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저기, 잠깐만요] 조회수 2억천만 회 영상의 주인공, K댄스를 알리는 안무가 메이제이 리

2023년 08월 17일 오전 09:00
■ 메이제이 리 / 안무가

[앵커]
지금 K팝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데는 음악뿐 아니라 '칼 군무' 같은 퍼포먼스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댄스계에서도 K댄스 열풍이 거셉니다. 유명 안무가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저기 잠깐만요' 오늘은 유튜브 조회수 2억천만 회 영상의 주인공이자, K댄스를 세계에 알려온 안무가, '메이제이 리'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사이언스 투데이 시청자에게 자기소개부터 해주시죠.

[인터뷰]
안녕하세요. 댄서, 안무가 그리고 모티프 댄스 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메이제이 리입니다. 안무를 창작하고 다른 아티스트의 퍼포먼스 디렉팅, 그리고 레슨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앵커]
메이제이 리(may J lee)가 본명이신가요?

[인터뷰]
보통 댄서들은 본명 이외의 댄서 네임을 따로 많이 갖고 있는데요. 저는 우선 5월에 태어나서 메이(May)를 붙였고요. 여기에 제 본명이 이지현인데, 지현의 제이(J), 이 씨의 리(Lee)를 붙여서 메이제이 리라고 단순하게 지었습니다.

[앵커]
K댄스 전파에 메이제이 씨도 많이 기여하셨잖아요. 어떤 작업을 해왔고, 어떤 성과를 이뤄왔는지 직접 소개해주실까요?

[인터뷰]
지금은 독립했지만 전에 소속 돼 있던 원밀리언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까지 제가 출연한 영상의 조회수를 합쳐보니까 10억 회가 넘더라고요. 그 중에는 2억천만 뷰, 1억천만 뷰, 1억 뷰, 이렇게 1억 뷰가 넘는 영상이 세 개나 있습니다.

한국에서 댄스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수 1억이 넘은 댄서는 제가 최초였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만큼 한국 안무를 세계에 알려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대중적으로 더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티스트와 협업, 방송 활동 때문인데요. 제이팍, 박재범 씨의 노래 'ALL I WANNA DO'에서 단발머리 댄서로 얼굴을 알리게 됐고요.

또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 트레이너로 출연한 뒤로는 거리에서도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그밖에 작업이 정말 많은데, 아티스트와는 대표적으로 가수 트와이스, 헤이즈, 효민, 이홍기, 수란, 배우 박민영씨 등과 함께 했고 브랜드로는 나이키, 현대자동차, 스타벅스, 스프라이트 등 다수 광고에 출연했습니다.

[앵커]
굉장히 여리여리 해 보이시지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깐 정말 파워풀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춤을 시작하게 됐는지부터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궁금한 게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면서요?

[인터뷰]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명확한 목표 없이 그냥 공부하고 취미로 춤을 추던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그러다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고 크게 감명 받아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게 큰 전환점이 돼서, 제가 정말로 원하는 게 춤이라는 것을 깨닫고, 춤을 취미가 아니라 진로로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죠.

그때부터 춤과 관련된 학과는 어떤 게 있는지, 지금이라도 준비할 수 있는지 알아보며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짧지만 치열한 준비 끝에 실용댄스학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여기서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공연이나 레슨을 하면서 댄서, 안무가로 커리어를 쌓았는데요. 이때 스트릿댄스, 탭댄스,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되면서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6살 즈음부터 '메이제이 리'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서 활동을 했습니다.

[앵커]
앞서 트와이스, 헤이즈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했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지금 안무 코칭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인터뷰]
사실 올해는 어깨가 좀 안 좋아서 춤 활동은 쉬고 있어요. 그래도 가장 최근에는 작년 3월에 데뷔한 XG라는 아이돌 그룹과 작업했는데요. 데뷔 전 1년 정도 댄스 트레이닝과 안무 작업 그리고 메인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했습니다. '티피토즈'와 ’, 마스카라’라는 곡도 함께 했는데요. XG가 멋지게 활약하고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요. XG 친구들이 앞으로도 열심히 잘 해나가길 응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메이제이 씨가 창작한 안무 영상 중에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무려 2억천만 뷰를 기록한 게 있는데요. ‘worth it’이라는 노래에 안무를 붙인 건데, 어떻게 탄생한 영상인지 들려주시죠.

[인터뷰]
그때 제 나이가 27살 이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저는 아르바이트, 춤 연습 그리고 댄스 수업까지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이제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지쳐있어요. 그래서 집에서 인기곡 랜덤 재생을 해놓고 멍하게 있었는데, 굉장히 신나는 멜로디가 나오더라고요.

그때 저도 모르게, 약간 해탈한 마음으로 저희집 강아지한테 달려가서 방정맞게 뛰었더니 강아지도 같이 방방 뛰더라고요. 그 곡이 끝날 때까지 그렇게 막춤을 신나게 췄어요. 그 기분을 이어서 그 자리에서 집중해서 1시간 만에 바로 안무를 완성했는데요. 그게 바로‘Worth it’입니다. 이게 그렇게까지 큰 인기를 끌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이때까지 저는 수강생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 영상이 뜬 이후로 수강생이 폭발적으로 늘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춤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기본적으로 저는 춤추면 막춤이 나오던데 정말 다르신 것 같은데요. 메이제이님이 왜 사랑 받는지, '메이제이 리 안무의 매력은 이것이다’, 어떤 걸까요?

