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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ZOO] 과학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동물, 고양이

2023년 11월 29일 오전 09:00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ZOO',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어떤 동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은 대표적인 반려동물로 꼽히는 고양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흔히들 '집사'라고 하죠. 최근 강아지에 이어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묘 집사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 인구'의 수가 1,26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가 넘었는데요, 이 가운데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이 71%로 가장 많았고요,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은 27%로 그다음을 차지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양이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신 텐데, 그래서 오늘은 과학계에서 밝혀진 고양이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앵커]
과학자들도 고양이에 대해서 많이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동물인 만큼 과학자들도 오래전부터 고양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고양이가 무려 300가지에 가까운 표정으로 감정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UCLA 연구팀이 202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LA에 있는 고양이 보호소 겸 카페를 매주 한 번꼴로 찾아가서 고양이의 모습을 촬영해 봤는데요, 50여 마리의 고양이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을 150시간에 걸쳐서 관찰을 해봤습니다. 그 결과, 고양이의 표정은 276가지에 달했는데요, 이 가운데 친근감을 나타내는 표정이 46%였고 공격적이거나 반감을 나타내는 표정은 37%였습니다. 나머지 17% 정도는 감정을 읽을 수 없는 경우였는데요, 표정을 나타내는 방식도 다양했습니다. 고양이들은 행복하거나 즐거우면 귀를 앞으로 세우고 수염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고, 가끔 눈을 감기도 했습니다. 이런 표정은 주로 고양이들이 서로 털을 핥아줄 때나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놀 때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귀를 등 쪽으로 납작하게 붙이고 입술을 핥으면서 동공을 수축시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주로 서로 물거나 도망칠 때, 으르렁거릴 때 또는 서로 치고받을 때 이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사실 고양이는 개에 비해 도도하고 새침한 편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저는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꼬리로 기분을 나타내지 않나 싶었는데요. 앞으로는 표정도 잘 살펴봐야 될 거 같습니다. 또 고양이가 표정뿐 아니라 기분이 좋으면 낮은 소리를 낸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고양이가 가끔 주인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낮게 가르랑 하는 소리를 내는 걸 볼 수 있는데, 흔히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소리라고 알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은 고양이가 이 소리를 의도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반사적으로 나오는 소리라고 봤습니다.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고양이의 후두와 성대를 관찰해봤더니 이 소리는 후두에서 뇌 신호를 받아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성대가 자체적으로 수축하며 나오는 소리였던 거죠. 연구팀은 병에 걸려 안락사 된 고양이들의 후두를 떼어낸 뒤에 인위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봤는데요, 25~30Hz 정도의 소리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가 근육을 수축하지 않아도 성대가 일종의 반사작용으로 소리를 낸 건데, 고양이의 후두에는 성대에 박혀 있는 특이한 섬유 조직이 있는데 이 섬유 조직이 성대의 밀도를 증가시켜서 진동을 느리게 합니다. 이 때문에 고양이가 저주파의 낮은 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그러니까 가르랑 하는 소리가 호흡처럼 일종의 반사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 하지만 대부분 긍정적인 상황에서 이런 소리를 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어찌 됐든 기분이 좋으니까 나오는 소리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거 같은데요. 또 고양이 하면 하루 종일 털을 계속 핥고 있는데, 그루밍이라고 하죠. 이건 정확히 어떤 효과가 있는 건가요?

[기자]
고양이가 자기 털을 핥는 행동을 그루밍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고양이는 하루 평균 14시간을 자고 10시간 정도 깨어있는데 이 가운데 24%를 털을 핥으면서 보낸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양이가 정성스럽게 털을 핥으면 털에 붙어있는 벼룩이나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털이 가지런해지는데요, 털에 묻은 침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기 때문에 체온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의 그루밍에도 과학적인 원리가 있습니다. 고양이의 혀에는 아주 작은 돌기인 실유두가 290개 정도 있는데요, 길이가 평균 2.3mm 정도인 실유두는 속이 빈 원뿔 모양으로 이 돌기 안에 고여있는 침이 고양이가 핥을 때 털로 옮겨갑니다. 특히 고양이의 털은 겉에 보이는 보호 털과 아래에 있는 솜털로 이뤄져 있는데, 솜털은 아주 가늘어서 부피의 97%를 공기가 차지합니다. 그래서 고양이가 혀로 털을 핥으면 이 털의 두께가 불과 1.2mm까지 납작하게 줄어들면서 2.3mm에 불과한 혀의 돌기가 피부까지 닿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런 원리로 고양이의 침이 털 아래까지 골고루 전달되는 것입니다. 또 이런 돌기가 290개나 되기 때문에 고양이가 털을 핥으면 빗살 역할을 해서 가지런히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앵커]
고양이가 핥으면 강아지랑은 다르게 까끌까끌한 느낌이 드는데 거기에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네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과학자들이 고양이가 관심이 아주 많은 것 같은데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을까요?

[기자]
네, 고양이의 경우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감각들이 굉장히 뛰어난데, 미각이나 후각, 청각에 관한 연구 결과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고양이의 미각에 관련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는 사실, 알고 계실 텐데요, 특히 고양이들이 참치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고양이 사료나 간식에는 참치 맛이 필수여서 실제로 고양이 먹이에 사용되는 참치가 야생에서 잡히는 참치의 6%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렇게 고양이가 참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미각 수용체에 있는데요, 영국 연구팀이 고양이의 혀를 해부해 본 결과, 감칠맛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특히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도 사람처럼 감칠맛을 감지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체계를 갖고 있다는 거죠. 반면 고양이는 단맛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데요, 고양이는 육식동물인데 날고기에는 당분이 없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는 수용체가 작동하지 않도록 진화한 결과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래서 고양이 간식들을 보면 참치 종류가 많은 건가 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고양이보다 개가 후각이 더 뛰어나다고 알고 있는데, 고양이도 후각이 좋은 편인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후각이 뛰어난 동물 하면 보통 개를 떠올리고, '개 코'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고양이도 개만큼 후각이 발달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습니다. 미국 연구팀이 고양이의 기도 구조를 3D 모델로 만들어서 분석해 봤는데요, 고양이가 코로 흡입한 공기는 두 갈래로 갈라져서 한쪽은 냄새를 맡는 부위로 전달됐고, 한쪽은 기도를 통과해 세척 과정을 거쳐서 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마디로 공기가 후각 신경으로 바로 전달되는 건데, 이 때문에 고양이는 빠르게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고양이의 후각이 개에 못지않다고 설명했는데요, 심지어 기체 성분을 측정하는 고성능 기기에 맞먹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고양이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과학자들이 고양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네, 또 하나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해 드리자면, SNS 등에서 유행하는 '고양이 액체설' 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고양이가 마치 액체처럼 흘러내리듯이 움직이면서 문틈을 통과하거나 그릇에 담기는 그런 영상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고양이가 액체일까 고체일까'를 연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과학자인 마크 앙투안 파르딘인데요, 파르딘은 고양이의 '데보라 수'를 측정해서 물성을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데보라 수는 쉽게 말해 물질이 지켜보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변하는지 비율을 나타낸 것인데, 파르딘은 고양이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고양이의 변화하는 시간, 그러니까 이완 시간이 1초~1분 사이라고 결론 내렸고요, 이 수치는 학문적으로 봤을 때 액체의 특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고양이는 액체가 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 학문적인 농담에 가까운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파르딘은 이 연구로 2017년,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앵커]
익숙하면서도 신비로운 동물 고양이에 대해 알아봤는데, 인간이 스스로를 집사라고 부르게 하는 동물은 아마 고양이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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