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내 몸 보고서] 잠들지 못하는 밤 '불면증'…극복은 불가능한가?

2023년 07월 03일 오전 09:00
■ 신원철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앵커]
잠은 잘 자면 보약이라고 하지만, 자야 할 때 숙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마음도 몸도 괴로운 분들이 많을 텐데요. 불면증은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3명 정도가 겪고 있는 만큼 현대인의 피할 수 없는 고질병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수면장애 즉 불면증에 대해 알아보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극복 방법도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동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잠을 잘 잘 때도 있지만, 때론 잠이 안 올 때도 있잖아요. 잠 못 자는 것만큼 괴로운 게 없는데 그렇다면 의학적으로 '불면증'이란 게 도대체 뭔가요?

[인터뷰]
불면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증상이죠, 불면증은, 야간에 잠들기 힘들거나, 잠든 후에 1번 이상 깨거나, 새벽에 너무 일찍 깨는 증상 중 1개가 있으면,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서 낮에 졸리고, 피곤하고, 짜증이 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한 개 이상 동반될 때를 말합니다.

[앵커]
그저 밤에 잠이 잘 안 오는 것만이 불면증이 아닌 것 같은데, 불면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긴 하지만 특별히 불면증 증세를 많이 호소하는 부류가 있나요?

[인터뷰]
말씀하신 것 같이 불면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약 30% 이상에서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젊은 사람보다는, 60세 이상의 나이가 든 분들에서 더 흔합니다. 또한, 평소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분들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 교대근무와 같이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에서 불면증 환자 수의 추세는 어떤지 궁금한데 혹시 과거에 비해 많은가요?

[인터뷰]
전체 인구의 약 30% 이상에서 불면증을 겪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매년 수면장애, 불면증으로 진료받는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2016년에는 49만 명이 불면증으로 진료받았으나, 2021년에는 70만 명이 진료를 받아서,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는 것 처럼 숙면이 건강에 굉장히 중요한데요, 불면증, 가장 큰 원인은 어떤 것일까요?

[인터뷰]
WHO에서 불면증은 선진국의 전염병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잘 살고 우리가 편하게 살게 되면 그만큼 불면증이 많습니다.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스트레스, 불안, 걱정, 과도한 빛 노출, 소음,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 노화, 복용하는 약물과 신체질병, 교대근무, 정신질환 등의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중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과도한 걱정과 불안은 신체를 흥분시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잠을 자야 할 시간에도, 뇌를 활성화 시키고, 신체를 흥분시켜, 생체시계가 꺼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잠들기 힘들고, 잠든 후에도 수시로 깨게 합니다.

[앵커]
신경 쓸 게 많고 수시로 자극을 받는 환경에 있는 선진국 사람들이 겪는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고 계속해서 피로가 쌓이는 수준을 넘어 우리 건강에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인터뷰]
우리의 신체와 뇌는 열심히 일을 한 결과로, 우리 신체에 많은 피로물질을 쌓이게 하고, 세포를 손상 시키는 염증 물질, 산화물질 등과 같은 몸의 찌꺼기를 만들게 됩니다. 잠을 자면, 이러한 피로물질이 제거되고, 또한 잠자는 동안 몸에 쌓인 찌꺼기를 제거됨으로써, 건강한 잠은, 우리 몸이 회복하고, 재생하고, 치료하여, 몸을 리셋 시켜 건강한 몸으로 깨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낮으면, 이러한 잠의 회복기능이 되지 않아서, 고혈압, 당뇨, 비만, 뇌졸중, 심장질환, 집중력저하, 치매의 발생을 높이고, 나아가서 사망률도 높이게 됩니다.

[앵커]
잠을 잘 자면 좋겠지만 잠이 안 올 때 양을 세기도 하고 일어나서 다른 걸 해볼까 고민하기도 하는데, 잠을 청하는 게 좋을까 다른 행동을 하는 게 좋을까요?

[인터뷰]
잠자리에 들었는데, 또는 자다가 깼는데, 그대로 누워있으면, 쓸데없는 잡생각이 계속 드는 것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만일, 20분 내로 잠에 들지 않으면 침실에서 나와서, 거실이나 조용한 방으로 가서, 재미없는 책을 읽거나, 복식호흡이나 명상을 하다가 졸리면 침실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몇 일 하다 보면 중간에 깨는 시간이 줄거나 쉽게 잠드는 것을 경험 하시게 될 것입니다.

[앵커]
한 자리에서 너무 잠이 안 오면 계속 애쓰기 보다는 잠자리를 한 번 옮겨봐라 이런 조언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녁 운동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되나요? 혹은 몸이 너무 뜨거워져서 잠이 더 들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던데 어떤 게 맞나요?

