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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잠깐만요] 꽉 막힌 배수구와 함께 답답한 가슴까지 뻥! 하수구의 제왕

2023년 10월 19일 오전 09:00
■ 어재욱 / 하수구의 제왕

[앵커]
갑자기 싱크대나 욕실, 세면대 등 하수구가 막히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죠. 이것저것 온갖 시도를 해봐도 안 되면 결국 전문가를 부르게 되는데요. 하수구가 왜 막혔는지, 어떻게 뚫는 건지 영상으로 직접 보여주며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하수구 전문 크리에어터가 있습니다.

'저기, 잠깐만요', 오늘은 꽉 막힌 하수구와 함께 답답한 마음까지 뻥 뚫어주는 '하수구의 제왕' 어재욱 씨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선 사이언스 투데이 시청자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해주시죠.

[인터뷰]
안녕하세요. 배관 관리 업체를 운영하면서 막힌 하수구를 뚫어주는 유튜브 채널 '하수구의 제왕'을 운영하고 있는 어재욱이라고 합니다.

[앵커]
채널명이 재미있습니다. '하수구의 제왕' 어떤 뜻으로 지은 이름일까요?

[인터뷰]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반지 대신에 하수구를 넣어서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시라고 하수구의 제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앵커]
채널을 보니까 정말 이름답게 많은 작업을 해오셨더라고요. 지금까지 몇 군데나 하수구를 뚫었을까요?

[인터뷰]
저희 팀이 일 년에 약 300개 정도 작업이 가능합니다. 10년 가까이 했으니까 3,000곳 정도 작업을 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앵커]
현장마다 상황이 다르고 며칠씩 걸리는 힘든 곳도 있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뭘까요?

[인터뷰]
대기업 본사 건물이었는데요. 회장님이 냄새에 민감하셔서 주말 안에 모두 작업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36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작업을 한 게 기억에 남네요.

또 한 곳은 단독주택인데 1층하고 2층에 사는 사람이 사이가 안 좋았거든요. 그런데 2층에 살던 사람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1층 화장실 배관에 나무막대기를 넣고 이사를 가버리셨어요. 그러자 1층 사는 분이 하수구 업체들을 불러서 굴착공사까지 해서 나무토막을 제거했거든요.

그 후 1층 주민이 집을 팔고 새 입주자가 들어왔는데,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저희가 가보니 다른 불순물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처음에 제거되지 않고 남은 나무막대기가 있더라고요. 그걸 큰 공사를 하지 않고 정말 어렵게 빼냈는데 그때 저희 일처럼 기뻤습니다. 고객님 역시 굉장히 행복해하셨고요. 이렇게 아주 어려운 현장이나, 고객님들이 행복해 해주시는 현장들이 주로 기억에 납니다.

[앵커]
사실 배수구 청소 업체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시잖아요. 사장님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어떻게 배수 관련 일을 하게 되셨나요?

[인터뷰]
사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경기에 민감하잖아요. 저 역시 그랬는데요. 경기와 상관없이 일이 끊이지 않는 업계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싱크대나 변기가 막히면 하루도 살기 어려우니까 이 계통은 경기가 어떠하든 굶지는 안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튜브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인터뷰]
보통 기술자분들은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나 참견하는 것을 싫어하셔요. 그런데 저희는 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시라고 권하거든요. 저희가 어떻게 일하는지, 그리고 고객분들께서 겪고 계신 문제가 정확히 어떤지 아셔야 나중에 유지보수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면, 저희를 더 신뢰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촬영이나 편집도 직접 하시나요?

[인터뷰]
촬영은 저와 직원들이 작업하면서 고프로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하고 있습니다. 편집은 저희끼리 하기 어려워서 일부는 외부 편집자에게 맡기기도 하는데요. 촬영본을 선별하고 편집자에게 넘기고 검수하고 하는 모든 과정은 제 아내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마 대부분 가정이나 사업장이 하수구가 막혀서 곤란했던 경험을 많이들 갖고 계신 것 같은데, 보통 하수구가 막히는 원인이 뭔가요?

