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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철도연, 달리면 달릴수록 미세먼지 줄어드는 열차 나타났다

2023년 10월 05일 오전 09:00
■ 박덕신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교통환경연구실장

[앵커]
도심 구석구석 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 그런데 이 지하철 내부에 미세먼지가 많다면 승객들의 건강에 좋지 않겠죠. 국내 연구진이 철도 위를 달리면서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열차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고속·대용량 미세먼지 집진 전동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덕신 교통환경연구실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지하철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지하철은 승강장, 대합실, 터널로 구성된 복잡한 지하공간입니다. 무거운 전동차가 지하철 터널 내부를 운행하면서 바퀴와 레일이 마찰하면서,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금속끼리 부딪치면서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지하철과 외부로 연결된 환기구를 통해서 바깥에서 자동차 배기가스가 지하철 터널로 유입되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지하철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유지 됩니다.

[앵커]
열차 문은 승강장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터널 안에 있는 미세먼지가 많이 유입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인터뷰]
데이터를 통해서 지하철에서 공간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고, 그다음 승강장, 대합실의 순서로 농도가 높습니다. 실험을 통해서, 전동차가 승강장에 정차해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스크린도어의 문이 열리면, 다량의 미세먼지가 승강장으로 유입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약 2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미세먼지가 많이 들어오는군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연구하신 지하철 미세먼지 집진 전동차가 어떤 기술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전동차는 시간당 평균 40km(킬로미터)의 속도로 역과 역 사이를 운행합니다. 전동차가 운행하는 과정에서 새벽에 바닥에 쌓여 있던 미세먼지가 날려서 지하철 내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미세먼지 집진 전동차의 경우 이렇게 날리는 미세먼지를 열차 내부로 빨아들여서 제거하게 됩니다. 집진 전동차는 2량 1편성을 구성되게 됩니다. 내부에는 미세먼지가 전동차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인 흡입 댐퍼와 미세먼지를 전기집진기로 유도하는 팬, 그리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전기집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차량은 철도의 특성상 기관사가 양쪽 어디든지 탈 수 있어서 양방향으로 운전이 가능합니다. 운행속도는 시간당 40에서 70km(킬로미터)까지 조절됩니다. 미세먼지의 제거효율은 전기집진기 유입구와 유출구에서 비교했을 때 99% 이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공간에서의 효율을 실험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1회 왕복 운행으로 미세먼지가 4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말씀하시는 걸 들어 보면 달리면 달릴수록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정말 지하에 이런 전동차가 다니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여객 전동차 그러니까 우리가 평소 타는 지하철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건가요?

[인터뷰]
실제 운행될 집진 전동차는 2량 1편성으로 구성됩니다. 열차 운영방식은 일반 전동차와 동일 한데 운영시간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 집진 전동차의 경우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서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배터리의 용량 때문에 운영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하루에 3시간 정도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집진 전동차는 전차선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시간에 대한 한계가 없습니다. 전동차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낮 시간대에는 열차 운행에 10분 이상의 간격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 집진 전동차를 운행하면 열차 운행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제거가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집진 전동차의 운영시간은 전체 전동차의 운행 스케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열차의 운행은 밤 12시 반 정도에 종료됩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이후인 새벽 2시쯤 선로와 전차선 등 유지보수를 시작하게 됩니다. 집진 전동차를 열차의 운행이 종료되는 시간과 유지보수를 시작하는 시간 중간에 투입해서 운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판단됩니다.

[앵커]
아까 배차 시간 간격 중간에 투입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실제 열차들 사이에 배차간격이 있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승객이 있는 열차가 달리는 노선에서 운행한다면 배차간격이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요?

