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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 [과학도시] 보스턴! 바이오 허브에서 '다이내믹' 산업 도시로

2024년 03월 18일 오전 09:00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과학 기자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속에 숨겨진 과학 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학도시,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떠나볼 도시는 어딘가요?

[기자]
오늘 둘러볼 도시는 미국에서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과학기술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바이오 산업에 강한 도시인데, 최근 IT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배출되고 있습니다. 준비된 영상 보시고 어디인지 감 잡아보시겠습니다.

[기자]
오늘의 과학도시는 미국 보스턴입니다. 보스턴은 미 북동부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데, 면적은 서울의 절반에 좀 못 미치는 232㎢고, 인구는 64만 명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스턴이라고 하면, 인근 케임브리지와 첼시 지역 등을 포함한 대도시권, 그러니까 그레이터 보스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레이터 보스턴 기준으로는 이 도시권이 미국에서 여덟 번째로 크고, 인구는 500만에 달합니다. 특히, 그레이터 보스턴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 수가 미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앵커]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많다니 놀라운데요, 특히 그중에서 어떤 산업이 특히 발달했나요?

[기자]
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건 바이오 산업입니다. 보스턴에는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가 형성돼있는데요, 여기서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유명해진 모더나가 탄생했고요,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된 아두카누맙의 개발사인 바이오젠 등도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밖에 노바티스나 사노피, 화이자,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대형 지사를 두는 등 모두 천 개 넘는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있습니다. 물론 큰 범위의 보스턴, 그러니까 말씀드렸던 그레이터 보스턴 기준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앵커]
이렇게 바이오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형성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기자]
보스턴이 바이오 허브로 자리 잡은 건 명문대와의 근접성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 산업은 단순 노동시장과 달리 고학력의 전문 인력이 필요한 산업인데요, 미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 공대 MIT가 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서 명문대 출신 연구진들이 지역사회에 바이오 기업을 세우면서 클러스터가 형성됐습니다. 모더나의 경우도 하버드대와 MIT대 교수가 공동 창립해서 학교 후배들을 기용하면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렇게 명문대 출신 연구진이 보스턴 지역에 기업을 세운 건 단순히 지리적인 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영향도 크게도 분석됩니다. 바이오 기업은 임상시험 등 때문에 대형 병원과의 연구 협력이 필수적인데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미국 병원 가운데 3위권 안에 드는 저명한 병원이거든요. 이 같은 의료 인프라가 바이오 기업이 보스턴 도시권에 자리 잡는 데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보스턴 지역은 미국 내에서 국립보건원, NIH의 자금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고요, 보스턴에 베인 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자리 잡고 있어서 벤처 캐피털 자금도 활발하게 투자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재 유입과 전략적 협업 환경, 그리고 자금 투입까지 완벽한 선순환을 이룬 덕분에 바이오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말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네요. 그런데 보스턴이 전통적인 바이오 산업에서 더 확장돼 첨단 IT 산업까지 이곳에서 많이 자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바이오 기업만을 말씀드렸지만, 보스턴에는 이 밖에도 IT 스타트업이 4천여 개 있다고 집계됐는데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로보틱스는 물론이고 전통적인 바이오 산업에 IT를 융합한 바이오IT 산업도 활발하게 번성하고 있습니다. 보스턴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이 26개인데, 미국 전체 유니콘 기업의 10개 중 1개꼴로 보스턴에서 탄생했고요, 글로벌 유니콘 기업 가운데 본사를 보스턴으로 옮기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인, 소프트웨어 보안 플랫폼 기업, 스니크, SI기업인 아웃시스템즈 등도 본사를 보스턴으로 옮겼습니다. 바이오 산업이 번성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점점 늘고 있고, 투자금이 몰리는 곳에 스타트업들이 자리 잡게 되다 보니, 바이오 클러스터가 바이오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으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러네요, 선순환이 계속되다 보니까 이제는 산업 자체가 커지는 느낌인데, 이쯤 되면 차기 실리콘 밸리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미 샌프란시스코의 원조 실리콘 밸리가 위기를 겪으면서 보스턴이 차기 실리콘 밸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엔지니어의 몸값이 너무 높아지고, 물가도 비싸지고, 치안도 안 좋아지면서 글로벌 기업이 여기서 탈출해서 다른 곳으로 가는 엑시트 추세가 가속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기업들이 자리 잡는 곳이 미국 내에서는 보스턴과 함께, 텍사스 오스틴, 뉴욕 정도인데요, 보스턴은 텍사스보다는 물가와 주거비가 비싸지만, 뉴욕보다는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주변 대학에서 인재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유력한 실리콘 밸리 후보 중 하나입니다.

[앵커]
보스턴의 첨단 산업을 얘기하면, YTN 사이언스를 보시는 분들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이름을 안 들어 본 분이 없을 거 같거든요. 보스턴에서 탄생한 기업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로봇 개로 유명한 기업이죠. 보스턴 하면 어떤 분들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가장 먼저 떠올리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MIT 교수 출신인 마크 레이버트 박사가 1990년대 설립한 회사인데요, 보스턴 인근 도시이자, 보스턴 광역권에 해당하는 월섬에 처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름의 유래가 정확히 알려진 건 아니지만, 회사가 MIT에서 분사했고, MIT가 보스턴 지역의 연구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30여 년간 로보틱스 연구를 지속해왔고, 최근에는 네 발로 걷는 로봇 개나 인간형 로봇 등을 선보였는데요, 현존하는 로봇 가운데 가장 사람이나 동물과 움직임이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로보틱스 분야 1위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 그룹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현대차의 소유가 됐습니다. 이같이 로보틱스에 대한 투자 흐름은 현대차뿐만이 아니고, 국내 전자 기업들의 큰 흐름입니다.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와 로보스타를 인수·투자했는데요, 제조 과정을 자동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 할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니까, 보스턴에 대해 정리하자면, 바이오 산업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산업 전반이 활성화됐고, 이제는 미래 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로보틱스까지 발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그러게요. 미래 산업의 요충지로 진화가 기대되는 오늘의 과학도시 미국 보스턴이었습니다.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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