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YTN 사이언스

검색

현실판 '군체'…마을을 세우고 항생제에 맞서는 박테리아

2026년 06월 01일 오전 09:00
[앵커]

영화 '군체' 속 감염자들은 하나의 뇌로 연결돼 정보를 학습하고 공유하며, 지능적으로 사람을 공격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비슷한 집단행동이 현실 세계의 박테리아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심지어 박테리아끼리 '마을'을 이루고 항생제에 맞서기까지 합니다.

김은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뇌가 하나로 연결된 채 정보를 주고받으며 집단으로 행동하는 감염자들.

영화 '군체' 속에 나타난 이런 집단 행동은 박테리아 세계에서도 관찰됩니다.

세포 간 신호 전달을 통해 집단 행동을 개시하는 현상을 '쿼럼 센싱'이라고 부릅니다.

박테리아는 이 '쿼럼 센싱' 단계에서 더 나아가, '폴리머' 형태의 물질을 분비하며 거대한 군집인 '바이오 필름'을 형성합니다.

마치 자신들만의 마을을 형성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처럼 박테리아가 '바이오 필름'을 구축하게 되면 항생제나 면역 세포의 공격에 대한 내성이 극도로 높아지기 때문에 항생제 투여만으로는 퇴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박테리아 군체 내부의 소통 체계를 먼저 차단한 뒤 약물을 투입해야 합니다.

[이 준 희 /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 "쿼럼센싱을 억제하는 물질을 투여하면 그 물질이 세균 자체를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지 않더라도 세균 간 신호 전달 현상이 차단되기 때문에 바이오 필름을 형성하는 것을 못하거나 병독 인자들을 분비하는 것을 못하거나…. 그러면 항생제를 같이 투여해서 치료하기가 쉬워지는 거죠."]

집단으로 소통하고, 함께 저항하는 박테리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은별입니다.


YTN 사이언스 김은별 (kimeb0124@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