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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레드카펫] 끝까지 봐야 재밌다 영화 '외계+인' 2부…외계행성을 지구로 바꾸는 '테라포밍'

2024년 01월 12일 오전 09:00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의 마지막인 매주 금요일, 영화 속 과학을 찾아보는 '사이언스 레드카펫' 시간입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영화는 뭔가요?

[기자]
한국형 어벤져스라는 꿈을 가지고 지난 2022년 여름에 개봉했던 '외계+인' 1부의 속편인 '외계+인' 2부를 준비해왔습니다.

[앵커]
사실 저도 봐야 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1부가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이런 말이 나오면서 1부가 사실상 흥행에 실패해서 후속편인 2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1부를 꼭 봐야 한다는 진입 장벽까지 있는데, 먼저 보신 입장으로 어떤가요?

[기자]
우선 1부를 봐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부터 하자면, 보면 좋지만 꼭 보진 않아도 됩니다. 2부 영화 초반에 6분가량 1부에 대한 내용을 축약해서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알려주는데요.
이 정도만 이해해도 2부를 보는 데 무리는 없습니다. 외계+인 2부는 1부에 나왔던 이른바 '떡밥'을 모두 회수하면서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강해지는데요. 특히나 최동훈 감독 특유의 빠른 전개 속도와 캐릭터들의 티키타카가 영화의 재미를 높여줍니다. 1부는 난해하고 복잡한 설정과 인물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치중했다면, 2부는 이들의 이야기가 한 데 모여 감정을 폭발시켰던 게 주요했습니다. 저는 외계+인 2부를 레드카펫에서 소개하기 위해 시사회 일주일 전에 1부를 OTT에서 봤는데요. 두 영화의 개봉 간격은 1년 5개월이지만, 저는 일주일이어서였는지 1부와 달리 2부는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실제로 OTT를 통해 외계+인 1부를 본 사람들은 극장 관객보다 평이 좋은 편이었다고 하니 2부의 흥행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저도 궁금해집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깐 굉장히 기대감이 많이 생기는 그런 영화인데요, 영화가 꽤 복잡한 설정을 가지고 있던데, 영화 내용도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복잡한 설정이라 간략한 설명이 어렵지만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 우선 외계+인은 1390년대 고려 말과 2022년을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몇 가지 설정을 이해해야 하는데, 핵심은 외계인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들의 죄수를 지구에 있는 인간의 뇌에 가둬왔고, 이따금 인간의 몸에서 죄수들이 탈주하는 데 이를 관리하는 로봇 가드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1부에서는 죄수의 탈옥을 막으려다 과거에 갇힌 주인공 이안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2부에서는 외계 죄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신검을 손에 쥔 이안이 주변 사람과 함께 힘을 합쳐 2022년으로 돌아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앵커]
말씀 간략하게 들어보니깐 외계, 시간 여행, 로봇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서 어렵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2부를 재밌게 봤다고 하니 조금 궁금해지는데요. 하나의 영화를 1부와 2부로 나눠서 개봉한 게 외계+인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1편의 흥행으로 속편이 제작되는 경우나 '이순신 3부작'처럼 처음부터 시리즈로 제작하는 경우는 있었는데요. 하지만 외계+인은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나눠서 개봉하는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이런 새로운 시도 때문인지 1부는 난해하다, 잦은 시간 이동으로 흐름이 자주 끊긴다, 재밌어지려 할 때 끝났다 등의 혹평을 받았고요.
손익분기점인 730만 명에 한참 부족한 153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습니다. 1부의 실패를 맛본 최동훈 감독은 '와신상담'하며 2부 편집에 공을 들였는데,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50개 넘는 편집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외계+인은 어느 한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 독특한 영화인데요. 무협 판타지에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를 합친 뒤 여기에 액션과 코믹, 쫓고 쫓기는 케이퍼 무비의 특징까지 버무려놓았습니다.
그래서 영화 '외계+인'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우면서도 독창적인 영화적 재미를 줄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는 이도 저도 아닌 난해한 영화로만 남을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영화에 대한 이야기 여기 까지 나눠보고요,
영화 제목이 외계+인이니까 외계인과 관련된 과학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영화 속 설정을 보면 외계 대기인 '하바'가 터지면 지구의 모든 생명이 죽고 외계인이 살 수 있게 된다고 나오던데요. 외계 대기 '하바'는 뭘까요?

[기자]
앞서 잠깐 설명했지만, 이 영화는 정통 SF영화가 아니라서 외계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설정이 거의 안 나옵니다. 다만 제가 과학기자로서 유추해보자면 외계인의 고향 행성은 적어도 태양계 너머 먼 외계 행성일 테고, 외계 대기 '하바'가 터진 곳에서 사람들이 죽었던 만큼 지구 공기보다 산소가 적거나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주위로 계속 퍼지지 않고 한 자리에 머물러 있었으니 공기보다 무거운 기체일 수도 있다고 유추해볼 수 있겠네요.

[앵커]
그럼 여기서 또 궁금해지는 게 영화 설정과 반대로 우리가 외계 행성에 가서 살 수 있게 될까요?

[기자]
다른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기술을 바로 '테라포밍'이라고 하는데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테라포밍 관련 기술을 연구해왔는데, 가장 유력한 테라포밍 행성은 바로 화성입니다. 달보다 지구에서 멀지만, 운석 충돌 위험이 달 보다 적고, 구성 비율은 다르지만 대기도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화성은 평균 기온이 영하 63도로 매우 춥고, 중력은 지구의 38% 수준이며, 대기가 없어 지구의 4배에 이르는 방사선이 쏟아지는 곳입니다.

[앵커]
들어 보니깐 가혹한 조건인 것 같은데 어떻게 화성을 테라포밍한다는 건가요?

[기자]
많은 과학자들이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온도를 올리기 위해 화성 궤도에 150m 크기의 반사경을 300개 이어 붙여 띄우면 화성 표면 온도를 20도까지 끌어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NASA의 제임스 그린 박사는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전자회로를 라그랑주 L1지점에 보내면, 인공자기장을 만들어 태양풍을 막고 화성 대기가 두꺼워질 수 있다며 모의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 정도 거주할 수 있는 식민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던 일론 머스크는 만년설로 뒤덮인 화성 극지방에 수소폭탄을 1만 개 이상 떨어뜨리면 땅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돼 화성 온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 이 방법이 비용이 적게 들고, 실현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화성 땅속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예상보다 많지 않아 이를 모두 증발시켜도 예상한 만큼 화성의 평균기온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중력입니다.
화성은 지구보다 중력이 작아 근 손실은 물론 골밀도 감소 등 의학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 없습니다. 다만 화성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을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일정 속도로 회전시켜 중력가속도를 1g로 만들 수 있겠지만 이건 특정 공간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중력 문제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 이렇게 외계 이야기도 나눠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눠봤는데요, 1편을 못 봐서 이 영화는 넘어가야하나.. 싶었는데 이번 주말에 보러 가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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