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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10월, '유방암의 달'…전이성 유방암 환자도 희망을

2023년 10월 30일 오전 09:00
■ 박경화 /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앵커]
"유방암도 다 같은 유방암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만큼 유방암은 세부적으로 분류되고 진단 시점에 따라 특징도 다르다고 합니다.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을 맞아 유방암과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국내에서 전체 인구수 대비 유방암의 발병률 현황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입니다. 국내 유방암은 매년 약 4%씩 증가하고 있고, 여성 암 환자 5명 중 1명이 유방암이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연령대별로 발병률이 다를 텐데요. 유방암은 어느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나요?

[인터뷰]
우리나라의 유방암의 특징은 비교적 젊은 나이인 50세 전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 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폐암, 대장암, 위암 등이 65세 이상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고, 서양에서는 유방암이 60대에서 70대 사이에 주로 발생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현상입니다.

[앵커]
유방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유방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방암의 위험을 높이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첫번째는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의 증가입니다. 이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늦은 초산 연령 등이 위험 인자가 될 수 있고요. 또 다른 요인으로 어머니나 자매에게 유방암이 있을 때, 즉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 외에 비만, 음주 등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 같은데요,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인터뷰]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용이한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유방암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심하게 진행된 경우 유방 피부가 움푹 파이거나, 피부가 붓고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가 검진을 통해 유방에 멍울이 있거나, 울퉁불퉁한 모양이 있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을 확인한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반드시 국가 암 검진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조기 진단을 통해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방암의 병기에 따라서 치료법도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유방암의 병기는 종양의 크기,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여부, 먼 장기까지 전이 여부를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암이 다른 장기까지 퍼지지 않은 0기에서 3기까지를 조기 유방암이라고 부르며, 암이 진행해서 흉벽이나 피부까지 침범한 경우는 3기, 뇌, 폐, 간 등 먼 장기로 퍼진 경우를 4기 유방암, 전이성 유방암이라 부릅니다.

조기 유방암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다학제 진료라는 것을 통해서 대개 외과적 수술, 내과적 약물 요법, 그리고 방사선 치료 등을 잘 조합해서 완치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우선 내과적 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가능한 오래 사시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됩니다.

[앵커]
유방암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유형들이 있나요?

[인터뷰]
유방암은 암세포의 발생 기전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됩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여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하는 유형으로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라 부릅니다. 두 번째로, 암세포 표면에 HER2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이 과도하게 발현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이 있고, 이 두 가지 모두 발현하지 않는 '삼중 음성 유방암'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방암은 저희가 진료실에서 3가지로 나눠서 치료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앵커]
3가지 유형을 말씀해주셨는데, 이 중에서 다른 유방암보다 암세포가 빨리 퍼지거나 혹은 재발률이 높은 성격이 좋지 않은 유형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HER2 양성 유방암은 세포 증식이 매우 활발해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에서 약 20%를 차지하며, 재발률이 높아 조기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를 받더라도 4명 중 1명은 재발을 경험하게 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서 말씀하신 'HER2 양성 유방암'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습니까?

[인터뷰]
조기암 치료 이후에 재발을 하게 되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 현재 1차 치료로 두 가지의 HER2 표적치료제와 화학 항암요법을 병용하면 약 18.7개월간 암이 재발하지 않고요. 이후 다시 암이 진행되면 T-DM1이라는 치료제로 6개월에서 9.6개월 정도 2차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은 ADC라고 불리는 항체 약물 접합체인데요. 항체를 통해 암세포를 찾아 결합하고, 강력한 유도탄처럼 세포 독성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과거의 항암제와 달리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개발된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성분의 ADC 치료제가 있는데 뛰어난 약효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2차 치료에서 28개월 동안 암이 진행되지 않게 하며, 기존 치료법 대비 4배 이상 그 기간을 연장한 매우 놀라운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또 전이성 유방암에서 많이 나타나는 뇌 전이에 대해서도 97%의 종양 반응 효과를 보여서, 치료가 어려운 뇌 안의 암세포에도 반응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희망적인 소식인데요. 우리나라 환자치료에 잘 사용되고 있나요?

[인터뷰]
안타깝게도 이 약물에 대해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적인 관심은 매우 높은데요. 작년 8월,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초로 5만 명의 국민동의청원을 받아 신속히 허가되었고, 올해 1월에도 건강보험적용에 대한 청원이 5일 만에 5만 명 동의를 얻는 등 환자들이 매우 빠르게 치료받기를 원하는 상황입니다. 동일한 치료법이라 하더라도 뒤늦게 사용하게 되면 돌연변이 양상이 다양해지고, 환자 상태가 악화 되어 조기치료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보다 신속한 급여 적용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면 치료가 아예 불가능한가요?

[인터뷰]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상연구에 참여하거나,적은 액수가 될 수 있지만 제약사의 환자지원 프로그램 등 여러 방면의 지원책이 있으니 주치의와 가능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앵커]
전이성 유방암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많은 만큼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빨리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고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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