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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도심 불법 현수막, AI가 CCTV로 감시하고 잡아낸다!

2023년 12월 28일 오전 09:00
■ 배유석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각지능연구실 박사

[앵커]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해 문제가 많았지만, 지자체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즉각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요. 사람이 직접 모니터링하지 않고도 시각 인공지능 기술과 CCTV 관제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불법 현수막을 잡아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각 지능연구실
배유석 책임 연구원과 함께 기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그동안 무분별하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 처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이야기 들려주시죠.

[인터뷰]
네. 스쿨존, 교차로, 사거리 등에 설치된 현수막들 많이 보셨을 텐데요. 아파트 분양 광고가 하나의 예인데 현수막으로 인한 광고효과가 높아서 많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되면서 8조 8호에 따라 정당 현수막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더라도 허가·신고 없이 내걸 수 있습니다. 현수막 내용에 정당 명칭과 연락처 등을 기재하면 법정 게시 기간 15일이 지나기 전까지 강제로 철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당 현수막은 신고 의무와 장소 제한이 없어서 통계자료도 없고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있습니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전국 지자체에서 철거한 정당 현수막 무게만 1,300톤이 넘고 대부분이 15일이 지난 불법 현수막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현재 지자체에서는 옥외광고물을 담당하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여 불법 현수막 설치 상황을 파악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즉시 철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수막으로 인해 잦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고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에도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옥외광고통계에 따르면, 불법 현수막 제거를 위한 수거보상제, 정비용역 등을 위한 국가지원 및 지자체 예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도시미관도 해치고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일일이 사람이 감시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개발하신 기술, 어떤 기술인지 소개 좀 해주시죠.

[인터뷰]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은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도심에 설치된 현수막을 탐지하고 현수막의 내용을 인식하여 불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입니다. 여기서 '딥뷰'기술은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고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시각 인공지능 기술을 확장하여 현수막을 설치하는 현장을 찾고 문자인식을 수행하는데요. 현수막이 없던 공간에 새로운 현수막이 나타나는 것을 탐지하여 설치 시점을 파악합니다. CCTV에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현수막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글자들의 모양도 달라서 다양한 형태의 현수막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과 현수막 내 문자인식을 위해 글자들이 속한 영역을 찾아서 문자인식을 통해 내용을 파악하는 기술이 사용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자체 CCTV 관제 시스템에 AI 기술을 합쳐서 만든 기술인 것 같은데, 어떤 원리로 사람이 감시하듯이 감시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현재 지자체에서는 옥외광고물을 전담 관리하는 행정인력 부족으로 불법 현수막 철거를 민간업체에 위탁하거나, 민원 또는 제보가 있을 때 현수막을 수거 하는 형태로 수동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수거 방식은 불법 현수막이 설치되고 나서 일정 기간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범죄 예방과 같은 중요도가 높은 CCTV 관제 업무로 인해 불법 현수막에 대한 실시간 관제가 어렵습니다. 앞에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불법 현수막을 탐지하는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여 인공지능이 지자체 CCTV 관제 시스템과 연동하여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분석하여 현수막 설치 현장을 탐지합니다. 더불어 현수막에 게시된 내용을 분석하여 불법으로 판단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알람 하여 상황을 안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입니다.

[앵커]
앞서서 '딥뷰'기술을 기반으로 불법 현수막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딥뷰'가 무엇인지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딥뷰는 영상을 깊이 있게 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영상을 분석하여 영상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는 시각 인공지능 기술로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입니다. 딥뷰는 시각 인공지능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2014년부터 10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딥뷰에서 개발된 시각 인공지능 원천기술이 지자체에 적용된 첫 번째 사례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탐지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쓰레기 투기를 예방하기 위한 지능형 CCTV 솔루션이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오탐지가 많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딥뷰는 사람의 행동을 관절 수준까지 정밀하게 이해하여 투기 현장을 탐지하는 기술입니다. 다음 사례로는 취객, 실신 등 도심에서 쓰러지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실시간 탐지하는 기술로서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특징을 활용하여 쓰러지는 행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기술을 통해 쓰러짐을 탐지하는 기술입니다. ( 딥뷰 기술, 쓰레기 투기 탐지, 쓰러짐 탐지) 앞서 말씀드린 기술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은 현수막을 설치하는 사람의 행동뿐만 아니라 현수막의 설치 시점과 현수막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딥뷰 시각 인공지능 기술을 확장하여 불법 현수막 탐지에 활용합니다.

[앵커]
사람의 움직임이라든지, 환경까지도 판단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문자 인식도 한다고 설명해주셨거든요? 기존의 문자 인식 기술
을 활용한 건가요?

