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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환자 10명 중 7명 사망…생존율 낮은 '담도암'

2023년 06월 19일 오전 09:00
■ 윤지선 /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앵커]
담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한 암이지만, 생존율이 췌장암 다음으로 낮고,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인데요. 정기적인 검진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 에서는 담도암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지선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담도암은 췌장암, 위암 등에 비해 생소한 암인데요. 담도암이 정확히 어떤 암인지 설명을 좀 해 주세요.

[인터뷰]
담도암은 지방을 소화,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소화액인 담즙을 수송하는 관인 담도에 발생하는 소화기계 암입니다. 담도의 구조를 저는 나무에 빗대어 환자들께 설명 드리는데요. 간을 커다란 나무라고 생각하면, 담즙을 만들어내는 간세포가 나무의 잎에 해당하고, 잎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이동하는 나무의 잔가지와 큰 줄기에 해당하는 것이 담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담도의 끝, 즉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십이지장에 연결되어있고, 만들어진 담즙의 일부는 담도의 일부에 해당하는 담낭, 즉 쓸개에 저장이 되었다가 식사 시에 십이지장을 통해 배출되게 됩니다.

따라서 담도, 담낭암은 담즙이 이동하는 경로에 해당하는 담도 및 담낭의 상피에서 유래한 암을 통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암이 발생하는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간 내부에 발생한 간 내 담도암, 좌/우 간 내 담도가 모이는 간문부암, 간 밖에 위치한 간 외 담도암, 담낭에서 발생한 담낭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 소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길에 발생한 암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담도암에 걸려서 진행이 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인터뷰]
암에 의해 담도가 막히면서 담즙이 원활히 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담도 내에 고여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황달이 있습니다. 황달은 담즙에 함유된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체 내에 쌓여, 눈의 흰자위, 피부, 점막 등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으로, 황달이 있을 때 소변 색이 붉고 짙게 변할 수 있고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해서 변 색깔이 회색빛을 띄기도 합니다. 담즙산이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고여있는 담즙에 의해 2차적 담관염 및 담낭염 등을 유발되어 중증의 전신 감염인 패혈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암에서 일반적으로 동반되는 불특정한 피로감, 체중 감소,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앵커]
관찰이 가능한 증상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담도암에 걸릴 경우 생존율은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2022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의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9%입니다. 일반인이 5년 뒤에 생존할 확률을 100%라고 가정할 때, 담도암에 걸릴 경우 10명 중 7명이 사망하는 것입니다. 담도암은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유명한 췌장암 바로 다음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입니다.

다른 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생존율은 담도암의 진단 당시 진행 정도, 즉 병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로부터 얼마나 퍼져있는지에 따라 2%에서 50% 정도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최근 진행성 담도암에서 면역 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요법이 나오고 있어 향후 담도암의 생존율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담도암에 걸리면 회복이 됐어도 재발과 전이가 잘 되는 편일까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담도는 간 외에 노출된 부분의 길이가 7-10cm, 지름은 1cm가 채 되지 않은 작은 기관으로 간으로 가는 주요 혈관 구조 및 위, 췌장 등의 다른 장기와 밀접하게 닿아있습니다. 더불어 담낭의 경우, 장막이라 부르는 외부막이 간 쪽 면에는 존재하지 않아 진단 시에 간으로의 직접적인 침범이 흔히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해부학적 특징으로 인해 담도암은 진단 시에 전이 혹은 국소 진행성으로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완치 목적의 수술 이후에도 60~70%의 환자는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사망률도 높고 재발과 전이도 잘 되는 나쁜 암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그렇다면 왜 이 담도암이 생기는 걸까요?

[인터뷰]
명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진 바는 없지만, 반복적인 담도염증, 간 내 담석증, 간경화, B형/C형 간염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 간흡충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흡충증은 기생충인 간흡충이 담도에 기생하며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민물고기를 익히지 않고 먹을 시 감염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대구, 경남, 부산 등 낙동강 인근 지역의 담도암 발생률이 전국 대비 높았고,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지역별 암 발생지도에서도 담도암 환자의 분포가 낙동강 인근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담도암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인터뷰]
기본 혈액 검사 및 암 표지자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CT, MRI 등이 있습니다. 복부 CT가 암 진단 시 가장 기본적인 검사에 해당하며, 담관을 조영하여 관찰하는 MRI 기법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영상학적으로 담도 내 종괴가 의심되는 경우, 역행성 담관조영술을 통해 담도 내 종괴에 대한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간 내 종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간 조직검사를 통해 조직학적 확진이 가능합니다.

[앵커]
국내 발생 현황이 궁금합니다. 국내 담도암 환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특별히 담도암이 많이 발생하는 성별이나 위험군이 있을까요?

[인터뷰]
담도암은 서구권을 기준으로는 연간 10만 명당 0.35에서 2명이 진단되는 희귀암에 속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보고에 따르면 약 40배까지도 유병률이 높게 보고되어, 아시아의 상대적 유병률이 높은 암종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담도암은 7,452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국내 전체 암 발생의 3%를 차지하는 9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에 해당합니다. 2020년 기준 담도암 환자를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54%, 여성 46%로 남성에서 조금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연령별로도 20대부터 50대까지는 10만 명 당 담도암 발생률이 2~9명으로 한 자릿수를 보이다가 60대부터는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져 많게는 10만 명당 100명대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러한 담도암이 조기발견이 어렵다고 하는데, 초기에 인지할 수 있는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담도암은 대부분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발견이 어렵습니다. 더불어 위암에서처럼 초기 진단을 위한 예방검사를 진행하기가 해부학적인 구조상 쉽지 않은 암에 해당합니다. 황달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암이 진행하여 담도를 막고 있는 상태로, 이미 수술적 처치가 어려운 시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담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60대 이상이라면 복부 초음파 등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조기발견이 어려운 특징까지 갖고 있군요. 담도암은 어떻게 치료 하나요?

[인터뷰]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수술을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를 절제합니다. 암의 발생한 위치에 따라 수술 범위가 달라지게되어 간 내 담도암의 경우는 간 절제술만으로 수술이 종결되기도 하고, 간 외 담도암의 경우는 간을 포함해 췌장 일부까지 절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어 진단 시점에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20~30%에 불과합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담도암 혹은 전이성 담도암 환자들은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합니다. 담도암의 표준 1차 항암 화학요법은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표준치료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인 치료법이 없어 약 10여 년간 정체되어 있었으나, 작년 면역 항암제 더발루맙을 병용하는 치료법이 기존 항암 화학요법과 비교해 2년 시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하여 국내 허가를 받았습니다.

'더발루맙' 병용요법은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도 수술이 불가한 담도암 치료의 표준 치료로 등재되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국내 의료진이 주도해 국내 환자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가 절반 이상 포함된 글로벌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국내 담도암 치료에 더욱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치료기술이 발달을 해도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게 예방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담도암을 예방하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모든 암이 그러하듯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 방법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담도암의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것들을 피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수칙들을 지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B형, C형 간염 보균자인 분들은 국가 검진에서 실시하는 복부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챙겨주시고, 건강한 식이 습관을 유지하고, 과하게 음주하지 않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조기발견을 위해서 정기검진을 받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지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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