[인터뷰]
사실 가정이나 사업장이나 막히는 원인은 거의 같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배관 구조가 안 좋거나, 배관에 넣어서는 안 되는 이물질을 넣기 때문에 하수구가 막히는데요. 보통 머리카락이나 기름, 또 작은 물건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수구는 배관 구조가 좋으면, 몇십 년을 사용해도 막히지 않습니다. 반대로 새로 설비한 배관일지라도, 구조가 안 좋거나, 넣어서는 안 되는 이물질을 넣으면 바로 막히죠.

[앵커]
그렇게 막힌 하수구를 어떻게 뚫는지가 궁금한데요. 특수한 장비도 많더라고요. 구체적인 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하수구가 막혔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우선 배관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물질이 들어있는지 내시경을 넣어서 확인하고, 그에 맞는 장비를 투입합니다.

저희가 주로 쓰는 장비는 배관 내시경과 관로 탐지기가 있습니다. 배관 내시경은 배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문제의 원인과 이물질 종류를 파악할 때 쓰는 장비이고요. 관로 탐지기는 땅속에 묻혀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배관을 공사를 하지 않고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이물질의 종류에 따라 해결하는 장비도 다양한데요. 리트리빙 헤드라는 게 있습니다. 물티슈나 비닐, 수세미 같이 헝겊이나 물에 녹지 않는 장비를 빼내오는 회수용 갈고리 내지는 하수구 집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고형화된 기름이나 무른 시멘트 같이 분쇄가 가능한 이물질은 강력한 토크로 이물질을 분쇄하는 스프링 와이어, 고속 회전력으로 분쇄하는 샤프트 플렉스, 그리고 200바 이상의 강력한 물줄기로 배관을 세척 하는 고압 세척기가 있습니다. 그 외에 나무뿌리를 제거하는 장비, 단단한 시멘트를 제거하는 장비 등 하수구를 막히게 만들 수 있는 이물질의 종류에 맞는 다양한 장비가 존재합니다.

[앵커]
이렇게 많은 장비, 노하우가 있으니깐 어떤 하수구든 뚫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집에서 혼자서 간단하게 하수구를 뚫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시면 좋겠는데요. 전문가만의 꿀팁 같은 게 있을까요?

[인터뷰]
저희 어머니께서 하수구가 막혔다고 연락하시면 저는 이렇게 알려드려요. 가정집 주방 싱크대는 대부분 기름때 때문에 배관이 막히는데, 이 경우 특별한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60도가량의 온수를 흘려보내서 기름을 녹이는 겁니다. 욕실이나 화장실 같이 털이나 머리카락으로 자주 막히는 경우에는 약품이 효과가 있는데요. 배수구 클리너 계열의 약품은 머리카락을 녹여주기 때문에 부어주면 효과적이죠. 이 두 가지 방법으로도 안 되면, 저희 같은 사람을 부르시는 게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앵커]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 하수구 뚫는 게 만만찮은 일인데요. 평소에 잘 안 막히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배관이 막히는 원인이 다양하지만 주로 기름과 머리카락 때문에 막힌다고 했을 때, 주방은 일주일에 한 번씩 뜨거운 온수 설거지를 하시고, 마무리할 때 60도 정도의 물을 큰 냄비로 흘려보내 주시는 게 좋고요. 화장실이나 욕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배수구 클리너를 종이컵 정도 양으로 밤에 한 번만 부어주셔도 효과가 좋습니다.

[앵커]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하수구를 항상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려주시죠.

[인터뷰]
아직 우리나라는 기술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저는 진정한 기술자는 단지 기술만 있어서는 안 되고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소비자들이 어떤 작업을 맡겼을 때,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신뢰받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앵커]
오늘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던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들어봤는데 앞으로도 속 시원한 콘텐츠 많이 만들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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