[인터뷰]
딥뷰에서는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고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시각 인공지능 기술을 확장하여 현수막을 설치하는 현장을 찾고 현수막의 내용을 인식합니다. 현수막이 없던 공간에 새로운 현수막이 나타나는 것을 탐지해 설치 시점을 파악합니다. 현수막의 텍스트 인식은 이미지나 문서의 텍스트를 인식하는 광학 문자 인식(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과 유사하지만, 현수막의 경우 글자들의 형태가 다양하고 흔들림이나 시야각에 따라 글자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글자의 형태 변화에 강인하게 글자 영역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검출된 글자 영역에 대하여 문자인식을 통해 내용을 인식합니다. 이렇게 탐지된 현수막 설치 시점과 문자인식 내용을 바탕으로 현수막이 불법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최종적인 불법 여부의 판단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미리 신고된 현수막 정보와 맞는지 등을 판단하여 담당 공무원이 진행하게 되고, 저희 기술은 이를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딥뷰를 이용해서 설치된 현수막이 불법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는 건데, 그런데 불법 현수막이 설치된 위치도 알아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인터뷰]
지자체에서는 공공장소에 CCTV를 설치할 때 CCTV 설치 장소, 설치 목적, 촬영 범위 및 24시간 녹화되는 상황을 고지하고 있으며, CCTV별로 식별 ID를 부여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자체에서는 24시간 CCTV 영상을 녹화하고 있으며 녹화되는 시점과 동기화된 시간 정보를 갖고 있어 CCTV 영상을 분석하면 현수막을 탐지한 시간과 지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CCTV가 눈 역할을 해주는 거다, 보니까 CCTV와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하면 잡아내기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인터뷰]
원거리의 CCTV 영상을 이용하여 불법 현수막을 탐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실제 CCTV에서 원거리에 보이는 현수막의 경우 현수막이 걸려 있다는 정도는 알 수 있겠지만, 정작 불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여 판단이 어렵습니다. 딥뷰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견인한 이미지넷 챌린지 대회 사물 탐지 분야에서 2위를 수상한 바가 있고 작은 사물을 탐지하는 기술은 확보하고 있습니다만, 현수막의 특성상 현수막이 게시되는 장소도 중요하지만, 정당 현수막의 경우 장소 제한과
신고 의무가 없다 보니 불법성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현수막의 내용을 인식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원거리 CCTV 영상에서는 현수막의 내용을 인식하기 어려워 본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일부 한계가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설치된 CCTV들이 많은 경우 최근에 지자체에 많이 보급되고 있는 CCTV 카메라들이 고해상도
PTZ (Pan-Tilt-Zoom) 카메라로 상하, 좌우, 확대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수막 탐지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 지자체와 협력하여 사거리나 교차로와 같은 현수막이 많이 걸리는 지역을 대상으로 줌을 통해 확대된 영상을 AI가 분석하도록 지자체와 협력하는 부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이 기술에 대해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고요?

[인터뷰]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을 지자체의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사업 추진을 위하여 전국 지자체의 옥외광고물을 전담 관리하는 행안부 산하의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 옥외광고센터와 협력하여 기술 개발 방향과 추진방안에 관해 상당 기간 논의하였습니다. 최근에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진행하였고 사천시와 경산시가 실증사업 참여 지자체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12월 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사천시, 경산시는 '인공지능(AI)과 지능형 CCTV 활용 현수막 탐지 기술 개발 실증사업'의 원활한 업무 추진과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불법 현수막 탐지를 위한 학습데이터 구축과 더불어 유동 인구가 많고 불법 현수막이 많이 설치되는 대상지를 선정하여 내년 상반기에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불법 현수막을 탐지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요?

[인터뷰]
인공지능 기반의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이 지자체에 적용되면, 사거리나 교차로 등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불법 현수막이 많이 줄어들어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불법 현수막 노출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불법 현수막이 설치되면 알람을 통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즉시 대응이 가능한 환경도 마련되어 그동안 많이 발생하던 불편 민원도 줄어들어 행정력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불법 현수막 설치가 줄어듦으로 인해서 수거보상제, 정비용역 등의 국가지원 및 지자체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 기술이 불법 현수막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과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마지막으로 기술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인터뷰]
딥뷰에서 이번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은 현수막을 설치하는 현장을 탐지하고 현수막의 내용을 인식하는 기술이 활용됩니다. 해당 기술에는 딥뷰에서 개발한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과 사람의 행동을 정밀하게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반 기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적용하는 도메인에 따라 세부 기능을 확장하여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탐지하여 범죄 예방에 기여할 수 있고 위험에 노출된 시설물을 탐지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딥뷰는 영상을 분석하여 사람 수준으로 영상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시각 인공지능 원천기술 개발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는 성공적인 사례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불법 현수막 탐지 기술도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전국 지자체에 관련 기술이 보급되어 편안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하기를 희망합니다. 더불어, 시각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딥뷰 기술을 활용해 불법 현수막을 자동으로 단속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앞으로 많이 활용되길 기대 하겠습니다. 한국 전자통신 연구원, 배유석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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