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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 베이징! 중국 과학 중심지…세계 최우수 과학도시

2023년 09월 25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학도시,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느 도시로 떠나볼까요?

[기자]
오늘 둘러볼 도시는 전 세계에서 과학 역량이 가장 우수한 도시인데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기관들이 대거 밀집해있는 세계적인 과학도시입니다. 어디인지 영상을 통해 먼저 만나보시겠습니다.

오늘의 과학도시는 중국 베이징입니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이자 중국의 정치·경제 권력의 중심지인데요, 인구가 무려 2천만 명이 넘고 면적은 1만 6,000㎢로 서울의 스물일곱 배에 달합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과학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빠르게 커졌는데, 그 중심에 있는 과학 중심지로도 떠올랐습니다.

[앵커]
베이징이 중국의 정치·경제 중심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요, 전 세계의 과학 중심지로까지 주목받고 있군요. 베이징이 최우수 과학도시라고 했는데, 어떻게 선정된 건가요?

[기자]
우수 과학도시 선정은 네이처 인덱스라는 지표에 따른 건데요. 네이처 인덱스가 뭔지 잠깐 설명을 하고 넘어가면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전년도 한 해 동안 유력 학술지 80여 곳에 발표된 논문을 바탕으로 연구기관 등에 순위를 매긴 겁니다. 논문 기여도와 공저자 수, 분야별 가중치 등을 고려해서 연구 성과를 수치로 변환한 겁니다.

물론 네이처 인덱스가 연구 성과를 온전히 객관적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 점수를 기반으로 국가 점수와 도시 점수도 매겨지는데요, 국가 점수는 계속해서 미국이 압도적인 1위, 중국이 2위를 차지하다가, 최근 중국의 빠른 성장세로 이제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7%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도시 점수의 경우는 2016년부터 중국 베이징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상승세는 보시는 것처럼 코로나 19로 연구가 축소됐던 2020년을 제외하곤 매년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2015년까지 1위였던 미국 뉴욕은 하락 추세인 점을 볼 수가 있고요, 3위와 4위는 각각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였는데, 2021년을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가 두 도시를 제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네이처는 지난해 기사에서 베이징이 물리학과 화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연구 협력을 통해 중국 내 다른 도시의 과학 역량까지 키워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베이징에 최우수 과학기관 10곳 중 절반이 몰려있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먼저 지난해 성과를 기준으로 올해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를 살펴보면 1위를 차지한 곳은 중국 과학원입니다. 2위 미 하버드, 3위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를 제쳤는데요, 점수로 보더라도 1위 중국 과학원은 2위 미 하버드의 두 배 가까운 점수를 받아 압도적인 1위 기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국과학원은 중국 정부 소속 기관으로, 본원은 베이징에 두고, 중국 전역에 12개의 분원, 114개의 분야별 연구소, 3개의 대학교 등을 산하에 두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산하 기관이 있는데, 이 가운데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됐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도 있습니다. 중국과학원은 정식 직원만 7만 명이 넘고, 석박사 대학원생은 6만 명 이상입니다. 대부분 중국 국가 중점연구들을 수행하고 있고 연구원 중 외국인 비중은 극히 적은 편입니다.

2020년 기준 1년 예산이 우리 돈 약 17조 원에 달하는데, 계에서 손꼽히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문에 네이처 인덱스에서 전 세계 기관을 단일 기관 역량으로 줄 세울 때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건 어떻게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압도적인 1위 기관인 중국과학원 외에 또 10대 우수 기관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모두 다섯 곳인데요, 5위와 7위에 각각 중국과학원대와 중국과학기술대가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 중국과학원대학과 중국과학기술대는 모두앞서 1위를 차지한 중국과학원의 산하 대학 세 곳 중 하나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개 기관은 과학기술로 특화된 기관이라면서, 나머지 두 곳으로는 9위는 베이징대, 10위는 칭화대가 차지했는데요,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중국 최상위 종합대학의 쌍두마차로, 중국판 연고대, 옥스브리지라고 말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전공으로 따지자면 중국 내에서 베이징대는 문과, 칭화대는 이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 순위로 보면, 두 대학 모두 과학 부문에서 각각 9위와 10위를 차지한 걸 보면 두 대학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세계 최고 우수기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대학은 도로 하나를 두고 맞닿아있을 정도로 옆에 붙어있는데요,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국과학기술대를 포함해 몇 개 대학이 몰려있습니다. 이 때문에 베이징에서 대학도시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베이징대와 칭화대 일대를 방문해보셔도 좋을 텐데요, 대학이 역사가 긴 만큼 고풍스러운 건물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광활한 대학교 캠퍼스를 구경하는 게 하나의 관광 코스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네이처 인덱스의 기관 순위 8위에, 베이징에 있는 대학은 아니지만 중국 난징에 있는 난징대가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10대 기관 중 중국 기관은 모두 6곳 포함됐습니다.

[앵커]
전 세계 과학계의 중국 비중이 어마어마하네요.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이런 압박속에서도 성장을 계속하는 모양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네이처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서 매년 특집 기사를 내왔는데요, 지난해엔 중국이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중국 정부의 과학에 대한 장기 투자가 결실을 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네이처는 중국의 본격적인 R&D 투자가 1995년에 시작됐다고 봤는데요, 2021년까지 100여 개 대학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시작해서 이 가운데 9개 대학을 대상으로 아이비리그를 표방한 리그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엔 더블 퍼스트 클래스 이니셔티브를 선포해서 140개 유망대학을 선정해 중국을 선도국가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임무를 배정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중국의 R&D 투자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500조가 넘었는데요, 당시 GDP의 2.4%에 달했고요, 1996년 0.56%의 5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네이처는 중국의 그동안의 R&D 투자가 연구현장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폭발적 성장의 조짐일 수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계속해서 성장을 하는 걸 보니깐 미중 갈등이나 코로나 19의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중 갈등과 코로나 19 발발 초반에 우려된 만큼의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와 미중 갈등이 시작되면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공동연구를 대거 중단했는데요, 2020년부터 미국이 중국에 대한 학생비자 발급을 제한하면서 중국 학생들이 미국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고요, 미국 정부가 일부 중국 학생들을 스파이 취급하면서 연구에 제약을 줬다는 보도들도 나왔습니다. 미국에선 화상회의 앱인 줌을 이용하면 중국으로 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면서 줌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도 있었고요, 중국에선 구글 등 미국 사이트 접속을 막는 일도 벌어지면서 중국과 미국 연구진 간의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공동 연구 환경이 악화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중국이 세계 1위 과학기술 역량을 가진 미국과 공동 연구를 점점 줄일 수밖에 없게 되면서 중국의 역량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중국은 미국 대신 중국 내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곳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이처는 중국의 이 같은 전략과 함께 중국의 약진으로 과거 미국 중심으로 짜여져 있던 국제 연구 협력 기회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제 정세가 과학계의 큰 흐름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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