[인터뷰]
깨어있을 때 하는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 전후로 하는 운동이 수면에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잠드는 시간으로부터 4시간 이내에는 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유산소운동을 삼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체온은, 아침에 깨어나서 잠들 때까지 조금씩 상승하여, 잠들기 2-3시간 전에 체온이 가장 높아지고, 이후 다시 조금씩 체온이 떨어지면서, 멜라토닌이 뇌에서 분비되어 잠을 자게 됩니다. 그런데 잠들기 2-3시간 전에 유산소 운동을 하여 높아진 체온이 이전의 체온을 떨어지는데, 3시간 이상 걸리게 되어, 운동을 해서 몸이 피곤해질지는 몰라도 체온이 높아서 멜라토닌이 더 늦게 분비됨으로써, 깊은 잠을 방해하게 합니다.

[앵커]
또 궁금한 게 직장인들이 평일에 쌓였던 피로를 푼다며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건강한 수면습관에 방해가 될까요?

[인터뷰]
주 중에 비해서, 주말에 더 늦게 자고, 더 늦게 깨어나는 것을 사회적 시차라고 합니다. 우리의 생체리듬은 하루 최대 1시간 정도 이동하게 됩니다. 주말에 잠자고 깨는 시간이 더 늦어지게 되면, 주말 2일 동안 2시간 생체리듬, 일주기 리듬이 늦추어져서 월요일에 아침에 깨기 힘들고, 하루 종일 피곤한 월요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말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려면, 주 중에 잠자는 시간보다 +/- 1시간 정도 내로 잠들고, +/-1시간 정도 더 늦게 일어나서, 최대 2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도 과도한 낮잠을 야간 수면을 방해하므로, 낮잠은 20분 이내로 잠자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우리 몸의 리듬을 지키는 게 중요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것도 궁금합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 수면 유도제를 약국에서 사서 드시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걸 먹어도 되는지 궁금한데 어떤 분들은 그렇게라도 자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이런 의견도 있거든요.

[인터뷰]
일시적으로, 심하지 않은 불면증일 때, 부작용이 적은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만성화된 불면증이나, 심한 불면증이 있는 분은, 이러한 수면유도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면유도제 뿐만 아니라 어떤 수면제도, 잠을 못 자는 원인을 제거해주지 않으며, 이러한 약물은 잠들게 하고 깨지 않도록 도와주지만, 깊은 잠은 도리어 줄이게 하여,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면증은,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잘못된 수면습관을 없애는 것이 극복 방법입니다.

[앵커]
앞서서 체내온도가 수면에 중요하다고 해주셨는데, 최근 열대야로 인해 잠을 못 이루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게 조언,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인터뷰]
한밤의 대기의 최저 온도가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날을 열대야라고 합니다.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체온이 떨어져야,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생체시계가 꺼지게 되어 쉽게 잠들고, 깊이 잠들게 됩니다. 하지만 열대야가 되면, 잘 시간이 되어도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되어, 잠들기 힘들고, 깊은 잠을 못 자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침실의 최적의 수면온도는 16~20℃라고 합니다. 따라서 잠들기 3~4시간 전부터는 체온을 올리는 유산소 운동하지 말고, 야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시고 선풍기와 에어컨을 사용하여, 실내 환기를 시키고, 실내온도를 낮추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온도가 너무 낮으면, 혈관이 수축하여 몸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1~2시간 정도 선풍기와 에어컨의 타이머를 설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저희도 경험해봤던 것이 불면증이다 보니 궁금한 게 많아 질문을 많이 드렸는데요. 시간이 훌쩍 지나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잠이 안 올 때 꿀잠을 잘 수 있는 꿀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인터뷰]
취침루틴을 추천 드리고싶습니다. 취침 루틴은 정해진 기상 시간으로부터 7~8시간 전에 취침시간을 정하시고, 취침 1시간 전부터,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하게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이완시키는 수면훈련을 말합니다. 이에는, 스트레칭과 요가, 복식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법, 명상법이 있습니다. 이중 복식호흡은 깊은숨을 들여 마시고 내쉬는 호흡법으로, 횡경막을 자극해서,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몸의 산소농도를 높여주어, 긴장이 높은 분들은, 잠들기 전에 꾸준하게 하거나, 낮에도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해보시면 긴장을 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앵커]
잠 못 이루는 분들 많으셨을 텐데 오늘 교수님이 알려주신 꿀팁들 잘 기억하시면서 모두 꿀잠 주무셨으면 좋겠습니다. 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