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날씨학개론] 올여름 강력한 태풍 예고…태풍 전망과 엘니뇨 연관성

2023년 07월 04일 오전 09:00
■ 반기성 / K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올해 5월 적도 부근에서 발생한 2호 태풍 마와르가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는데요. 5월은 아직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높지 않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슈퍼태풍으로 발달하면서 괌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주었죠. 이례적인 태풍을 보면서 기후전문가들은 올여름 태풍이 매우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오늘은 올여름 태풍전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태풍은 너무나 익숙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기준은 무엇인지 모르겠거든요. 정확히 태풍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실까요?

[인터뷰]
열대성 저기압 중에서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것을 태풍이라 하는데요. 지구 상에서 연간 발생하는 열대성저기압은 평균 80개 정도이며 이를 발생 해역별로 서로 다르게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Typhoon), 북대서양, 카리브 해, 멕시코만 그리고 동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호주 부근 남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크론 (Cyclone)이라고 부르지요. 다만, 호주 부근 남태평양 해역에서 발생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은 윌리윌리(Willy-Will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태풍은 그 기본적인 성격이 열대성 저기압이므로 강하게 발달할 수 있는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 조건은 첫째, 태풍이 발생하는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야 하지요. 일반적으로 27℃ 이상의 해수 온도 역에서 발생하고 해수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강해집니다. 둘째, 대류권 중층의 상대 습도가 높아야 하는데요. 만약 대류권 중층의 습도가 낮으면 대류권 중층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건조해서 섭동을 안정화해 불안정성이 약해져 태풍 발생이 어려워집니다. 셋째, 대류권 하층의 회전하려는 성질(절대와도)이 커야 하는데요. 기류가 회전하려는 성분이 있어야 태풍이 발생하고 발달하게 됩니다.

[앵커]
그리고 또 올여름에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엘니뇨가 왔던 해에는 태풍이 더 많이 발생하는지, 또 태풍의 강도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여러 연구결과를 가지고 알아보기로 하지요, 먼저 한국해양대학교 설동일의 논문 ‘엘니뇨․라니냐 현상과 태풍과의 관계’에서는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정반대인 엘니뇨와 라니냐 시기에 태풍의 세기는 어떤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는 25년간(1986-2010년)의 우리나라 기상청 및 일본 기상청 자료를 사용하여 엘니뇨,라니냐 현상과 태풍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는데요. 엘니뇨 시기의 태풍 발생 숫자는 라니냐해 보다 약간 줄어든다고 결론지었는데요. 다만 태풍의 세기는 엘니뇨가 발생한 해의 강도가 가장 강하였음을 밝혔습니다.

엘니뇨 해에는 태풍의 중심기압이 라니냐 해보다 낮았으며 중심최대풍속도 더 강했는데요. 엘니뇨가 발생한 해가 라니냐가 발생한 해보다 중심기압은 6hPa 가 낮고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2.1m가 강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엘니뇨 해에 태풍이 강해지는 원인은 태풍의 발생 해역과 밀접하다고 밝혔는데요. 엘니뇨 발생 년에 태풍은 라니냐 해보다 동경 150도 이동 해역과 북위 10도 이남 해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제가 기상청의 태풍통계자료를 가지고 분석해 보니 정말 엘니뇨 해의 태풍이 라니냐 해의 태풍 발생지역보다 더 남동쪽인 동경 150도 동쪽, 북위 10도 이남에서 많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붉은 원안에 태풍이 많이 발생한 해가 엘니뇨가 발생했던 2015년에서 2016년 태풍 발생지역도 이고요. 그 옆의 그림은 라니냐가 발생했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의 태풍 발생지역도입니다.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는 붉은 원안의 지역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빈도는 낮은데 엘리뇨인 경우에는 강도는 더 세진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작년에 라니냐 해였음에도 힌남노 같은 강한 태풍이 몰려왔잖아요. 그렇다면 올여름에는 더 강한 슈퍼 엘니뇨라고 하는데, 태풍도 슈퍼 태풍이 올까요?

[인터뷰]
국립해양조사원 해양 예보과가 발표한 ‘엘니뇨와 라니냐 기간에 발생한 태풍 분석’에 따르면 태풍의 발생 빈도수를 이용, 기간별 태풍의 발생위치를 분석했는데요. 분석해보니 엘니뇨 시기에는 동경 150도 동쪽 지역과 북위 10도 이남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태풍이 발생하고 라니냐 시기에는 동경 150도 서쪽 지역과 북위 10도 이북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더라는 것이지요.

이들은 그림처럼 태풍이 발생한 위치를 AREA 1 부터 6까지 여섯 구역으로 나누어 발생빈도를 분석했는데요. 엘니뇨 시기에는 가장 남동쪽에 있는 AREA 6에서 많이 발생했고요. 라니냐 시기에는 AREA 3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높다는 겁니다. 가장 먼 남동쪽에서 발생한 태풍은 저위도의 뜨거운 바다를 지나면서 강력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경북대학교의 강남영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엘니뇨 경향을 띠는 환경에서 태풍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특징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태풍이 강해지는 것은 엘니뇨 시기가 라니냐 시기보다 그림처럼 각 지점에서 체감하는 태풍 총에너지(LACE)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제가 볼 때는 올해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라온다면 강력한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니까 종합을 해보면 엘니뇨가 왔던 해에 태풍은 더 강하게 발달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엘니뇨 시기에 이런 태풍들이 우리나라로 오는 가능성도 커지는 걸까요?

[인터뷰]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의 분석에서 엘니뇨 기간에 발생한 태풍은 평년이나 라니냐 기간에 발생한 태풍보다 남동쪽에서 발생하면서 강도가 라니냐 해보다 강하다고 밝히는데요. 안영인 박사가 여러 논문을 인용한 글을 보면 엘니뇨 때나 라니냐 때 발생한 태풍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하고요. 다만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41m 이상인 태풍은 엘니뇨 때가 11회로 라나냐 때의 8회보다 더 많았다고 해요.

엘니뇨 해에는 태풍 발생지역이 라니냐 때보다 더 남동쪽이 되므로 발생지역과 멀리 떨어진 중국이나 필리핀으로 상륙하는 태풍 수는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한반도와 일본의 경우 엘니뇨가 발생하면 라니냐가 발생할 때보다 상륙하는 태풍의 수가 조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강력한 태풍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인터뷰]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풍 발생 숫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태풍의 강도는 계속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따라서 엘니뇨가 발달하는 올여름에는 기후변화와 상승효과를 일으킨다면 8월부터는 매우 강력한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태풍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요.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은 미리 결박하고, 창문은 창틀에 단단하게 테이프 등으로 고정하고요. 하수구나 집 주변의 배수구를 미리 점검하고 막힌 곳은 뚫어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침수가 예상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물 등은 모래주머니, 물막이 판 등을 이용하여 침수를 예방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저지대나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지하 공간이나 붕괴 우려가 있는 노후주택·건물 등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태풍 때 대피준비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했으면 합니다.

[앵커]
네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강력한 태풍이 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좀 꼼꼼하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K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