[인터뷰]
제 춤의 매력은 희노애락이 잘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제 춤을 보며 사람들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저의 에너지를 전달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제 춤이 사람들에게 활력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잠깐 쉬어갔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부상 때문이라고 알려져서 팬들의 걱정이 컸는데요. 어떤 일이 있었나요?

[인터뷰]
갑자기 다친 부상은 아니고, 오랫동안 춤을 춰오면서 오른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2019년에 갑자기 큰 통증이 몰려오면서 걷기조차 어려워졌어요. 그때 어떻게든 활동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 몸과 마음의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원밀리언에서도 독립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독립하고 나니까 마음이 너무 불안했어요. 댄스신(scene)은 워낙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조금만 쉬어도 감각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다시 활동하기 어렵거든요. 댄서가 춤을 못 추게 되니까 일상이 무너지고, 동료들도 제 곁을 떠나가면서 심한 무기력증에 시달렸어요.

그러다 '더는 이렇게 지낼 순 없다',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기운을 차려서 지금의 모티프 댄스 아카데미를 만들고 다시 안무가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은 괜찮으신거죠?

[인터뷰]
지금은 어깨만 부상이 왔지만 괜찮습니다.

[앵커]
얼른 다 나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무 창작의 세계도 궁금한데, 어떤 노래를 듣고 내 해석과 개성을 불어넣어서 안무를 만드는 거잖아요.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모든 창작 작품이 다르듯이 창작 과정도 사람마다 다른데요. 그래서 일반적인 어떤 순서 같은 것을 설명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제 경우는 집중해서 안무를 짜면 보통 일주일 안에 끝나요. 그런데 그 작업을 시작하기 전이 오래 걸리죠.

저는 제 안의 감정이나 영감을 바탕으로 안무를 짜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오지 않으면 시작조차 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평소에 연습을 충실히 하고 영화나 책, 음악을 통해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려고 노력해요.

예전에는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유니크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지칠 줄 모르고 창작을 시도하는 에너지와 계속해서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모든 것을 몸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몸 관리도 창작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요즘 많은 분이 취미로 춤을 배우고 있는데요. 흔히 춤에는 그루브(groove), 그러니까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인터뷰]
그루브를 어떤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직선보다 곡선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소위 그루브가 있다고 하면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데 걸리는 게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를 말해요. 여기에 자기만의 느낌을 가미하면 정말 멋진 춤이 되죠. 어렵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그냥 이렇게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자신 있게 리듬을 탈 수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사실 일반인들의 마음속에도 아주 기본적인 춤의 맛을 보고 또 그 즐거움을 느껴보고자 하는 욕구가 있거든요. 그런데 어디서 전문적으로 배우기는 부담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혹시 무슨 팁이 있나요?

[인터뷰]
가볍게 부담감보다는 시도해보는 즐거움으로 자신이 가장 춤추고 싶은 노래부터 접근해보시면 좋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곡은 몸과 마음을 더 움직이게 해주거든요! 요즘 유튜브나 SNS에 안무 영상도 많이 올라와 있고 릴스 같은 창작 안무도 많이 있어서 가볍게 따라 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또 우리가 헬스장이나 공원에서 운동할 때 자기 스스로 잘 못한다고 창피해서 운동을 포기하지는 않잖아요. 춤도 똑같이 몸을 움직이는 건데,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아서 자기 모습을 어색하게 느낄 뿐이에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부터 하나씩 시도해보면 점점 욕심이 생기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질 거예요. 이것조차 혼자 할 엄두가 안 나는 분들은 가까운 학원의 왕초보반을 찾아 하루라도 체험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좀 용기가 생기는 것 같은데 언제 한번 알려주시죠. 혹시 그럼 메이제이 씨처럼 안무가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인터뷰]
정말 다양한 길이 있기 때문에 딱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대학에서 춤을 전공하거나 댄스신에서 인정 받아서 안무가가 되는 방법도 있죠. 당연히 춤 실력과 창작 실력은 필수고요.

하지만 오늘 제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춤을 사랑하는 마음이에요. 안무가가 되겠다는 목표 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춤을 사랑하는 마음, 초심을 잃지 않고 연습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그래야 춤을 더 연구하게 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죠. 그게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면 내가 무대에서 빛나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안무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저를 끊임 없이 움직이게 했고 안무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춤으로 나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을 때, 훌륭한 안무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물론 그 경지를 향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요.

[앵커]
겸손한 말씀이십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메이제이 리의 꿈을 들려주시죠.

[인터뷰]
20대의 저는 오직 실력과 커리어를 위해서 달리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30대에는 주변을 더 둘러보고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신 사랑과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 다양한 일을 벌이고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춤이 제 인생에 큰 동기부여가 됐듯이,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가슴 뜨거운 동기부여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틀을 정해두지 않고 저답게 계속 나아가고 싶습니다.

[앵커]
이미 많은 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계신 것 같은데 앞으로 부상 당하지 마시고 좋은 퍼포먼스 많이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메이제이 리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