분으로, 과일 껍질이나 견과류 등에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입니다.

타닌산 자체가 접착력이 강해 다른 물질과 빠르게 결합하는데, 우리가 와인을 마시고 떫은맛을 느끼는 것도 타닌산이 혀에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개발한 특수 접착제는 가열했다가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 접착력이 크게 올라갔는데, 쥐 피부에 모발을 심고, 3가닥만 당겨도 몸 전체가 끌려 올 정도로 피부에 단단히 고정됐습니다. 이식한 모발의 한 달 뒤 생착률을 보면 돼지 피부가 80% 정도 생착해 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과 달리 쥐는 피부 바로 밑에 근육이 있어 이식 모발이 오래 견디지 못했지만, 사람의 피부층과 유사한 돼지에서는 강력한 생착력을 보인 건데요. 접착제 성분은 14일이 지나면 모두 분해돼 배출됐고, 염증 반응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하고요. 모낭이 없는 상태라 이식된 머리카락이 자라진 않지만 빠지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심을 수 있고, 사람 피부와 유사한 돼지 피부에서는 수개월 정도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생착률 등을 높여야 해 임상 돌입까지 2년 정도 남았으며, 임상 기간 1~1.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해 빠르면 3~4년 뒤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앵커]
머리카락은 자라지 않지만 손쉽게 탈모를 보완할 수 있으니깐 큰 관심을 받았던 소식이었고요, 다음 2위는 개량 백신 접종 관련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19 개량 백신 접종이 다음 달 11일부터 시작됩니다. 이번에도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부터 접종을 시작합니다. 오는 27일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되고, 다음 달 11일부터 접종할 수 있습니다. 기초 접종을 마친 일반 성인도 다음 달 11일부터는 잔여 백신으로 당일 개량 백신을 접종할 수 있습니다.

3차 접종이든 4차 접종이든 접종 횟수와는 무관하지만, 마지막 접종일 또는 확진일로부터 넉 달 정도 지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번 주부터는 2회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접종도 시작됐는데요. 지난주 독감 의심 환자 수가 외래환자 천 명당 4.7명으로 다시 유행 기준인 4.9명 아래로 떨어져 코로나 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가 한풀 꺾였습니다.

또, 조금 전에 전해드렸지만, 전국 단위 대규모 혈청 역학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97%가 코로나 19 항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잖아요. 항체 양성률이 97%나 되니까 '이제 안전하구나. 백신 추가 접종 필요 없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고, 새 변이 바이러스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여전히 백신 접종의 필요성은 남아 있습니다. 아직 팬데믹의 끝이 오지 않았고, 올겨울 또 한 번의 재유행이 예측되는 만큼 고위험군은 물론 일반 성인 역시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펜데믹의 끝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 같고요. 끝으로 이번 주 가장 주목받은 소식은 뭔가요?

[기자]
네 우주선을 소행성과 충돌시켜 궤도 변경을 시도하는 인류 최초의 지구 방어 시험 소식이 이번 주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을 이 시험은 우리 시각으로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인데요. NASA의 우주선 '다트'가 초속 6.6km의 속도로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실험으로, 우주 공간에서의 당구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소행성 충돌 시험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도 특별하지만, 우주선과 소행성의 충돌 과정을 생중계한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 생생한 장면을 담아낼 주인공은 우주선에 실려 날아간 큐브샛 '리시아큐브'입니다. 리시아큐브는 지난 11일 다트에서 분리됐고, 현재 디모르포스에서 55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 큐브샛은 충돌 2~3분 후 디모르포스에 접근해 촬영하는 것으로 프로그램돼 있는데, 충돌구와 파편들을 촬영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 지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NASA의 계획은 디모르포스에 다트를 충돌시켜 공전 속도를 1% 이상 단축하는 것인데요. 충돌 충격으로 약 100톤의 암석 물질이 산산이 흩어지면서 디모르포스에 약 10m 폭의 충돌구가 생기고, 공전 궤도가 모 천체인 디디모스에 좀 더 가까운 쪽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트 미션은 지구 충돌 위협이 있는 소행성을 지구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만약 이번 시험에 성공하면, 디모르포스는 인류가 궤도를 바꾼 첫 번째 소행성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27일 아침이잖아요. 이 실험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실험 결과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양훼영 기자와 함께 한 주간 가장 주목받은 소식을 모두 짚어봤습니다.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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