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라는 기술은 뇌의 신호를 읽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데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현재와 미래, 이성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한다거나 운전을 하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데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다소 용어가 어려운 데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인터페이스라는 말은 서로 다른 두 장치를 연결해준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은 말 그대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영어로는 Brain Computer Interface, 줄여서 BCI 기술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요.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읽은 뒤 이를 컴퓨터가 해석해 특정 기기를 조절하게 해줍니다.
[앵커]
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다는 건데요. 이 장치가 어떻게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건지요?
[기자]
네, 우리가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거나 어떤 생각을 한다거나 뇌의 활동은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의 결과인데요.
뇌는 구성하는 신경세포는 신경세포들끼리 끊임없이 전기 신호를 주고받거든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은 이런 전기적 신호를 읽어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합니다.
뇌의 전기적 신호를 읽기 위해서 환자의 뇌에 직접 특수 칩을 삽입하는데요.
특수 칩에는 아주 많은 전극이 촘촘히 박혀 있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합니다.
측정한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전송하면 컴퓨터가 이를 해석하고 어떤 의미인지를 데이터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환자의 생각을 읽어 특정 기기를 제어하는 겁니다.
미국 UC 데이비스 연구진은 루게릭병 환자에게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를 심어 이 환자가 말하려는 바를 컴퓨터 화면에 띄우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환자의 음절 하나하나가 어떤 전기적 신호를 내는지 데이터화했습니다.
루게릭병은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았던 병이기도 한데요. 사지가 서서히 위축돼 거동할 수 없게 되는 병이죠. 입술 근육도 마비돼 말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앵커]
네, 화면을 보고도 믿기질 않는데요. 루게릭병이나 전신마비 환자들을 위한 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상용화된 건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네, 좋은 질문입니다. 루게릭병이나 전신마비 환자들을 위한 뇌 인터페이스 기술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단계입니다.
이 분야의 선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뉴럴 링크'인데요.
'뉴럴 링크'에서 뉴럴은 뇌의 신경세포를 의미하죠. 말 그대로 뇌 신경세포를 링크, 연결했다는 뜻입니다.
'뉴럴 링크'는 2024년 어깨 아래로 신체가 마비된 환자의 뇌에 직접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이 환자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덕분에 컴퓨터 체스 게임을 두는 데 성공했습니다.
'뉴럴 링크'는 현재까지 척수 손상이나 루게릭병 등 3명의 환자에게 칩을 이식했고, 모두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게임을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최근 중국 연구진도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4일이었죠. 중국 연구진은 고압 전기 사고로 팔과 다리를 모두 잃은 남성을 대상으로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칩을 이식했습니다.
이번 연구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임상시험을 진행한 국가가 됐는데요.
칩을 이식받는 이 남성은 2~3주간의 훈련을 통해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국 연구진은 독자 개발한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칩을 남성에게 이식했는데요.
이 칩에는 반도체 공정을 거쳐 뇌 조직의 미세한 신경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32개의 미세 센서가 내장됐습니다.
연구진은 오는 2028년쯤 관계 당국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고요.
다음 단계로 환자가 로봇 팔을 조절해 컵과 같을 물건을 집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상용화가 된다면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텐데요.
개선해야 할 점이랄까 이런 거도 있는 건지요?
[기자]
네, 현재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은 두개골을 뚫고 칩을 삽입하는 방식인데요.
아무래도 두개골을 뚫는 것이 환자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겠죠.
그래서 뚫더라도 아주 작게 뚫는다든지 하는 등의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고요.
이식한 장치와 외부 컴퓨터를 케이블을 통해 연결하는데요.
이런 것도 무선으로 통신하는 방식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기술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일반인이 생각만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네, 이번 시간에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 황유민
그래픽 : 윤다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 Computer Interface, BCI
뉴럴 링크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