[인터뷰]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집진 전동차의 경우 승객을 태우지 않는 특수 목적 차이기 때문에 승객 열차에 방해를 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열차의 운행이 뜸한 낮 시간대에 운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낮 시간대에 보면 통과하는 차량이 시험차량이라고 전광판에 뜨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낮 시간대에 하든지 열차의 운행이 종료되고 전력 공급을 차단하기 전에 운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앵커]
만약에 하루 8시간 매일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간 제거되는 미세먼지의 양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집진 전동차가 처리할 수 있는 유량, 미세먼지 집진 효율 등을 고려했을 때 집진 전동차 1편성이 하루에 제거할 수 있는 미세먼지는 3.5kg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성인 세 명이 평생 흡입하는 미세먼지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10 마이크로 이하로 작기 때문에 무게 보다는 미세먼지의 개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개발한 전동차의 내부는 어떻게 구성했고, 구성된 시스템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인터뷰]
집진 전동차는 흡입 부분, 집진 부분, 집진 된 먼지를 씻어내는 세정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흡입 부분에는 흡입을 위한 댐퍼와 흡입된 공기를 집진기로 유도하는 대형 팬이 있습니다. 집진기는 유입되는 먼지에 음극을 띄게 하고, 집진판을 양극을 띄게 해서 제거하는 전기집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집진판에 붙은 미세먼지는 집진 전동차가 차량기지로 들어오면 고압의 물을 뿌려서 씻어내는 자동세정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고압으로 세정 하므로 물의 소모량이 적고, 사용된 물은 필터로 이물질을 제거해서 다시 사용합니다. 모든 과정이 자동 방식이므로 별도의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앵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초 미세먼지도 99% 거를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실험을 직접 하신 건가요?

[인터뷰]
이런 차량을 개발하면 개발 과정에서는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성능을 평가하고, 성능이 목표치를 초과하면 공인 기관에 의뢰해서 공인된 성적서를 발급받게 됩니다. 집진 전동차의 경우 전기집진기 앞과 뒤에서 효율을 측정했을 때 초 미세먼지 기준으로 99% 이상의 제거효율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이 집진 전동차를 개발함으로써 근본적인 목적은 터널에 있는 미세먼지들을 제거하는 것이 되겠네요. 그렇다면 터널에 있는 먼지가 어떻게 객실까지 들어오나요?

[인터뷰]
지하철 터널을 운행하는 전동차는 완전히 밀폐되지 않기 때문에 전동차가 운행하는 과정에서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가 창문 틈이나 공조장치, 객실과 객실의 연결 부위를 통해서 내부로 유입됩니다. 터널 내부의 미세먼지를 줄여야만 이렇게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양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높아진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서 전동차 객실 내부에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객실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터널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앵커]
지금은 집진전동차가 달리면서 미세먼지 전동차가 제거하는 기술을 듣고 있는데 언뜻 들었을 땐 내부에 있는 공기청정기를 더 늘리는 거나 성능을 강화하면 더 편한 방법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두 가지 방법을 비교했을 때 경제적 효과가 어떤 게 좋은가요?

[인터뷰]
집진 전동차를 일반 공기청정기와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시청자분 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처리 유량으로 경제적 효과를 비교해 본 결과, 전기 집진기 1편성은 일반 공기청정기 1,500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것과 비슷한 처리 용량을 보였습니다. 경제적 효과도 전기 집진기가 일반 공기청정기 보다, 1,500배 높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상용화 과정을 본다면 지금 어떤 단계에 있고, 언제쯤 시행이 될까요?

[인터뷰]
저희가 지난 8월 말 시연회 이후에도 철도공사에서 실무자 분들을 모시고 기술 설명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가능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좋은 집진 전동차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국토부에서도 저희 집진 전동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십니다. 아마 올해 예산에 편성해서 몇 년 내로 상용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국가 철도공단에서도 집진 전동차가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도입을 위해서 같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차량은 지하철 양방향 집진기 제작업체인 ㈜리트코와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물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관련된 특허나 기술을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10월 중에 ㈜리트코와 기술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4년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집진 전동차를 개발했습니다. 우여곡절 끝내 개발된 집진 전동차가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되어 지하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지하철이 안전하고 편리할 뿐 아니라 공기 질까지 좋아지면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한국 철도기술 연구원 박덕신 교통환경 연구실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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